2018년 3월 25일 일요일

◆이슬람(Islam) 이해하기 - 수니파와 시아파를 중심으로 [by 물파스]

[ 이슬람(Islam) 이해하기 - 수니파와 시아파를 중심으로 ]



(오래전 이슈인에 한 번 올렸던 글입니다.
중요내용만 정리해 다시 올려봅니다. 이미 보셨던 분들에게는 죄송하고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분량이 많습니다. 하지만
차분히 읽어보신다면 이슬람에 대한 핵심내용은 충분히 가져가실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몇 가지 개념 구분이 필요합니다 ... 바로
중동, 아랍, 이슬람(교)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있어야만, 본격적인 얘기를 진행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중동(Middle East) ]
과거 유럽인들이 보기에는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지배하던 지역이
자신들과는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상당히 이질적인 곳(다른 곳)이라 생각하여,
유럽과 가까이 있는 동양이라고 불렀는데 ... 그 의미가 바로 근동(近東, Near East)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같은 나라는 아주 ‘멀리 있는 동양’이라 하여
극동(極東, Far East ) 이라고 불렀습니다 ... 그리고, 그 중간을 중동(中東, Middle East) 이라고 했는데,
실질적으로는 과거 유럽에서는 오늘날의 중동지역을 ‘근동’이라는 명칭으로 더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중동’ 이라는 명칭이 서서히 일반화되기 시작했는데 ... 예를들어,
전쟁 기간 동안에 이집트 주둔 영국군 부대를 ‘중동육군지휘부’ 라고 부르는 등 ‘중동(中東)’ 이라는
명칭이 완전히 이 시기에 일반화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중동(Middle East) 이라는 명칭은 유럽중심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본 ... 한마디로
지리적 의미가 강한 개념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정확한 (지리적)의미의 중동은 딱히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중동의 지리적 구분을 얘기할 때는, 동쪽의 아프가니스탄에서, 북쪽의 터키,
서쪽의 이집트, 남쪽의 수단을 아우르는 지역을 얘기하는데, 여기에 종종 북아프리카의 리비아,
모로코 등을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참고로 세계은행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포함시킨
메나[MENA 중동과 아프리카] 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UN은 ‘서아시아’라고 부르고, 중국은 지리적으로
중립적인 ‘서남아시아’라는 용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또한 냉전이 종식되고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했던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과 같은 중앙아시아 국가들 일부를 중동에 포함시켜야 된다는 주장들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 국무부에는 국무차관보가 이끄는 '근동 및 남아시아 문제 담당 사무국'이 있는데
명칭에서 보듯이, 공식적인 외교 라인에서 중동보다 <근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제 중동(中東, Middle East)은 유럽중심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본 <지리적 의미>가 강한 개념 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다음은 아랍(Arab)입니다.


[@ 아랍(Arab) ]
보통 아랍(Arab) 국가들은 아랍어(Arabic-language)를 모국어로 사용하면서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들을
지칭하는데, 중동(Middle East)이 지리적 의미가 강했다면, 아랍을 구분 할 때는 주로 <언어(아랍어)>가
강조됩니다. ... 우리는 신문이나 뉴스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아랍민족"이라는 용어에 꽤 많이 익숙해져 있습니다.
사실 "민족"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정의하기가 어려운 개념입니다. 때문에 "아랍민족" 이라 부르는 것도
조금은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아랍민족에는 백인과 흑인이 함께 공존하기 때문에 혈통적 구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랍(Arab)은 언어(아랍어 Arabic-language)와 종교 문화적 의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 결론적으로 우리가 "아랍민족(국가)"을 언급 할때는 <아랍어(Arabic-language)>를 모국어로
사용하면서 주로 이슬람교를 믿는 "거대 공동체"라고 이해하는 것이 "아랍(Arab)"에 대한 빠른 이해의 방법이라
할수 있습니다.

그래서 페르시아어(Persian language)를 사용하는 이란과 터키어(투르크어)를 사용하는 터키는
이슬람교를 믿는 중동 국가이긴 하지만, 아랍 국가는 아니라고 할수 있습니다 ... 더불어
히브리어와 유대교 국가 이스라엘도 중동에는 포함되지만 아랍 국가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란, 터키, 이스라엘은 아랍연맹에서 제외 됩니다.
[참고: 아랍연맹(Arab League) 국가들(22개국)에는 중동(中東)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모리타니, 튀니지, 알제리 같은 국가들과 아프리카 남동부의 섬나라 코모로(Comoros)가 포함됩니다.
대부분이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수니파) 국가들입니다(수니파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 ]

이렇게 "아랍(Arab)"이라는 개념은 언어(아랍어 Arabic-language)와 종교 문화적 의미가 강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언어(아랍어) 문화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특히 레바논 같은 경우는
이슬람 인구가 약 55% 이며, 기독교를 믿는 인구도 40%를 넘고 있습니다. 그 외 다른 아랍연맹소속
국가들 중에서도 대부분은 이슬람을 믿지만, 기독교와 유대교를 믿는 사람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아랍을 언급 할때는 종교 보다는 "언어" 문화적 의미가 좀더 강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 본격적인 이야기 – 이슬람(Islam) ]
원래 기독교와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는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구세주)라고 믿는 것이 기독교이며, 아직 메시아는 세상에
오지 않았다고 믿는 것이 유대교 ... 그리고 예수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모세처럼 예언자의 한 사람 일뿐이고,
그러한 예언자 중에서 최후(최고)의 예언자는 오직 무함마드[Muhammad, 마호메트] 뿐이다 ... 라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슬람교 입니다 ... 따라서 이들 세 종교가 믿는 신(神)은 결국 같은 "신(神)"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 종교(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하나의 뿌리(일신교)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들 종교의 경전에는 당연히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 즉, 유대교의 경전 토라(Torah)는
기독교의 구약성서에 해당하고, 기독교는 구약성서에 예수의 생애와 그 제자들의 활동을 기록한
신약성서가 더해집니다. ... 그리고 이슬람교의 경전은 최후의 예언자 무함마드(Muhammad)가
신(알라.Allah)의 말씀을 고스란히 인간 언어로 기록했다는 "코란(Koran,꾸란)" 입니다 ... 또한 코란에도
구약이 포함되어 있는데, 결국 <구약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세 종교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슬람교는 성서에는 신의 말씀이 아닌 것도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신의 말씀은 오직 코란 뿐 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차이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슬람교에서 코란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무함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하디스(Hadith)"입니다. 코란 다음으로 권위가 있으며, 코란 해석의 일차적 자료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무엇보다 하디스(Hadith)는 모든 무슬림(이슬람교도)이 배우고 따라야할 하나의 삶의 지침서라는 것입니다.
[ 알라(Allah) - 특정한 신의 이름이 아닌, 영어로 "God", 즉 "신" 이라는 의미의 일반명사입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Jesus christ)" ... 즉!,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등장하고
이후 이슬람교에서는 예수는 아브라함, 모세와 같은 예언자 중 한 사람일 뿐이며, 예언자 중에서는 오직
무함마드가(Muhammad)가 최고, 최후의 예언자이며 유일한 신(神)의 대리인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는 신(神)의 아들 이므로 예언자 차원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 그런데
여기서 바로 그 <신(神)의 아들> 이라는 주장 때문에 기독교 내부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신(神)의 아들이기 때문에 예수는 "진정한 신(神)이 될수 없다!" 라는 주장과
"아니다! 신의 아들도 분명히 신성(神性)이 존재한다!" 라는 주장이 대립하게 된 것입니다 ... 그리고
이러한 기독교 내부의 충돌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 에게도 신성(神性)이 존재한다" 라는 주장이 승리하며
마무리 됩니다. ... 유일신 여호와는 이스라엘 민족만 선택한다는 선민사상(選民思想)의 유대교와는 달리,
교세가 크게 확장 되어가던 기독교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신(神)으로 섬기고자 하는 열망은
이렇게 점점 더 커져만 갔던 것입니다.

하지만 신(아버지)과 아들(예수), 모두를 신(神)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유일신 체계가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 한마디로 신(神)이 두 명이 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기독교는 아버지 신(神)과 아들 신(神)을 하나의 신(神)으로 만들어줄 어떤 매개적(媒介的) 성격의
무언가가 간절히 필요했었는데, 그것이 바로 <"성령(聖靈)"> 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성부(聖父)와 성자(聖子)와 성령(聖靈)은 모두 하나라는 소위 <삼위일체(三位一體)>설 이 정론으로
굳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 기독교의 입장에서 보면 예수의 신성(神性)을 부정(신이 아니라 예언자다!)하는
이슬람교는 일종의 이단이었으며, 한편 알라신(유일신)과 그 알라신의 말씀을 온전히 인간의 언어로
무슬림(이슬람교도)에게 전해준 무함마드(Muhammad)를 따르는 이슬람교의 입장에서도
기독교는 진정한 유일신 종교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 이슬람(Islam)
"예수는 구원자(메시아)가 아니다! ~ 그냥 모세와 같은 예언자일 뿐이지! ... 그리고
많은 예언자 중에서 단연 최고이자 최후의 예언자는 오직 무함마드뿐임을 잊지 마라!"

@ 기독교
"웃기지마라! ~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

@ 유대교
"다들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군! ~ 아직 메시아는 오지도 않았구! ... 행여 그 분이 오시더라도
우리 유대인에게만 오실 예정이다!(선민사상)" .... (곧 오신다구 했는데, 언제 오시려나 ~ -_-;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결국 모두 같은 신(神)을 두고, 서로가 다른 해석을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교의적 차이 말고도 또 다른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치와 종교의 분리 부분입니다. 기독교는 시작부터 <정교 분리>의 기본원칙을 가지고 시작 했지만,
이슬람교는 정교(정치,종교) 분리의 원칙이 없었습니다 ... 사실 없었다고 말하기보다는 이슬람교의
가르침 자체가 굳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무슬림(Muslim) ~ 즉,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에게 "이슬람(Islam)"의 의미는
종교, 정치, 경제, 사회 활동 전반의 모든 것을 포괄하는 하나의 커다란 <삶의 지침>이라고 할수 있는데,
여기에 더 나아가 이슬람 세계는 <거대한 가정>의 의미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 기쁨, 슬픔, 분노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삶의 모든 희로애락을 이슬람의 가르침 속에서
무슬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공동체적(가족)" 의미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 결론적으로
"이슬람 공동체(움마 Ummah)" 는 시작부터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경제적 공동체였으며,
또한 무슬림들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가족(우리는 하나다!)의 의미가 강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이슬람은 국가나 인종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족(이슬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바로 무슬림의 삶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슬람교" 라는 표현보다는 "이슬람(Islam)" 그 자체로 불리어지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적절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 제가 제목을 그냥 "이슬람(Islam)" 이라고 정한 이유입니다. ]

이렇게 살펴보면 이슬람의 "공동체 의식" 이라는 것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오늘날의 현실과는
조금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무슬림(Muslim)들의
삶과 의식 속에는 아직도 "이슬람 공동체(Ummah)" 의식이 상당히 깊게 침투하여 관념화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슬람에서는 "라마단(Ramadan)" 이라는 단식월이 있습니다.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 달을 말하는데, 이 시기는 코란이 계시된 신성한 달로 여겨
무슬림들은 한 달 동안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모든 음식과 흡연, 성교 등을 할 수가 없습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라마단(Ramadan) 기간 동안에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무슬림들이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 역시 공동체 의식과 가족성은 강화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슬람(교)는 (예언자)무함마드가 40세가 되던 7세기 초인 610년경에 창시한 종교입니다.
우상숭배를 멀리하고 오직 유일신 알라를 믿으며 살아가는, (앞서 언급했듯이)무슬림의 삶 자체가
바로 이슬람의 삶인 것입니다. [@ 무슬림(Muslim) - 이슬람을 믿는 사람]

지난 2015년 1월 23일,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자산이 18조가 넘는 갑부의 장례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간소하고 소박했었습니다.
부자를 넘어 한 나라 국왕의 마지막 가는길이 이렇게 평범하고 소박했던 이유는
사우디의 지배 이념인 수니파 이슬람주의(와하비즘) 지침을 따른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 이들에게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장례 절차는 일종의 "우상 숭배"에 가까운 죄악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아무리 국왕이나 부자라고 해도 공식적인 애도기간을 두거나 추모 집회를 여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15억 ~ 16억명으로 추산되는 오늘날 무슬림 인구는 그 어떤 종교보다도 빠르게 전파되어 왔습니다.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되고자 할 때는 어떤 특별한 형식이나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 ... 다만!

< "라 일라하 일라 알라, 무함마드 라술룰라" >
(There is no god but Allah; Muhammad is the messenger of Allah,
알라 이외에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신의 사자이다.)

... 라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신앙고백 하나면 충분합니다.
흔히 <샤하다(shahadah)>라고 하는 이슬람식 신앙고백인데, 이렇게 간단한 입교절차는 이슬람이 세계로
빠르게 전파되는데 나름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기 모양을 보시면, 길게 뻗은 날카로운 칼 위에 아랍어 문자가 적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라 일라하 일라 알라, 무함마드 라술룰라"
(There is no god but Allah; Muhammad is the messenger of Allah,
알라 이외에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신의 사자이다.) ... 라는 "샤하다(shahadah)" 의 신앙고백을 뜻합니다.
[@ 그림파일을 올릴수 없으니 궁금한 분들은 검색해서 사우디 국기모양 한 번 보고 오세여 ~ ]

샤하다의 고백, 즉 "알라 이외에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신의 사자이다(예언자)" 라는
이슬람의 신앙고백에서도 알수 있듯이, 그 어떤 권력(국왕)과 부의 소유여부도 모두가 알라 앞에서는
평등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 하지만, 신(알라) 앞에 모두가 평등하며 거대한 공동체적 의미를 가진
이슬람이 만약 민주주의와 만난다면 어떤 결과가 야기될까 궁금해집니다.

먼저 민주주의는 의회를 통해 법률(헌법)이 제정되고, 그것이 통치의 근간이 되어야합니다.
하지만 이슬람에는 알라의 뜻이 담긴 코란을 바탕으로 한 "샤리아(Sharia)" 라고 하는 절대적인
이슬람의 법체계가 존재합니다. 또한 신이 주신 법률이기 때문에 <샤리아(Sharia)는 완벽> 그 자체
일뿐만 아니라, 그 무엇도 샤리아(Sharia)를 대신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 따라서 민주주의 의회가
샤리아(Sharia)를 대신하여 통치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신을 모독하게 되는 행위인 것입니다

이슬람이 민주주의와 양립 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바로 이러한 "샤리아(Sharia)" 라고 하는
이슬람식 법체계가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 여기에 더해 대표적 오리엔탈리스트인 프린스턴 대학의
버나드 루이스(Bernard Lewis) 교수는 이슬람 세계는 전통적으로 전제 정치가 지배적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슬람 역사를 살펴보면 의회나 그에 준하는 대의(代議)적 기구, 혹은 지방자치와 같은
제도는 존재한바 없었으며, 오직 샤리아(Sharia) 안에서만 무슬림의 정치가 존재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더불어 독재 권력이 들어서면 일단 복종 하는 것이 차라리 혼란스런 무정부 상태보다는 더 낫다는 것이
수천 년 이슬람의 세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고 말합니다.

< "독재가 혼란보다 낫다!" - 버나드 루이스(Bernard Lewis) >

통치권력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구호입니다.
이러한 버나드 루이스(Bernard Lewis) 교수의 주장은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슬람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을 보면 어느정도 설득력을 얻을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다시말해 "샤하다(shahadah)" 라는 간단한 신앙고백
하나만으로도 무슬림이 될 수 있다는 점과(간단한 입교절차) ... "독재가 혼란보다 낫다" 라는,
통치권력 입장에서는 상당히 환영받을 만한 교리들이 부족간의 전쟁이 많고 혼란스러웠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다른 어느지역 보다도 이슬람을 받아들이는데 유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는 것입니다.

구글에서 무슬림(Muslim)의 분포도를 검색해보면
대부분 수니파(Sunni) 이슬람과 시아파(Shia) 이슬람으로 구분됩니다. ... 또한 아프리카 대륙은
모로코나 알제리, 리비아 같은 북아프리카는 물론이고, 이제는 모리타니, 말리, 차드, 부르키나파소 등
중앙아프리카 지역까지 이슬람이 비교적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유네스코(UNESCO)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슬람의 전파속도는 매년 1km씩
남하하고 있다고 합니다. [@ 수니파, 시아파의 개념은 조금 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새로운 이슬람은 근대화는 받아들이되 서구 문화는 거부하며, 이슬람에 다시 귀의하는 것을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차원에서 근대 세계의 올바른 생활방식으로 이해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고위 관리는 "수입품은 아주 근사하고 최첨단을 달린다. 그러나 밖으로부터 유입된 무형의 정치사회 제도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란의 국왕에게 물어보라 이슬람은 우리에게 단순히 종교가 아니라 생활 그 자체다.
우리는 근대화는 원하지만, 그렇다고 서구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설명하였다.
- 문명의 충돌 (p143, 새뮤얼 헌팅턴) ]

세계적인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도 무슬림 세계에서의 민주주의 발전가능성은 상당히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더불어 이슬람의 역사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환영받았던 적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요즘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소위 "이슬람 원리주의(근본주의)"로 대변되는 극단주의 세력의 부상이
이슬람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되는데 상당히 큰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 예견했습니다.

파리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 이후 휴양지 <니스테러>, <성당 테러>, <독일 자폭 테러> ... 등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의 무차별 테러로 세계의 골칫덩어리이자 세계적 공포로 부각된
"IS(이슬람국가)" 같은 새로운, 혹은 기존 세력에서 파생된 이슬람 급진적 무장단체의 출현이
점점 더 규모화 되고 증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헌팅턴의 (당시 논란이 많았던)"문명의 충돌" 이라는
20년전의 텍스트가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더 과격하고 복잡한 (폭력)현상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소름이 돋습니다. 다만 IS(이슬람국가)는 급진적 혹은 광신적 "근본주의 세력"이라고
단순하게 정의하기에는 조금은 복잡한 면이 많습니다.
[@ 서구 중심적 시각이라며, 당시 논란이 많았던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재평가 받기도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찬반의 견해가 많이 나뉘고 있습니다 ]

아무튼 이렇게 이슬람은 민주주의와 양립할수 없다는 주장들이 많지만 ... 반면에
이슬람도 충분히 민주주의와 양립할수 있다는 긍정론적 시각도 물론 존재합니다 ... 아랍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현대 아랍시의 황제, 아흐마드 샤우키(Ahmad Shawqi) 는 초기 무슬림들의 주요 저작들을 분석하고, 여기서
정의(justice)와 권리(haqq) 그리고, 오늘날 서구사회의 의회와 비슷한 협의체인 슈라(shura)와
평등(musawaat) 이라는 가치관을 발견했는데, 이러한 모든 것이 결국은 서구가 말하는 민주주의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 다시말해 이슬람 사회는 시민들의 권리와 정의를 인정하고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있는 자결권을 부여함으로서 서구가 주장하는 민주주의의 개념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이슬람이 민주주의로 교체될 수 있느냐의 의미가 아니라,
이슬람 안에서 민주주의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느냐의 의미입니다 ) ... 또한 튀니지의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인
알 나흐다(Al-Nahda) 창시자인 라시드 간누치(Rachid Ghannouchi)는 다원주의적 민주주의는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실천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슬람은 알라 이외에 그 어떤 존재도 신성시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말해, 어떤 절대권력이 개입하여 인간을 통치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코란(Koran)은 무슬림 상호간의 협의(shura.슈라)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얘기합니다. 이것은 결국
사회가 정당과 의회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민주주의의 의회제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 칼리프(Caliph) > ... 라는 지도자의 직위는, 특정한 개인이나 계급, 집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무슬림 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개방적인 지위이며, 이러한 지도자 선출은 무슬림의 자유로운 참여의지
안에서 이루어지며, 지도자의 권위가 독점이나 세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적 가치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럼 이쯤에서 이슬람의 대표적 종파인 "수니파(Sunni)", "시아파(Shia)"의 개념을 살펴보고,
"칼리프(Caliph)" 라는 신분(제도)이 이슬람 세계에서 과연 어느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도
자세히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분명한 것은 이들의 의미를 모른다면
수많은 중동 분쟁은 물론, 이슬람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 !

.......... < 수니파(Sunni) & 시아파(Shia) >

632년에 사망한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는 안타깝게도 후계자를 정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따라서 무함마드를 대신해 이슬람을 이끌어갈 누군가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한마디로 후계자가 필요했던 겁니다.
그리고 이 후계자를 < 칼리프[Caliph] >라 부릅니다. [@ 칼리파, 할리파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슬람과 민주주의는 공존이 가능하다는 긍정론자들은 칼리프의 지위가 독점이나 세습이 아닌
선출(선거)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민주적 가치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무함마드 사후에도 긍정론자들의 주장처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4명의 칼리프가 존재했었는데,
이 시대를 소위 <정통 칼리프 시대>라고 합니다.

최후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죽고난 후 ... 4명의 칼리프가 존재했던 정통 칼리프시대부터
우마이야 왕조까지 불과 100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이슬람은 거대한 제국을 형성 했습니다.
파키스탄 중앙을 관통하는 인더스 강 유역과 중국 변경, 중앙아시아 일부, 북아프리카, 스페인이 포함된
대서양 연안까지 ... 제국의 크기가 점점 커져갈 때마다 이러한 대제국을 이끌어갈 칼리프의 권한도
함께 커져만 갔던 것입니다. [@ 우마이야(Umayya) 왕조 - 중앙아시아로부터 에스파냐까지 지배하고
서유럽에 이슬람 문화를 전하기도 하였으나 750년 아바스 왕조에 멸망하였음 ]

그래서 당시 <"칼리프">라는 존재는 종교지도자이자, 정치지도자 및 군사령관의 역할도 동시에 주어졌던
그야말로 이슬람 세계의 최고의 권위자 였던 것입니다. [ @ 다만, 칼리프가 아무리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해도,
당연히 신(알라)을 넘어설수는 없었으며, 어디까지나 최후의 예언자 무함마드를 계승하는 자리였음.]

이슬람의 정치 사상가들은 칼리프제도가 세습제가 아닌 선거제이며, 국민들에게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준수케 하고, 칼리프와 국민들 사이에는 사회계약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18세기 유럽사회의
여러 민주적 제도들 보다 앞섰다고 주장합니다 ... 참고로, 칼리프의 권위는 오스만 제국 시절에
칼리프의 권위가 퇴색되면서부터 <술탄(sultan)>이라는 칭호로 이어졌고, 지방 각지의 지배자들이
너도나도 술탄의 칭호를 사용하면서 수많은 술탄이 출현하게 됩니다. 그러나 술탄.칼리프 제도는
오스만 제국이 멸망하고 터키 공화국이 들어선 1924년에 폐지됩니다.
[@ 예전 터키에서 일어났던 6시간 쿠데타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통행금지, 집회금지 같은
국민들의 기본권 제한과 정보 요원의 시민에 대한 일방적 차량.가택 수색 권한 등으로 전보다 더 강력한
통치권 행사를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국제사회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에르도안이 마치 자신이 "술탄"에 등극하려는 것 같다며, 우려섞인 목소리를 냈었습니다. ]

[ === 4대 정통 칼리프 === ]
@ 제1대 칼리프 - 아부 바크르 (632~634)
@ 제2대 칼리프 - 우마르 (634~644)
@ 제3대 칼리프 - 우스만 (644~656)
@ 제4대 칼리프 - 알리 (656~661)

칼리프의 권한과 그 중요성이 점점더 커져감에 따라 칼리프를 선출하는데 있어서도
모든 무슬림들에게 인정받는 투명하고 공정한 선출이 요구 되었습니다 ... 그리고 무함마드 사후
2대 칼리프 까지는 후계자를 선정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3대 칼리프로 선출된 우스만(우스만 이븐 아판)은 당시 자신의 친족이었던
우마이야 가문 사람들에게 노골적으로 권력을 집중 시켰습니다 ... 그러자 무슬림들 사이에서는
균열이 발생했으며, 3대 칼리프 우스만과 그 친족 우마이야 가문의 독재를 비판하고 반대하던 일파가
무함마드의 유일한 혈족(사촌)이자 사위였던 <알리(Ali)>를 4대 칼리프로 추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4대 칼리프 알리가 암살을 당하면서 정통 칼리프 시대는 끝나게 되었고, 이후의 칼리프 직위는
우마이야 왕조의 세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당시 4대 칼리프 알리를 추종했던 세력을 <"시아트 알리(알리의 추종자들)"> 라고 불렀는데
이들이 오늘날의 <시아파(Shia)>로 이어진 것입니다. 더불어 시아파는 이슬람 전체에서 10%를 차지하고
있으며[(시아(Shia)는 분파, 파벌을 의미합니다] ... 전체 이슬람의 90%는 수니파입니다.
[참고: (수니파 맹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아파 맹주는 이란) ]

시아파(Shia)는 정통 칼리프 시대의 1대, 2대, 3대 칼리프 모두가 알리의 칼리프 지위를 빼앗은 찬탈자들
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함마드의 후계자는 유일한 혈족이었던 4대 칼리프 알리뿐이며,
알리가 1대~3대 칼리프 보다 앞선 진정한 1대 칼리프라고 주장합니다. 다시말해 시아파는 1대~3대 칼리프의
적법성을 모두 부정하는 종파인 것입니다.

앞에서 살펴봤던 이슬람의 신앙고백 샤하다(shahadah) 즉!
"라 일라하 일라 알라, 무함마드 라술룰라"(There is no god but Allah; Muhammad is
the messenger of Allah, 알라 이외에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신의 사자이다) ... 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시아파는 여기에 "알리(Ali)는 신의 사랑을 받은 자이며, 신자들의 사령관이고,
신의 친구이다" ~ 라는 구절을 추가합니다.

전체 이슬람의 90%를 차지하는 수니파(Sunni), 그리고 이슬람의 10%를 차지하는 시아파는
이슬람의 경전 코란과 무함마드의 언행(@ 수나.Sunna)을 기록한 하디스(Hadith) 를 믿고 따르는
부분에서는 서로 차이가 없습니다.
[@ 수나(Sunna)는 쉽게말해 무함마드의 일상생활에서의 말과 행동이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입으로 전해진 일종의 구전율법이며, 하디스(Hadith)는 그러한 수나(Sunna)의 내용들을 좀더
구체화하고 명문화한 것입니다. 또한 하디스(Hadith)는 후에 이슬람율법인 샤리아(Sharia)가
만들어지는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

특히 수니파(Sunni)는 무함마드의 언행(수나.Sunna)과 하디스(Hadith)를 신앙의 가장 중요한
기초라고 생각했으며, 무함마드가 최후의 예언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신앙의 모든 부분도 오직 무함마드의
언행(수나)과 기록(하디스)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정통 칼리프(4대 칼리프)시대 이후로는
비록 칼리프 직위가 세습되긴 했지만, 무함마드의 언행(수나.Sunna)과 하디스(Hadith)가 계승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세습된 왕조의 칼리프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바로 수니파의 생각인 것입니다. 더불어 이러한 생각들이 진정으로 무함마드를 계승하는 것이라 주장하며
수니파(Sunni)는 자신들을 이슬람의 주류, 즉! ~ "이슬람 진짜 정통파" ... 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진정한 계승자는 유일한 "혈통"이었던 알리(제4대 칼리프) 뿐이라고 주장하며,
당연히 칼리프도 알리 이외에는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알리가 무함마드의
혈통이기 때문에 그의 후손들(@ 알리의 12대 후손까지) 에게도 칼리프에 버금가는 권위와 존경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후손들도 무함마드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최고 지도자(칼리프)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아파는 알리의 12대 후손들까지를 소위 <12 이맘(imam)>이라는
별칭으로 불렀는데, 뿐만 아니라 여기서 시아파는 수니파와는 달리 "12 이맘(imam)" 즉! ~ 알리를 포함한
12대 후손들의 가르침도 "신앙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직 최후의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Sunna)과 하디스(Hadith)를 신앙의 중심으로 생각했던
수니파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아파의 주장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 더불어
칼리프의 계승문제 부분도 시아파는 너무 혈통주의만을 내세우는 것 같아 수니파가 보기에는 못마땅한
부분이 많았는데 ... 이렇게 보면, 수니파는 칼리프 직위 계승에 대해서는 시아파 보다는 조금은 넓고 느슨한
입장을 취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수니파에서 "이맘(imam)"은 칼리프와 거의 비슷한 의미로 사용됐지만,
1924년 터키 공화국에 의해 칼리프 제도가 폐지된 이후, 오늘날의 이맘(imam)은
예배의 주관자이거나, 만약 혼자서 예배할 경우에는 본인이 이맘(imam)이 될수도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시아파는 오로지 무함마드의 혈통이었던 알리와 그 후손들(12대 까지) 만을 신성시하며
칼리프의 권위와 존경을 부여하기 때문에, 만약 "이맘(imam)"이라는 용어가 시아파에서 사용될 때에는
여전히 칼리프의 권위처럼 알리와 12대 후손들에게 (무함마드를 계승한) 신앙적 의미가 부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사실 이맘(imam)에 대한 해석은 각 종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 다만
수니파, 시아파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사용될 때가 있는데, 바로 이슬람에 대한 학식이 뛰어난 학자들에게
존경의 의미로 사용할 때입니다. ... 우리가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에게 "선생님" 혹은 "참 스승님"
이라고 존칭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결론적으로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의 씨앗은
결국 4대 칼리프 였던 "알리"가 죽고(암살)난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이슬람 사회에서는
1대 ~ 4대 칼리프 알리까지의 <정통 칼리프시대>를 대부분의 무슬림들이 이슬람의 가장 최고의
전성기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그 당시(4대 정통 칼리프시대) 이슬람의 영토와 문화 또한
가장 크고 빛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소위 <숨은 이맘(imam)> 이라는 사상이 있습니다.

혈통을 중시한 시아파는 알리의 후손 중에 열두 번째 (12대)후손이었던 "무함마드 알 문타자르"가
어느날, 즉 4세가 되던 해 갑자기 사라지자 충격에 빠졌습니다.(873년) ~ 이제 막, 이맘(imam)의 적통을
이어받아 자리에 올랐는데, 4세라는 너무나 어린나이에 사라진 것입니다. 또한 죽었다고는 더더욱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아파는 이것은 모두 신(알라)의 뜻이라 생각하고, 그를 "숨은(숨어버린) 이맘(imam)" 이라고
칭했으며, 훗날 사라진 숨은 이맘(imam)이 마흐디(Mahdi 구세주)가 되어 세상에 다시 나타나 이슬람 세계에
진정한 평화와 정의를 선물하고 비로소 하나의 이슬람을 완성할 것이라 믿었던 것입니다(이슬람 공동체) ... 그리고
이러한 "숨은 이맘(imam) 사상"은 오늘날까지 시아파 무슬림들에게 깊게 파고들어 강력한 믿음이 되었습니다.

물론 수니파 이슬람에도 "숨은 이맘(imam)" 사상이 존재합니다 ... 다만 시아파와 차이점 있다면,
숨은 이맘(imam)이 마흐디(Mahdi 구세주)가 되어 세상에 나타나는 시기가 인류가 멸망하는
마지막 날(최후의 심판) 이라는 것입니다 ... 한마디로 전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의 재림인 것입니다.

[참고: 숨은 이맘(imam) 사상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Islamic Revolution) 당시
절대자 "아야툴라 호메이니(Ayatollah Ruhollah Khomeini)"의 출현과 맞물리면서 시아파 무슬림들 사이에서는
호메이니를 숨은 이맘(imam)의 재림으로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호메이니의 절대적 지도력은
(이란)시아파 무슬림들의 숨은 이맘 사상 때문이라는 주장이 많았었습니다. ]

이슬람 종파 얘기가 나오면 당연히 수니파와 시아파가 언급 됩니다.
이슬람에서 이 두 파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슬람에는 수니파와 시아파, 그 어느파에도
속하지 않는 하리즈파 라는 종파도 존재하며, 또한 시아파(Shia) 안에서도 여러 분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 시아파에는 무려 70여 개의 분파가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 )

또한 앞서 살펴본 12이맘(imam) 파는 시아파 안에서도 다수를 차지하는
한마디로 시아파내에서의 다수파이며, 이러한 12이맘(imam)의 전통이 큰 문제없이 잘 이어져 내려오다가,
일곱 번째 이맘(imam), 즉! 7대 이맘(imam)을 선정할 때 시아파 내부에서 또 다른 분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맘(imam) 제도는 당연히 이맘의 후손이 후계자로 선정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후손들 중에서는
장남이 이맘(imam)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무난하고 또 보편적인 관례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 그런데
6대 이맘(imam) 이었던 "자파르 알 사디크"의 두명의 아들 중에, 장남이었던 이스마일(ismailism) 이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생존한 차남 "무사"를 이맘(imam)으로 추대하자는
사람들과 죽은 장남 이스마일(ismailism)의 아들을 7대 이맘(imam)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서로
대립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죽은 형 이스마일(ismailism) 쪽을 지지했던 추종자들을 가르켜
7이맘파, 또는 이스마일파 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7이맘 파는 시아파 내부에서 12이맘 파 다음으로 비중이 큽니다.]

이 외에도, 5대 이맘(imam)을 결정할 때 분열되었던 자이드파 라는 분파도 있으며,
현재 예멘(과거 북예멘)의 상당수가 자이드파 입니다. 또한 자이드파는 시아파이면서도 가장 수니파적
성격(교의)을 가진 종파라 할수 있습니다. 더불어 7이맘파 안에는 드루즈파(Druzes)와 알라위파(Alawi) 등의
여러 소수 분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텐데 ... 여기까지 차분히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오늘날 무슬림들의 삶에서 그들에게 "이슬람(Islam)"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대강은 감을 잡으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 제가 서두에서 <"이슬람 = 삶">이라고 했던 의미가
이제는 이해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칼리프의 계승문제와 순혈주의, 그리고 이맘(imam) 선정의 분열 등 ... 지금까지 "이슬람(islam)" 이라는
거대한 용광로 속에는 이렇게 다양한 종파와 분파들의 갈등이 녹아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은 무함마드의 유일한 혈통이었던 4대 칼리프 알리(Ali)가 암살을 당한
661년 이후로 오늘날까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또한 용광로 속에서
수많은 갈등과 대립이 종파나 분파를 초월하여 하나의 붉은 쇳물로 녹아 흐르기를 많은 무슬림들은 희망하고
있지만, 희망과는 다르게 붉은 쇳물은 수많은 곳에서 과격한 "이슬람 원리주의(근본주의)"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체 이슬람의 90%가 수니파인 상황에서 시아파는 수적 열세를 못 이기고 쫓기다시피 물러나며
정착한 곳이 바로 지금의 이란과 이라크(일부지역) 였습니다 ... 그래서 흔히들 이란을 시아파의 맹주라고 부릅니다.
[@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

더불어 우리는 뉴스에서 간혹 "이슬람 근본주의(원리주의)" 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이것은 오늘날의 전세계 모든 무슬림들이 이슬람이 가장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바로 그 시절!
즉, <"4대 정통 칼리프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 그래서 IS 같은 일부 테러리스트들이
가끔 유투브(YouTube)에 복면을 쓰고나와 인터뷰하는 장면을 내보내곤 하는데, 그때 그들이 강조하는 내용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 자신들은 "이슬람 근본주의"로 돌아가서 가장 빛나는 이슬람을 만들려고 한다는 내용이
많다는 걸 알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자막에 보이는 이름에는 "칼리프"를 집어 넣은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그 이유인 것입니다.

중동지역, 아랍, 이슬람, 걸프만(The Gulf) ... 뉴스에서 이와 관련된 단어만 나와도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뉴스를 자세히 보지 않고서도 대부분은 모두가 비슷한 내용을 추측합니다 ... 그 내용은
분명 전쟁(분쟁) 아니면, 석유(Oil)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게 꼬여있는 현대 중동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의 뿌리성격의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앞에서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원래 하나의 뿌리였다고 설명 드렸는데 ... 중동(분쟁)을 거론할때는
당연히 "종교"가 모든 분쟁의 가장 큰 뿌리임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대 중동문제(테러 포함)는 "종교(이슬람)" 라는 근원 위에서 이해될 수 있는 ... 지금의
(복잡한)문제를 야기한 "작은 뿌리 성격"의 원인이 또 있습니다. 바로 이-팔 분쟁과 이란-이라크 분쟁, 그리고
오늘날의 현대사를 바꾼 아프칸전쟁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여러 중동국가들 ... 사우디, 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등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국가들입니다.

시리아 내전, 이라크 내전, 예멘 분쟁 ... 등 재스민혁명(아랍의 봄) 이후
현재 중동에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분쟁과 갈등의 저변에 흐르는 기본적 전제는 모두가 잘 아시다시피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종파의 대립입니다 ... 하지만 우리가 앞서 살펴봤듯이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의
혈통인 4대 칼리프 알리가 암살당한 661년 이후부터 시작된 종파분쟁의 씨앗은 오스만제국[1299~1922]
시절에는 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 이러한 이유는 바로 오스만제국이
중동의 핵심국가(중심국가)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인데 ... 그래서 새뮤얼 헌팅턴도 문명의 충돌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자 이슬람의 "핵심국가"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 (중략)
따라서 20세기 대부분의 기간동안 다른 이슬람 국가들이나 비이슬람 국가들에 의해
이슬람의 지도국으로 수용되고 그러한 역할을 맡기에 충분한 실력과 문화적, 종교적
정통성을 가진 핵심국은 존재하지 않았다 ... 이슬람을 특징짓는 내부적 외부적
분쟁 다발의 주요 원인은 바로 "이슬람 핵심국의 부재"였다 ... 중심없는 의식이
이슬람에게는 약점이 되었고 다른 문명들에게는 커다란 위헙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 문명의 충돌 (p237 ~238, 새뮤얼 헌팅턴) ]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론은 1993년 [포린 어페이스]지 여름호에 실린 논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깊이 연구하고 다듬어서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 이슬람의 <중심국 부재>가
오늘날 분쟁의 원인이라는 20년전의 헌팅턴의 주장을 2016년 현재에 대입해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헌팅턴의 주장에 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한 분쟁원인을 주제넘게 추가해 보려 합니다. ... 그것은 바로 이슬람이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민족"이라는 다양한 분자들의 이질적 괴리라고 제 나름대로 분석해 본 것입니다.

쉽게말해, "이슬람" 이라는 버스안에서 나를 지켜줄 유일한 수단은 "민족"이라는 안전벨트 뿐이라는 의미입니다.
중동이라는 거대한 절대 공간에서 수많은 민족이 존재하며, 앞서 살펴봤듯이 이슬람 이라는 삶의 방식(종교)에서도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며, 심지어 그 속에서 시아파는 70여개로 또 다시 나뉘어지는데 ... 한마디로 이슬람 이라는
거대한 강 속에서 수많은 다양한 물고기(민족)들이 모여 강(이슬람)의 생태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는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 거대한 중국대륙에도 수많은 민족이 존재하지만 그들에겐 핵심적 민족인 "한족"의 존재가 중국을 이끄는
것처럼 말입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들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 속에서
오늘날의 중동국가들(사우디, 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은 탄생했습니다.
오스만 제국 멸망으로 (제국 입장에서 보면)텅 빈 공간으로 남게 된 중동이라는 공간에
유럽인들은 수백년전 부터 그 곳에서 살고 있었던 이슬람(중동인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슬람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유럽은 자신들끼리 합의 하에 국경선을 긋고 ... 그래서 중동 이라는
공간속에서 잘 살아가던 수많은 민족과 종교는 수십.수백갈래로 찢겨지고, 피를 흘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거의 한 세기가 흐른 지금, 그때에 갈라지고 피를 흘렸던 수많은 이슬람인들중 일부가
과거 찬란했던 이슬람(4대 정통 칼리프 시대)을 그리워 하며, "폭력(테러)"이라는 수단으로
과거를 다시 찾으려고 합니다. (@ 이슬람 원리주의)

이슬람의 원리주의는 코란을 자구 그대로 해석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4대 정통 칼리프 시대가 거대한 제국을 이루었고, 이슬람의 가장 전성기 였기 때문에
극단주의 자들이 추구하는 윈리주의는 단순히 코란을 따르는 것을 넘어서 가장 강력했던 이슬람을 열망하며,
21세기 새로운 (정통)칼리파 시대로의 열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즉, IS 같은 급진 무장세력의 모습 속에는
이슬람 역사에서 가장 화려하고 평화로웠던 정통 칼리프(4대 칼리프) 시대가 투영되어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정통 칼리프"라는 1,400 년전의 시대적 환영이 현재의 IS를 아편처럼 유혹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다시말해
이슬람의 역사에서 가장 강력했던, 또한 제국으로서의 면모도 가장 화려했던 4대 칼리프에 대한 열망은
새뮤얼 헌팅턴이 지적했던 이슬람의 "중심"과 치환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 그래서 근본주의자들은
오늘도 그 중심에 서기위한 싸움을 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그들(원리주의자)이 과거 이슬람(4대 칼리프 시대)을 찾고자 하는 의미의 본질은 무엇일까?
단순히 영토를 넓혀서 많은 무슬림들이 예전처럼 오직 종교(이슬람) 안에서만 생활하기를 바라는 것인가?
그래서 세계적인 정치학자 안토니오 네그리는 자신의 저서 "제국"에서 다음과 같은 시선을 제공합니다.

"이슬람 근본주의는 과거로의 복귀가 아니라 탈근대적 현상이다 ... 즉, 서구근대화의 실패에 대한
필연적인 이데올로기적 반응이다" - [ 제국 / 207 페이지/ 이학사]

따라서 근본주의가 규정하는 반근대화의 추동력은 사실 탈근대화 궤도에서 더 잘 이해될수 있다는 것이
안토니오 네그리의 생각인 것입니다. ... 한마디로 이슬람의 근본주의는 미국과 유럽 같은
서구의 선진근대화(제도,법,문화 등)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 최소한 그들과
동등한 수준의 <"새로운 근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앞서 얘기했던 이슬람의 가장
화려했던 4대 정통 칼리프 시대의 정신을 어쩌면 현대의 언어로 다시 번역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현재 이슬람의 근본주의를 해석하는데 있어서 원리주의자들의 "4대 정통 칼리프 시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근대화" 라는 것이 그들 원리주의자들이 말하는 원리주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더불어 앞서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에서 사우디의 고위 관료가 지적한
"우리는 근대화는 원하지만, 그렇다고 서구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대목에서
그들(원리주의자)이 원하는 근대화가 결국은 네그리의 저서 "제국"에서 언급하고 있는
"새로운 근대화"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쯤에서 마무리 하며 ... 현재의 이슬람 세력(원리주의자)들이
4대 정통 칼리프 시대를 그리워 하든, 서구 열강을 넘어서는 "새로운 근대화"를 원하든지 간에
이들의 무차별적 "폭력(테러)"에 대해서는 ... 그들 스스로는 과연 그 어떤 양심의 가책이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일까? ... 이에 대한 답은 "동유럽의 기적", 천재 철학자" 등
극찬을 받고있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의 답변으로 대신해 보겠습니다.

[@ 종교적 근본주의의 핵심에는 "만약 내가 신을 대신해서 행동한다고 믿는다면,
신의 의지를 충족하고 실현시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폭탄을 터뜨릴 수도 있고, 뭐든지요. 보다 정치적인 예를 든다면(이것이 바로 스탈린주의가
종교적 구조를 가지는 이유인데) 스탈린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역사의 법칙을 알고 역사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정당화 하고, 수백만명을 죽이는 일이
가능한 거죠.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닌 성스러운 법이나 의지이고 자신들은 단지
도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 (임박한 파국. 슬라보예 지젝의 특별한 강의 112 페이지/ 꾸리에 출판) ]

그리고 책에서 지젝은 라캉(프랑스 철학자, 정신분석학자)을 인용하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 '만약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금지된다'는 말을 넘어 심지어
'신이 있다면 모든것이 허용된다' ... 이것이 진실입니다. >





[@ 이슬람 이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 내용을 이야기 했습니다.
여기에 현대 이슬람 이해를 위해서는 <이-팔 전쟁, 아프칸 전쟁>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은 나중에 재밌게 써서 올려보겠습니다. ~ 편안한 주말 되세요 ]

◆ 기술적 분석의 기초와 5일간의 가상화폐 투자(투기) 체험기 [by 물파스]

[◆ 기술적 분석의 기초와 5일간의 가상화폐 투자(투기) 체험기 ]



관련분야 전공과 현업(제도권 금융), ... 그리고 전업으로 주식과 파생판(특히 옵션)의
한 복판에서 치열한 전투와 전쟁을 모두 경험해 보았던 실패한 투자자의 입장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가상화폐 투자 체험기를 얘기해볼까 합니다. ... 저는 실패한 투자자였기 때문에, 또한
시장의 공포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제가 전해드리는 얘기의
균형추는 약간은 보수적인 관점으로 기울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점을 감안하시길 바라며 ~ )
그렇다하더라도 5일간의 투자체험에 대해서는 가감 없이, 즉 (가상화폐)투자를 권유 혹은 반대하는
그 어떤 자극적인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5일간의 개인적 투자체험을 오롯이 있는 그대로만
서술할 것입니다.

@ 투자목적 - [가상화폐 거래 메커니즘에 대한 궁금증 해소, 수익]
@ 투자금액 – [100만원]
@ 거래소 – [빗썸]
@ 투자기간 - [2017년 12월 17일 ~ 21일]


연일 뉴스와 인터넷을 뜨겁게 장식하고 있는 가상화폐 (실전)투자와 관련해서 그 거래 메커니즘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얼마 전 올렸던 <화폐의 역사성(금 본위제, 대공황, 비트코인까지)> 이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가상화폐 국가공식 통화 가능성>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는 지겹도록 했었는데
그때 저는 실전 투자에 대해서는 모두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므로 특별한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었습니다. ... 그런데 실질적인 가상화폐 투자 경험은 없었기 때문에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가상화폐 투기 광풍에 대한 주변 지인들이 물음에는 <"도박판과 다름없으니 하지마라!">와 같은
너무나 진부하고 교과서적인 답변 이외에는 특별히 속 시원한 해답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직접 투자해보면 가상화폐 광풍의 실체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본업이 있는 관계로 애초에 투자기간을 5일로 못박고 시작했기 때문에 저의 체험기에는
분명히 기간적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합니다. 따라서 5일이라는 짧은 시간과 100만원 이라는
소액투자가 현재 광풍처럼 불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본질(@거래 메커니즘과 시장 분위기) 전체를
대변한다고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과거 파생판에서 실패로 단련된 감각과 투자근육이
조금은 남아있어 가상화폐 거래 메커니즘과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있어서는
일반 (묻지마)투자자 분들보다는 저의 시선이 차분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좀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 글 제목을 <기술적 분석의 기초와 가상화폐 투자 체험기>라고 정한 이유는
가상화폐 투자에서도 과연 주식투자에서 사용되는 기술적분석이 단기매매의 (기술적)준거로서
충분한 효용을 발휘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서술할 내용에는
매매과정 자체를 이야기의 중심에 두고 기술적 분석은 그 매매과정의 디테일을 살리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보조적 근거로서 사용될 것입니다.


(빗썸)회원가입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이메일 등록과 휴대폰 인증으로 (시장)접근성 부분에서는 상당히 편리했는데, 반면 보안이 조금은
우려됐습니다. ... 가입을 완료하고 농협가상계좌를 부여받고, 그곳으로 100만원을 입금하자 이벤트
축하금 1,000 KRW를 더해 화면(내 계좌)에 (1,001,000 KRW) 이라는 숫자가 표시됐습니다.
[◆ 참고: KRW는 (국제)외환거래에서 한국의 원화를 표시하는 공식적 표기입니다. ... 더불어
미국 달러(USD), 유로(EUR), 영국 파운드(GBP), 스위스프랑(GHF), 일본 엔(JPY) 등으로 표기됩니다. ]


(1) 2017년 12월 17일(일요일) - 새벽 1시 시장진입(비트코인)

사고파는 매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우선 시험 삼아 가장 열기가 뜨겁다는
비트코인을 5만원어치 매수했습니다. ... 매수이유를 얘기하기 전에 현재 1위 거래소라는 빗썸에서
제공하고 있는 기본적 차트는 국내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비하면 너무나 허접했습니다.
사실 차트(제공)라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습니다. 아무튼 빗썸에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기본적 차트는 일봉(day)과 60분봉 이었는데, 진입시점이었던 17일 새벽 01시 이전 3시간, 즉
(16일 22시부터 17일 01시 까지) 연속 상승구간(@적삼병) 이후 눌림 구간이 형성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좌우로 스크롤을 조절하면 10분봉까지 볼 수 있는데 너무 불편했음.]

여기서 <눌림>이란 ... 가격(주가)이 급하게 (연속)상승하는 종목(주식)은 일단 투자자들의
이목을 쉽게 끌게 되는데 이때 투자자들의 보편적 심리는 군침을 흘려도 쉽사리 진입을 못하고
망설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미 급상승을 한 뒤이고 본인이 섣불리 진입했다가 매도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받는 소위 호구 ‘매물받이’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이러한 급상승 뒤에는 주가가 잠시 (단기)조정의 시간을 갖는 모양새가 나오는데 이 구간을 흔히
<눌림목> 이라고 부릅니다.

단기매매에서는 이러한 눌림 구간을 잘만 활용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눌림 현상 이후의 거래량> 체크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주식을
보유한 상태라면 주가가 급상승하다가 눌림 현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매도하시겠습니까?
매도의견이 많다면 당연히 그 주식은 하락세로 반전할 것입니다. ... 힘의 크기가 매도우위 상태로
전환되기 때문에 대량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거래량 또한 함께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눌림 구간에서 서서히 거래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이것은 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매도자)이 당장의 차익실현 보다는 조정(눌림) 이후 더 강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간접적 시그널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 다시 말해 지금 당장 매도해서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지만 본인은 팔지 않고 좀 더 기다려보겠다는(@눌림 이후 주가가 더 상승하리라는 기대) 심리가
눌림 구간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17일 새벽 01시 진입하려했던 시기는 이러한 눌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거래량이
약 6,200btc 수준에서 서서히 감소하여 3,800btc 수준까지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거래량이 바로 직전보다 무려 40% 가까이 빠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1btc 약 2,050만 원대의
비트코인 가격은 아침 8시경에 2,250만원의 고가를 찍고 다시 미세한 눌림목이 형성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5만원의 첫 투자로 2,100만 원대에 진입해 2,190만 원대에 털고(매도) 나와서 약 2천원(4%) 이라는
편의점 커피 값 정도의 차익을 실현했지만 문제는 다른데 있었습니다. ... 비트코인은 소수점 아래
8자리까지 쪼개지므로 한 개에 2,100만원하는 종목(비트코인)에 5만원을 투자하니 화면(모니터)상에
보여 지는 나의 비트코인 지분(수량)은 <0.00238095 btc>였습니다. [@ 5만원/2,100만원 ]

주식은 (10주, 100주 ... ), 선물옵션은 [1계약(contract), 10계약(contract)]처럼 매매(거래)수량이
<정수>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비트코인은 소수점아래 8자리까지 쪼개지다 보니 매수(매도) 주문에
상당한 불편함이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자릿수(소수점) 문제는 결국 변동이 심한
장세(빠른장)에서는 순발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주문실수도 잦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특히 소액으로 거래할 때)

거래소 측에서도 이런 부분을 고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문 창에는 (25%, 50%, 75%, 100%)
4개의 기본 주문(투자) 비율을 만들어 개인이 자율적으로 4개의 투자비율 중에서 하나를 편하게
선택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았고 ... 추가로 유튜브(YouTube)의 가로 볼륨 조절기능처럼 좀 더
세밀한 비율 조절이 가능하도록 해놓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도구적 매매기능은
여전히 증권사의 HTS에 비하면 한참이나 뒤떨어진 수준이라 느껴졌습니다. (@ 솔직히 비교대상이
아님.)

이렇게 매매수량 단위가 매우 작거나 종목(@여러 가상화폐)마다 각각 서로 다른 매매수량
단위를 적용하게 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커피 값부터 장롱 속 어머니 곗돈까지 ~ )이
넓어져 회사원, 자영업자, 외국인, 학생, 아줌마, 노인 같은 다양한 (투자)집단의 참여를 유도하는
장점이 있겠지만 이것은 결국 거래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증가시켜 신속한 매매체결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표준화되지 종목의 수량단위로 거래시스템의 효율성 저하)

그래서 저는 호가와 매매수량 단위 같은 시세현황을 편하게, 또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가격이 낮은 종목(자릿수가 적은 종목)을 선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그리고 그렇게 선택한
종목이 가장 최근에 빗썸에 상장되었다는 이오스(EOS) 였습니다.

12월 13일 빗썸에 신규 상장된 가상화폐 이오스(EOS)는 15시경 상장 후, 한 개(1EOS) 4,900원에
거래되다 19시를 넘어서면서부터 거래량 폭주와 함께 가격이 17,000원대까지 급등하며 장대양봉을
만들었습니다. ... 이후 곧 바로 대량의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가격은 순식간에 7,000원대로
곤두박질 쳤는데 이때 빗썸의 서버가 30여분 다운됐다고 합니다.

당시 1시간(19시 00분 ~ 19시 59분) 사이에 형성된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가 7,000원)
@ (고가 17,000원)
@ (저가 7,000원)
@ (종가 15,871원)

이것은 시가와 저가가 같은 전형적인 <위꼬리 장대양봉>의 모습인데, 양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가와 저가가 같았다는 의미는 이 종목이 봉이 형성되는 시간동안(60분), 즉 (19시 00분~59분)
동안은 단 한 번도 처음 시작된 가격(7천원)보다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매우 강한 매수세에 의해 만들어진 봉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위꼬리 장대양봉>은
무언가 개운치 않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양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가격은 60분 동안 매우
강한 매수우위 상태를 유지했지만 장중(60분 중간) 혹은 장마감(60분 끝 무렵)에 다가서자 최고가
지점에서 매도세가 출현한 것입니다. 즉 최고가였던 17,000원 부근에서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흘러나오며 하락하다가 60분 끝 무렵에 15,871원으로 그림(봉)이 완성된 것입니다. ... 한마디로
가격이 17,000원이라는 역사적 최고가를 찍자 매도 세력의 불안과 조급 심리가 더해져 매물의
일부가 쏟아진 것입니다. [@ 하락 여운을 남기는 위꼬리 장대양봉]

<“와우 이거 너무 급하게 오른 것 아닌가? 그래! ~ 일단 차익부터 실현하고 보자!”>

따라서 이러한 <위꼬리 장대양봉>의 출현은 이후의 시간대(20시 00분 ~ 20시 59분)에
하락 반전 가능성을 예고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직전의 일부 매도 세력이
쏟아낸 차익실현 매물이 비록 크기는 작은 파도였겠지만 이후에 더 큰 파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 에너지를 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는 것이죠. ... 예상대로, 그리고 첫 상장이라는 반짝 효과가 복합 작용하여
20시 경부터는 나머지 매도 세력이 흔들리면서 급하게 매물을 쏟아냈고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오스(EOS)는 최저 7,000원까지 하락했다가 약간 반등조정을 받으며 이후에 하락추세가 느리게
진행되었습니다. [◆ 참고: 양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위꼬리는 봉이 완성된 시간동안 형성된
최고점과 종가의 차이를 말하며, 시가와 종가 차이를 몸통이라 부릅니다. 이오스(EOS) 사례에서는
1,129원(17,000–15,871)이 위꼬리의 길이인데 60분 동안 형성된 고가와 종가의 차이인 것입니다.
그리고 몸통은 8,871원(15,871-7,000)입니다. 더불어 봉(캔들)은 꼬리 길이가 얼마냐에 따라서도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양봉에서는 위꼬리 길이가 짧으면 짧을수록 보통 상승기운이 많이
남았다고 해석되며 이는 강한 매수우위 상황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매도 세력들이 지금 당장 팔지 않아도 더 높은 가격에 자신의 주식을
사주려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몰려들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위꼬리 길이가 길수록 비록 양봉이었다 할지라도 하락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이오스(EOS) 사례에서 (19시 00분 ~ 19시 59분) 사이에 형성된 봉(캔들)이
비록 위꼬리 장대양봉이었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꼬리 길이가 많이 길지 않았다고 느껴지는데
왜 이후 시간대에서(20시 00분~20시 59분) 급락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위꼬리 1,129원>은 <몸통 8,871원>에 비하면 거의 8분의 1 수준으로 짧다면 짧은 길이인데,
즉 위꼬리 (절대)길이로만 살펴본다면 아직 상승기운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 예상되었는데도
이후 시간대(20시 00분~59분)에서는 저가 7,000원을 찍고 최종 11,900원대에서 마감했습니다.
직전 종가 15,871원에 비하면 가격이 무려 25% 정도 빠진 것입니다.(@주식으로 치면 순식간에
하한가에 근접한 것임.) ... 그동안 일반적으로 이해하던 캔들(봉) 분석으로 보면 이렇게 순식간에
급락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왜 그랬을까? ~ 이는 위꼬리 장대양봉이 그날의 최고가를 확인했던
소위 <고가권>에서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 보편적으로 위꼬리 양봉이 그날의 고가권에서
만들어졌다면 이후 시간대에서 하락반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캔들을
분석할 때는 가장 기본이 되는 사항이 먼저 양봉과 음봉을 구분하는 것이며, 여기에 더해
꼬리 유무와 꼬리의 길이를 반드시 살펴야 하고, 그 꼬리 달린 봉(캔들)이 그날의 고가권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저가권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또한 함께 구분하면서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입니다. ]


(2) 2017년 12월 19일(화요일) - 오전 02시 시장진입(이오스)

제가 19일 새벽 2시경에 이오스(EOS)를 매수하기 위해 시장에 진입한 이유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상장 이후 이오스(EOS)의 일(day) 단위 가격변화를(일봉 양상 변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2월 13일(상장) - 양봉>
@ 시가: 4,900원
@ 고가: 17,000원
@ 저가: 4,900원
@ 종가: 7,292원

<12월 14일 - 양봉>
@ 시가: 7,248원
@ 고가: 12,000원
@ 저가: 7,000원
@ 종가: 9,930원

<12월 15일 - 음봉>
@ 시가: 9,930원
@ 고가: 10,490원
@ 저가: 8,000원
@ 종가: 9,050원

<12월 16일 – 양봉>
@ 시가: 9,053원
@ 고가: 10,492원
@ 저가: 8,900원
@ 종가: 9,735원

<12월 17일 - 음봉>
@ 시가: 9,735원
@ 고가: 9,952원
@ 저가: 9,100원
@ 종가: 9,256원

<12월 18일 – 양봉>
@ 시가: 9,256원
@ 고가: 9,850원
@ 저가: 8,600원
@ 종가: 9,521원


12월 13일 이오스(EOS)는 상장직후 17,000원 대의 고점을 찍고 급락한 뒤 18일까지 대략적으로
저점 7,000원에서 고점 9,900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세 번의 1만 원대 돌파시도가 있었지만 길게 가지는 못했었고 (7,000원~9,900원)이라는 박스권에서
흐름은 계속해서 느리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17일 비트코인을 정리하고 18일 하루 동안은 여러 종목을 관찰만 하다가 이오스로 시선을 돌린
이유는 바로 1만원이라는 <심리적, 상징적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1만원이 중요한 이유는 일종의
착시효과인데 쉽게말해 종목의 가격대가 자리바꿈을 하는 것입니다. 천원대에서는 ‘0’이 세 개지만,
만원대에선 ‘0’이 네 개로 바뀝니다. ... 가격의 자릿수 변화가 예상되는 과도기 성격의 구간에서는
보통은 큰 파도가 치기마련인데 이 부분은 어떤 이성적 논리보다는 전적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2월 19일(화요일) 오전 02시경을 저는 큰 파도가
밀려오기 직전의 시점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 본격적으로 1만 원대 돌파가 시작된다고 파악함.]

@ 12월 13일 이오스(EOS) 상장 첫날 – 양봉
@ 12월 14일 – 양봉
@ 12월 15일 – 음봉
@ 12월 16일 – 양봉
@ 12월 17일 – 음봉
@ 12월 18일 – 양봉

여기서 잠시 기술적 분석의 또 다른 기초적, 핵심적인 내용을 이오스(EOS) 일봉을 통해 확인해보고
나머지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가보겠습니다. 상장 첫날 1만 7천원의 최고가를 찍은 이오스(EOS)는
이후 18일까지 저점 7,000원에서 고점 9,900원 사이의 박스권 안에서 일봉기준으로 보면
[양봉 – 음봉 – 양봉 – 음봉 – 양봉]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넓게 보면 장세가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지루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부에서는 매일 양봉과 음봉을
번갈아 주고받는 역동적인 장세변화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제가 이오스(EOS)에 진입하려 했던 시점인 19일, 그 이전의 양봉이 형성되었던 날인
16일과 18일의 가격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12월 16일 – 양봉>
@ 시가: 9,053원
@ 고가: 10,492원
@ 저가: 8,900원
@ 종가: 9,735원

<12월 18일 – 양봉>
@ 시가: 9,256원
@ 고가: 9,850원
@ 저가: 8,600원
@ 종가: 9,521원

양봉이 만들어진 16일, 18일의 시가, 고가, 저가, 종가를 비교해보면 두 날의 가격변화는 거의
형제 같은 느낌입니다. ... 봉(캔들)으로 그려보면 몸통과 꼬리(위꼬리, 아래꼬리), 각각의 길이 등이
거의 같은 그림으로 느껴지는데, 아시다시피 이는 하루의 가격변화를 나타낸 일봉(day)입니다.
그런데 형제 같은 일봉(day)을 다시 60분봉, 30분봉, 10분봉, 5분봉 등으로 세분화 시켜보면
그 안에서 또 다른 새로운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16일, 18일을 각각 4구간(@ 6시간 단위)으로 나눠 임의로 쪼개보았습니다.
일봉(day)이기 때문에 24시간(24구간), 즉 60분봉으로 살펴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데이터 과다로 오히려 추세분석에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하루를 4구간 단위로 나눈
것입니다. [@ 참고로 워낙 가격변동이 심하다보니 일봉과 제가 임의로 나눈 구간에서 십원 단위
미만으로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

<12월 16일 – 양봉>
1구간(00시~05시 59분)(양봉) - [(시가 9,082원), (고가 9,990원), (저가 8,900원), (종가 9,072원)]
2구간(06시~11시 59분)(양봉) - [(시가 9,071원), (고가 10,400원), (저가 9,000원), (종가 10,396원)]
3구간(12시~17시 59분)(음봉) - [(시가 10,400원), (고가 10,492원), (저가 9,600원), (종가 9,894원)]
4구간(18시~23시 59분)(음봉) - [(시가 9,894원), (고가 9,998원), (저가 9,600원), (종가 9,791원)]

<12월 18일 – 양봉>
1구간(00시~05시 59분)(보합) - [(시가 9,313원), (고가 9,700원), (저가 9,223원), (종가 9,336원)]
2구간(06시~11시 59분)(음봉) - [(시가 9,442원), (고가 9,500원), (저가 8,600원), (종가 9,158원)]
3구간(12시~17시 59분)(양봉) - [(시가 9,158원), (고가 9,598원), (저가 9,143원), (종가 9,416원)]
4구간(18시~23시 59분)(양봉) - [(시가 9,414원), (고가 9,850원), (저가 9,301원), (종가 9,555원)]

16일, 18일을 각각 하나의 캔들, 즉 일봉으로 보았을 때는 거의 유사한 모습(형제)이었지만
이것을 4개의 구간단위로 나눠보니 그 안에서 전혀 다른 양상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먼저 16일은 일봉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1.2구간은 양봉이었고, 3.4구간은 음봉으로 끝났습니다.
전형적인 <전강후약(前强後弱)>의 모습인 것입니다. ... 18일의 일봉형성 과정은 16일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 1.2구간은 보합과 음봉, 그리고 3.4구간은 양봉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전약후강(前弱後强)>의 모습입니다.

[@ 16일 – 전강후약(前强後弱) ]
[@ 18일 – 전약후강(前弱後强) ]

정리해보면 16일, 18일을 <일봉>이라는 하나의 봉으로 관찰했을 때는 외형적으로는 비슷한
형제(혹은 쌍둥이)의 느낌이 강했다면 ... 4개의 구간으로 쪼개서 그 형제가 <성장해온 과정>을
들여다보면 두 형제는 전혀 다른 성장과정을 거쳐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16일>은 본인 인생의 전반부를 힘차게 시작했지만 인생의 후반부는 쇠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다음 인생(17일)에 부정적(약세흐름, 17일-음봉) 영향을 끼쳤습니다.
반면 <18일>은 전반부를 약하게 시작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차분히 에너지를 모으며 강한기운의
형세를 만들었는데, 이러한 기운은 다음 인생(19일)에서 드디어 에너지를 폭발시켰습니다.
[@ 추세전환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보편적으로 캔들의 시간대별(60분봉, 30분봉 등) 추이를 반드시
살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12월 19일 – (양봉), 오전 07시경 1만 원대 돌파 후, 16,900원 까지 급상승! >
@ 시가: 9,521원
@ 고가: 16,900원
@ 저가: 9,473원
@ 종가: 14,040원


19일(화요일) 새벽 02시,
본격적으로 이오스(EOS)에 진입하여 30만원어치 매수(시장가, 9,600원)를 시도 했습니다.
매수이유는 ... 앞서 언급했던 <1만원> 이라는 <상징적.심리적> 가격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18일 15시~20시 사이에 거래를 동반한 상승세가 유지되다 눌림 현상이 목격되었고,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며 다음 강세를 기약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18일 하루치 일봉의
전약후강(前弱後强)의 모습이 더해져 매수를 결정했습니다.

오전 07시까지 가격과 거래량 모두 특별한 변동 없이 9,500원대를 유지하다가 07시 50분을
넘어가면서 드디어 1만 원대를 돌파했고 이때 추가로 30만원을 더 매수했습니다.(시장가 10,200원),
그리고 한 번의 눌림이 더 있을것으로 예상하고 남은 금액(40만원)을 전부를 9,900원에 대기주문을
걸어놓았습니다.

07시 50분을 넘어서면서 가격이 1만 원대를 돌파하자 이후 30여 분간(08시 30분까지) 거래량은
1만원 돌파 이전 30여 분간의 거래량 60여만개 수준보다 무려 8.7배나 많은 523만개 거래량으로
진짜 거래가 미친 듯이 분출하였고, 눌림을 예상하고 9,900원에 걸어놓았던 대기매물마저 시장은
순식간에 모두 소화시켜 버렸습니다. ... 결론적으로 제가 매수한 이오스(EOS)의 총 매수물량은
대략 <101.061 EOS>가 되었으며, 이후 이오스(EOS)의 <1만 원대>라는 상징적 가격대가
시장에서 과연 계속해서 지지를 받고 버텨낼 수 있을까에 모든 초점을 맞췄습니다.

폭발적 거래량과 엄청난 장 출렁임을 눈앞에서 직접 목격하고 나서 저는 당분간 <1만 원대>
가격은 계속해서 지지를 받을 수 있겠다는 예상을 하였습니다. ... 보편적으로 강세장에서의
주가상승은 거래량을 동반합니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거래량이 전날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데도 가격은 그 거래량의 증가분만큼
상승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 마치 경제학의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처럼
공들인 노력에 비해 결과치가 점점 더 둔화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거래량이 계속 증가하는
강세장인건 분명하지만 주가(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주식은 고점부근에서 급락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에 급등락한 주식은 항상 요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급격한 상승은 언제든지 상승분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속도)가 더해져서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사정과 저의 과거 주식과 파생에서 얻었던 경험적 느낌 때문에 총 매수량
101.061개를 3분의1씩 각각 <11,500원>, <12,000원>, <12,500원> 3개의 가격대로 분할 매도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보셨듯이 이날(19일) 이오스(EOS)는 전형적인 <전약후강(前弱後强)>의
모습을 보이며 16,900원의 최고점을 찍고 14,040원의 종가로 마감되었습니다. 더불어 19일
이오스(EOS)의 일봉은 앞서 설명했던 시가와 저가가 거의 같은 <위꼬리 장대양봉> 이었습니다.

[◆ 결산: 수령액은 약 121만원으로 최초 투자액 100만원 대비 21%의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17일부터 19일까지 ... 3일간의 수익률로 따진다면 상당히 괜찮은 성과였습니다.
이오스(EOS)는 이후 저의 예상대로 등락과 조정을 반복하며 <1만 원대>가격을 굳건히 지켜내고
있었습니다.[@지금 이 글을 올리는 순간까지 ... ]

이오스(EOS)를 모두 정리하고 난후, 저의 시선을 끈 다음 종목은 바로 <리플>이었습니다.
원래 200~300원대에서 거래되던 종목이었는데 (13일, 14일, 15일) 기간 동안 거래량이 폭발하며
가격이 3일 만에 무려 3배가 넘게 상승한 종목입니다. ... 이 기간 동안(13일~15일) 리플은 고점
988원을 찍고 눌림 구간을 형성하며 700~8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오스(EOS)를 모두 정리한 19일에 리플은 처음으로 1,004원의 고점을 잠깐 찍으며
<가격대의 자리바꿈>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오스(EOS) 진입과정을 생각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리플은 가격대가 워낙 낮아 거래량이 아무리 적어도 하루에 보통은 <1억> 단위로 거래되고
있었으며 많을 때는 하루에 무려 <20억 리플>이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 상황이 이렇다보니
‘1천원’ 이라는 <가격대의 자리바꿈>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거래량 폭발은 당연한 수순이라
예상되었고 ... 그래서 투자액수는 이오스(EOS)에서 얻었던 20만원만 투자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 1천원 미만의 저가 종목이다 보니, 투자주체들 또한 소액 투자가 가능한 학생과 주부 등
소위 ‘저가환상’에 매료된 (묻지마)집단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었고, 이러한 투자주체들의 참여는
잔파도에도 쉽게 흔들리는 경향이 많아 장세파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하나의 장애 요인이 됩니다.
때문에 변동성 측면에서는 이오스(EOS) 때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 생각하여 보수적으로
투자 비중을 결정한 것입니다. ]

이오스(EOS)를 정리한 19일, 고점 1,004원을 찍었던 리플은 다음날인 20일까지 매도와 매수세력간
힘겨루기 양상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중간에 매수, 매도를 반복하면서
잦은 매매를 시도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약 5만원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이오스(EOS) 때처럼
캔들을 분석하며 <1,000원> 돌파 지점을 찾는데 주력했지만 제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계속해서
나타나면서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습니다. ... 아마도 20만원은 없어도 그만(본전)이라는 자만심이
무의식적으로 잦은 매매를 이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리플은 21일 오전 09시경에 드디어
1천 원대를 돌파하며 거래량이 터졌는데, 이날(21일) 리플은 1,530원 이라는 최고가를 찍게 됩니다.

이오스(EOS) 때와는 다르게 워낙 낮은 가격대이다 보니 수시로 차익실현 매물과 차익기회를 놓친
실망매물이 혼재하면서 쏟아져 나오는 너무나 어지러운 장세가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날 너무 빠른 장세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매매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이오스(EOS)에서
얻었던 수익의 상당부분을 잃었습니다.

[◆ 총결산: 비트코인, 이오스(EOS), 리플 ... 이렇게 3종목 투자로 대략 3만 2천원의 수익을
얻었으며 ... 5일간의 투자에서 최초 투자액 100만원 대비 약 <3.2%>의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 < 마무리 총평(總評) >

유동성이 풍부한 강세(상승)장에서 돈을 벌었다면 대개의 투자자들은 마치 자신이 투자에
대단한 재능이나 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입니다.
강세장에서의 승리는 그 어떤 재능이나 특별한 감각이 있어서가 단지 <확률>의 문제일 뿐입니다.
자신이 매수한 주식을 더 비싼 가격에 사주려는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많기 때문에 승리할 확률이
다른 시기보다 높은 것뿐입니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죠. ... 그래서 이러한 <유동성 장세>에서는
속된말로 쌀집 강아지 '복실이'도 잘만하면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 차트를 연구해도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차트의 대부분이 <거짓신호>로
가득 차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수많은 투자자들은 쉬지 않고 캔들과 이평선과 각종
보조 지표들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며 그 속에서 가격과 거래량과 추세의 상관관계를 읽어내려고
고행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잽이든, 스트레이트든, 어퍼컷이든 ... 아무튼 내가 내뻗는 모든 주먹마다
너무나 절묘하게 잘도 피하는 정말 열불 나게 하는 상대가 있습니다. 바로 <시장(Market)>입니다.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고 ... 이럴 땐 시장이 진짜 <살아있는 위대한 사람(God)>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술적 분석을 하는 이유는 바로 위대한 사람 같은 <시장(Market)>의 마음을 잘 읽기
위해서 입니다.... 얄밉지만 이 위대한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만 어떻게 작은 펀치라도 한 방 날려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회사원, 치킨집 사장님, 고등학생, 대학생, 아줌마, 노인 등 사람들이 넘쳐나고,
넘쳐나는 사람들이 쌈짓돈까지 모두 싸들고 허겁지겁 <시장(Market)>으로 몰려들면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시장(Market)>에 펀치를 가할 수 있는 운 좋은 날들이 자주 생길 겁니다.
아무리 <시장(Market)>이 위대하다 하더라도 모두의 주먹을 피할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죠.
기술적 분석은 모두가 주먹을 뻗을 때뿐만 아니라, 모두가 주먹을 뻗지 않을 때에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수많은 투자자들이 고행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 그러다보면 여정의 길목에서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진실된 신호>를 찾게 되는 날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 "꾸준한 관찰을 통해 패턴을 찾아라! ~ 그러면 어느 순간 차트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 >

@ 통계(統計) - 수집된 자료를 정리하고 그 내용을 특징짓는 수치를 산정하여 일정한 체계에 따라 숫자로 나타냄
@ 확률(確率) - 일정한 조건하에서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정도

통계와 확률의 국어사전 정의인데 너무 건조합니다. ... 그래서
이를 직관적으로 다시 정의해보면 통계와 확률은 한마디로 <과거와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 분석은 바로 통계와 확률의 총합입니다.
HTS에서 산출되는 수많은 캔들은 모두 <과거의 기록들> 입니다. ~ 통계라는 얘기죠.
이렇게 과거가 산출한 후행적 기록들에서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미래>를 찾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실된 신호>인 것입니다. 더불어 진실된 신호를 찾는 순간이 저는 제시 리버모어가
말한 <차트가 말을 걸어오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분석에서, 특히 캔들(봉)에서 시가, 고가, 저가, 종가의 의미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지만
그 속에 상당히 많은 정보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잠시만 살펴보겠습니다.

@ [시가] - ‘시가’에는 전날의 모든 투자자들의 정리된 생각들이 반영됩니다.
전날 장을 마감하고 밤에는 낮에 있었던 자신의 투자에 대한 후회와 반성과 새로운 결심을
다음날의 ‘(투자)전략’에 모두 쏟아 부어 새롭게 시작되는 <시가>에 반영합니다. 더불어 ‘시가’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 외국인, 정부, 연기금 등 다양한 투자주체들의 생각들이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고수들은 그날의 <시가>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만 잘 파악해도 하루의 주가양상을 그릴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 [고가] - ‘고가’는 한마디로 그 날의 최고가격입니다. 매도 세력이 주식을 팔지 않고
그 지점(최고점)까지 매수자들을 기다리며 끊임없이 유혹한 결과입니다. ~ “조금만 더 올라와라!”,
“그렇지! 여기가 아주 전망이 좋아! ~ 조금 더! 더!” ... 이렇게 그날의 고가는 매도 세력들이
가장 반기는, 즉 <매도세의 지지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가는 보편적으로
매도 세력이 주도권을 가지면서 형성된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주식을 사고 싶은 매수세의
입장에서 보면 고가는 <매수 세력의 저항의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싫다! 더 올라가기 힘들다!” ... 그러나 그날의 고가를 결정짓는 건 결국 매도세의 주도권이
강하기 때문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상승하는데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는 매도자는 급할 게 없습니다. ... (사고 싶어)안달난건 결국 매수자이기 때문에
여전히 <고가의 주도권은 매도자의 몫입니다.>

@ [저가] - ‘저가’는 ‘고가’와는 반대로 주도권이 매수 세력에게 있습니다.
“조금 더 내려와! ~ 여기가 안전해! 그래야 우리가 편하게 올라타지! ~ 조금 더 내려와!”
매수자들은 마찬가지로 급할 게 없습니다. 안사면 그만인 거죠. 그러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매도자들은 서둘러 현금화해야 하는데 매수자들이 매도자가 원하는 금액에 사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 결국 <저가의 주도권은 매수자의 몫입니다.>

@ [종가] - 그날의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바로 ‘종가’입니다.
종가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화해하며 합의한 가격입니다. ... 앞서 이오스(EOS) 거래를 얘기할 때
‘전강후약(前强後弱)’과 ‘전약후강(前弱後强)’에 대한 설명을 했었습니다. 주식에서 인생의 전반부는
큰 효용이 없습니다. 다음날의 추세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그날 인생의 후반부입니다.
‘종가’는 바로 이런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 종가는 하루를 마감 짓는 모든 투자주체들의 심리와
어떤 확신이 반영됩니다. ~ 장 마감이 다가오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마음의 결정을 하게 됩니다.
“오늘 투자한 금액 중 절반만 뺄까?”, “그냥 다 정리하자!”, “내일까지 들고 가야겠다!” ... 이처럼
‘종가’는 그날의 투자자들의 마지막 열망이 표출된 결과입니다.


글 제목도 제목이자만,
제가 마무리 총평을 하면서 이렇게 기술적 분석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가상화폐 투자에는 기본적 분석(펀더멘털 분석)이 어렵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는
기업이라는 <실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관련 산업 전망, 기업의 실적과 사업전망, 신기술, 부채,
자본, 자산 등 그 <실체>의 구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가 투자자에게 상당히 많이 주어지는데 반해
가상화폐는 실체가 없어 너무나 추상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상화폐 투자에는
기본적 분석보다는 ‘기술적 분석’이 좀 더 쓸모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5일간 투자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가상화폐 투자에는 기술적 분석 또한 큰 효용이 없다!”>로 결론지으려
할까 합니다. ... 그 이유를 제가 생각하는 가상화폐 투자의 단점과 함께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24시간 거래
[2] 서킷 브레이커, 사이드카 같은 시장과열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다
[3] 거래의 불안정성과 서로 다른 매매수량 단위
[4] 너무나도 허접한 정보(차트)제공 시스템
[5] 출금 지연과 주문 오류(보류)같은 서버와 보안의 불안과 불편함

앞서 비트코인, 이오스(EOS), 리플 등의 거래과정에서 설명 드렸던 기초적인 기술적 분석에 대한
이야기는 <“기술적 분석은 이럴 때, 이런 맥락에서 사용된다!”>를 주식관련 분야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 좀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제가 임의성을 부여한 것입니다.

가상화폐 투자 옹호론자들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24시간 거래>는 사실 주식의 기술적 분석을
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한 단점요인입니다. 왜냐하면 장이 쉬지 않고 24시간 계속해서 돌아간다는
것은 결국 시가와 종가의 의미를 소멸시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일봉과 분봉 등 캔들 분석의
의미 또한 잃게 만듭니다. ... 거래에는 소위 <마감(장 종료)>이라는 것이 존재해야 하는데
현재의 가상화폐 투자는 마감의 의미가 없이 그냥 <연속된 흐름>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현행 주식시장의 거래시간인 <오전 9시~오후 3시>는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통 적용되는,
그리고 변경할 수 없는 절대시간이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이러한 절대시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밤에 출근하는 A라는 투자자와 낮에 출근하는 B라는 투자자, 또는 일반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공통적용 가능한 절대 시간이 부여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A가 생각하는 그날의 장 마감시간과
B가 생각하는 그날의 장마감시간이 모두 제각각 이라는 뜻입니다. ... 따라서 현재 주식시장에서
사용되는 기술적 분석은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큰 효용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제가 이오스(EOS)에서 얻었던 21만원의 수익도 어쩌면 운이 좋아서였을수도 있습니다. ]

앞서 눌림목과 전강후약(前强後弱), 전약후강(前弱後强) 등을 설명하면서 하루를 4구간을 나누고
일봉과 60분봉을 설명했던 건 엄밀히 따지면 큰 의미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설명의 편의를
위해 임의성을 부여한 것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규정한 일봉이 밤에 출근하는 다른 투자자
A에게는 일봉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다만 <기술적 분석>의 기초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가상화폐 투자에 적용해서 설명드린 것입니다.

현재 저는 빗썸에 회원탈퇴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잔액으로 128원이 남아있는데, 잔액이 남아 있으면 회원탈퇴가 불가하다해서 메일로 탈퇴를
신청한 상황입니다. 더불어 출금을 신청하고 은행 계좌로 돈을 찾기까지 대략 이틀이라는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또한 5일간 투자에서 타이밍을 맞춰 장중 주문을 넣었을 때 승인보류가 뜬 게
거의 10번이 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가상화폐 투자를 하면서 대한민국에 이렇게 투자의 귀재가 많은 줄 몰랐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가상화폐 관련 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기본이 보통은 3~4배 수익을
얻었다고 자랑을 합니다. ... 뿐만 아니라 액수도 기본은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까지 모두가 부자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 본인 재산 절반(혹은 그 이상)을 그냥 박아 넣고 기다려서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고 하는데 ... 유튜브 영상의 광고시간 5초도 길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본인 재산 상당부분을
박아 넣고 수익률이 300% ~ 400%, 심지어 1,000% 넘을 때까지 오랜 시간 침착하게 기다릴 수
있다는데 그저 경이로울 뿐입니다. ... 그분들이 부럽네여 ~ ... 아니 어쩌면 저의 공부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글에서는 기술적 분석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사실 주식투자를 포함한 모든 투자에서는
기본적 분석을 빼놓을수가 없습니다. 투자의 내재가치를 구할수 있는건 기본적 분석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내재 가치와 다른 가격이 현실로 드러나는건 기술적 분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즉 수급을 논하려면 반드시 기술적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결론적으로
모든 투자에는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이 함께 가야 합니다. ~ 절대적인건 없습니다.

그런데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론 현재의 가상화폐 투자에는 이 두가지 조건이 모두 부재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저에게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서 다시 묻는다면 ... 글 처음에 얘기했던 그 진부한
대답을 다시 돌려드릴 것입니다. ~ ~ ~ < "도박판과 다름없으니 하지마라!" >






[@ 기술적 분석에 관한글은 그림자료 없이 설명드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글 내용이 어려웠던 분들이 계셨다면 인터넷에서 캔들(봉)을
직접 찾아보시는 수고를 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 딴 돈 3만2천원은 알라딘에서
책 한권 구입했습니다. ... 많이 벌었으면 영자님 포함 이슈인 분들에게
피자 한판씩 돌렸을 텐데요 ~ 아쉽네여 ㅎㅎ ]

◆ 스토리텔링(Storytelling)으로 바라본 미투 운동(#Me Too)의 힘의 근원에 대하여 [by 물파스]

[ 스토리텔링(Storytelling)으로 바라본 미투 운동(#Me Too)의 힘의 근원에 대하여 ]


[@ 도움받은 자료들 입니다.
(스토리텔링의 비밀/ 마이클 티어노/ 아우라 출판)
(68. 세계를 바꾼 문화혁명/ 오제명, 김경석 ... / 도서출판 길)
(감시와 처벌 - 감옥의 탄생/ 미셸푸코/ 나남 출판)
(영화 쇼생크 탈출 및 기타 ) ...

글의 내용은 모두 저의 100% 주관적 생각입니다. 따라서 정답이 있는 글이 아닙니다.
또한 글 주제가 민감하기 때문에 재밌게(?) 읽어보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정성을 다한 글이라는 점만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분량이 많아
너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도 당했다(#Me Too)" ~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폭풍전야 상태입니다.
또한 미투의 진앙지(震央地)는 법조계, 정치권, 언론, 문화예술, 학교, 종교계 등으로 종횡무진
바쁘게 공간이동을 하며 사회 전분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 새로운 진앙지가 나타나면 마치
릴레이 경주처럼 바톤을 이어받고 이전의 모든 이슈들을 집어삼키며 힘의 크기를 더욱 더 크게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차기 유력 대권후보까지 무너뜨렸습니다.
[@ 이 글은 악(惡)을 물리치는 권선징악, 즉 선악구도의 시선이 아니라 미투를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하고 현재 무섭게 커져나가고 있는 그 힘(미투의 힘)의 실체에 방점을 찍으려고 합니다.]

당분간 (사회적 이슈측면에서)미투 운동의 대항마는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더불어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도 상당히 많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정의(Justice)와
긍정을 추구하는 사회변화가 <급격성>을 띠게 되면 대부분의 사회는 혼란을 수반했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급격성은 개혁보다는 혁명의 속성과 유사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정의를 위한)변화의 흐름 속에서 그 변화가 지향하는 지점(개혁점)보다 <절대선(絕對善)>을 도출하려는데
더 많이 열광하고 집중합니다. ... 프랑스가 자랑스러워하는 '프랑스혁명' 또한 그 과정의 이면에서는 상당한
추함이 뒤따랐습니다. [@ 절대선(善)의 문제는 뒤에서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글은 <미투 운동의 힘의 근원>을 살펴보는데 최대한 방점을 찍으려고 합니다.
"나도 당했다(Me Too)"라는 사회정의를 위한 용기 있는 고백이 어쩌면 단순한 남녀 간의 개별적
스캔들(Scandal)에서 힘없이 멈출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거대한 "운동(movement)"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용기있는)고백과 큰 움직임(movement) 사이에서 어떤 기술적 기제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활발히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그 <기술적 기제>를
찾기 위해 현재까지 드러난 가해자와 피해자가 주장하는 (성폭력)사건의 진위여부를 따져보거나
또는 그에 대한 어느 개인 일방을 옹호(변호)하는, 혹은 비난하는 감정일변도의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한국 사회 미투(MeToo) 운동의 시발점이었던 서지현 검사의 JTBC 인터뷰
내용부터 들어보는 걸로 시작합니다.

======= [ 서지현 검사, JTBC 뉴스룸 인터뷰 내용 중 일부 발췌 ]
( 에이치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582419 )

[@ 서지현 검사: 사실 제가 범죄의 피해를 입었고 또 성폭력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거의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굉장히 내가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 라는 자책감에
굉장한 괴로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와서 범죄 피해자분들께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제가 그것을 깨닫는 데 8년이 걸렸습니다.]

[@ 앵커: 다음 질문이 사실 저도 드리기 싫은 질문이기 때문에요.
2010년에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

[@ 서지현 검사: 제가 2010년 10월경에 어느 장례식장에 참석을 했었고요.]

[@ 앵커: 장례식장이요?]

[@ 서지현 검사: 네, 맞습니다. 거기에 모 검찰 간부가 동석을 하였습니다.
제가 바로 옆자리에 앉게 되었고요. 사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여전히 떠올리기는
굉장히 힘든 기억입니다. 옆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시간 동안 하였습니다.]

~ (중략) ~

[@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정말 어려운 자리에 나와 주셨는데,
이렇게 해서 검찰 조직 내에 어떤 잘못된 문화가 있다면 그것을 바꾸는 데
일조하셨기를 바라겠습니다.]

[@ 서지현 검사: 저도 사실 그런 마음으로 오늘 이 렇게 나오게 됐고요.
제가 나오게 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저는 제가 성실히
근무만 하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검찰 조직의 개혁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절대 스스로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는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고민이 많습니다마는
가해자가 최근에 종교에 귀의를 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처음에 제가 말씀드렸듯이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

서지현 검사의 서술을(표현방식)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녀의 말 속에는 이미 수사학(Rhetoric)적으로 여성들을 향해 던지는 상당히 강력한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서술에 숨어있는 강력한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그 메시지를 찾아보고 싶은데 그러자면 먼저 레토릭(Rhetoric)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뜬금없겠지만 저는 레토릭(Rhetoric)을 <판화(版畵)>에서 얻은 영감으로
대신 설명해 보고, 이후 스토리텔링(Storytelling)에 대한 이야기로 계속 이어가 볼 생각입니다.

독일의 천재 항쟁 판화가 <캐테 콜비츠(Kathe Kollwitz. 1867-1945)> ... 주로 질병과 가난에
시달리는 노동자와 농민들의 참상을 작품에 담았고, 종전(제1차 세계대전)이후 반전평화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그녀의 작품은 후세대에게 판화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특히 1930년대
중국은 콜비츠의 영향으로 목판화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10여 년 전, 청계천 헌책방거리를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책! ~ <캐테 콜비츠와 노신(루쉰)(열화당, 1986)>
차분히 당시를 회상해보면 ... 알 수 없는 어떤 강한 끌림에 의해 그 책을 발견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마치 “나는 슬픈 책” 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던 습하고 어둡던 표지 그림과
100여 페이지 분량의 얇은 두께 중간 어디쯤인가를 지나가듯 펼쳤을 때 태양빛과도 같았던 눈부신
강렬함에 압도당하며 책속으로 깊숙이 빠져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 노동자와 농민들의
처참한 삶과 전쟁, 시체, 질병, 배고픔, 그리고 우울, 분노 등의 ... 사람이라면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마주하기 싫은 광경들이 그녀의 작품 속에는 모두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앙리 마티스가 (화려한)색채의 마술사였다면, 캐테 콜비츠는 흑과 백이라는 단 두 가지, 아니
어차피 ‘백(白)’이라는 색은 없는(여백)것에 다름 아니니 ... 콜비츠는 ‘어둠(黑)’ 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만으로 시대의 참상을 모두 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색의 마술사’는
콜비츠에게 더 어울리는 수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어둠(黑)’이 태양보다 더 강렬한 빛을
발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시 콜비츠의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고, 또 그것이 진정한 예술의
힘이자 그녀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에 담긴 <죽음(캐테 콜비츠와 노신. 21페이지. 1986)> 이라는 작품(석판. 1893~1897)을 보면
당장이라도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은 어둡고 좁은 한 평 남짓한 방안에서 어느 가난한 방직여공은
자신의 아이에게 더 이상 먹을 것과 치료약을 줄 수 없다는 비참한 현실을 맞닥뜨리자 모든 걸
체념하고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다가올 죽음을 조용히 기다립니다. ... 중앙의 촛불은 절망처럼
방안을 밝히고 있지만 이미 사신(死神)의 팔은 뒤에서 아이의 목을 조릅니다. ... 그리고 아버지는
뒷짐을 진채 사신 옆에서 이 잔인하고 비참한 상황을 멍하니 지켜만 볼 뿐입니다. ~ 작품은 체념한
어머니의 절반의 얼굴과 뒷짐 진 아버지의 손바닥, 중앙에서 절망스럽게 빛을 내고 있는 작은 촛불,
아이의 목을 조르는 가느다란 사신의 팔, 그리고 촛불보다 약간은 덜 빛나는 아이의 얼굴만이
하얀 여백으로 표현됐고, 나머지 광경은 모두 어둠으로 채워졌습니다.

콜비츠의 또 다른 작품(동판. 1907~1908) <능욕(캐테 콜비츠와 노신. 36페이지. 1986)> 에서는
꽃과 함께 처참히 짓밟힌 여성의 시체를 보여줍니다. ... 수많은 여성들이 강제 노동도 부족해서
강.간까지 당하고, 심지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짓밟혀져서 시체가 되고, 이에 영혼마저
억울해 하늘로 떠나지 못합니다. ~ 작품속의 (죽은)여인은 팔이 뒤로 묶여있고 강.간당하기 직전의
상황인 듯 턱은 하늘을 향해 비명을 외치다 그친 모습입니다. ... 그리고 누워있는 여인의 한쪽에선
마치 범인을 알고 있다는 듯 검은 해바라기 무리가 증인처럼 서있습니다. ... 해바라기 무리와 죽은
여인의 턱은 어둠으로 표현되었고 여인의 시체 주변으로 혼란스럽게 흐트러져있던 수많은 야생화는
짓밟힌 흔적을 보여주듯 흑백이 슬프게 교차하며 채워집니다.

렌즈를 통해 세상을 담는 사진은 시대를 얘기하는 데는 판화에 비해 불리한 요소가 많습니다.
사진이 모든 것을 담아 사실을 얘기할 때, 판화는 최소한의 선과 농담(濃淡.명암)으로 핵심을 강조하고
여기에 <없음(부재)>을 더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선사합니다. 한마디로 판화는 절제를 극한까지
끌어올려 <부재(없음)의 예술>을 보여줌으로써 메시지의 질감을 한층 더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 그래서 저는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 이후 용기를 내어 미투 운동에 참여했던
다른 많은 여성분들의 직접적인 발언내용들을 들어보면서 어쩌면 판화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과
스토리텔링에서 현재의 미투 운동의 힘의 실체(기술적인 작동기제)를 찾아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2018년 6월 13일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그래서 각 지자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거리에 선거를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 “지방선거는 나와 이웃, 우리 아이들을 위한
민주주의의 출발점입니다.“ -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

선거를 알리는 홍보문구로는 무난해 보입니다. 다만 사무적, 행정적 느낌과 함께 우리가 선거
때마다 항상 보아왔던 진부함의 한계에서는 여전히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시민들에게 좀 더 참신하고 강렬한 느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어떤 문구가 좋을까?

[ “6월 13일: 전 국민이 노는 날! ~ 투표하고 놀자!” ]

어떤가요? ... 수사(Rhetoric)의 기법은 잘만 활용하면 고정관념과 진부함을 동시에 깨뜨리면서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질감까지도 대중들의 뉴런에 강렬하게, 또 친근하게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 여자 컬링대표팀이 외쳤던 <영~미!>라는 한마디는 성씨(Team Kim)와
마늘(지역), 건담(취미) 등을 동시에 내포한 그야말로 수사(Rhetoric)의 모든 걸 말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메시지에 (강한)질감을 불어넣었다면 이제부터는 상대(대중)의 <정체성 욕구>를
자극해야 합니다.

금전과 직업적 이익(승진)으로 상대를 유혹하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진정한 마음까지
얻는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돈과 직장 내의 지위(승진) 상승은 (보편적으로)서로가
어떤 대가를 주고받는 일종의 거래형태, 즉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불만을 갖기 시작하면 그 관계는 쉽게 무너집니다.... 그러나 상대에게 <정체성>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호소하면 상대의 마음은 강하게 흔들립니다.

[ “이 일을 해낼 사람은 오직 당신뿐입니다.” ]
[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

타인의 <기대>를 상대에게 강하게 심어놓으면 상대는 절대로 그 타인을 배신할 수 없게 됩니다.
배신을 하려면 상대는 먼저 자기 자신을 파괴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의 기대를 충족시
킬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 본인의 정체성 파괴!)

[ “이 일을 해낼 사람은 오직 당신뿐입니다.” => “아닙니다. 저는 능력이 없습니다.” ]
[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 “아니요, 모두 저의 잘못이에요!” ]

서지현 검사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성폭력 피해자분들게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

서지현 검사는 <여성(女性)>이라는 정체성에 크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잠재적 범주를
여성 전체로 일반화하는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잘못이 아니다!> 라는 농축된 언어를
사용해 그동안 잠자고 있던 ‘여성성(女性性)’이라는 정체성을 새롭게 환기시켜주었고, 여기에 가해자를
향해 거침없이 던진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하라!>는 일침은 <당신도 나처럼 할 수 있어!> 라는
기대를 무의식적으로 여성 전체 뇌리에 각인시켜 동질감과 연대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누구의 오줌 빨이 더 센가를 겨루던 혈기왕성했던 10대 시절, 우연히 ‘앉아서 소변을 보는 아버지’를
목격한 후 저는 한동안 큰 충격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습니다. ... 남자는 당연하게 또는 무조건적으로
서서 소변을 볼 수밖에 없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 살면서 어렵게 끌어 모은 나의 귀납적 추론이
<앉아서 소변보는 아버지>라는 단 하나의 반증으로 쉽게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남자는 (당연히)서서 소변을 봐야 한다는 관념은 도대체 언제 나의 머릿속에 주입된 것일까?
또한 그것은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당위적인 관념인가? ... 태어나고 보니 ‘나’라는 존재는 이미 남근을
소유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질문은 소용이 없다고 한다면 ‘남성과 여성’의 정체성은 오직 섹.스(S.ex)
라는 생물학적 차이 하나만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앉아서 소변보는 아버지>처럼
‘남성성(男性性)’과 ‘여성성(女性性)’, 즉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생활양식) 혹은 정치적 등의 다양한 이유로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젠더(gender)의 개념입니다.... 한마디로 성별(性別)은 배꼽아래가 어떤 모양인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유(사회, 역사, 문화 등)로 <습득될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 그래서 페미니즘은
섹.스(S.ex) 보다는 젠더(gender) 사용을 권장합니다. <“가족의 빤스는 엄마만 찾을 수 있다!”>에서
<“가족의 빤스는 아빠도 찾을 수 있다!‘>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0여분 남짓한 인터뷰에서, 서지현 검사가 던진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라는
매우 짧고 강렬했던 레토릭(Rhetoric) 속에는 상반된 두 개의 의미가 하나로 압축되어 엄청난
무게의 메시지로 다시 재탄생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했듯 그동안 남녀를 섹.스(S.ex)로만
구분하며 사회 속에서 암묵적으로 강요당한 “여성다움” 이라는 틀을 이제는 과감히 부수고 나오라는
젠더(gender) 촉구의 메시지 하나와 “여성”이었기 때문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불합리한(구조적)
현실에 맞서 잘못을 변호하지 말고, <잘못> 그 자체가 여성에게 강제적으로 주어졌다고 항변하라는
<여성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가 동시에 포함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억압>속에서 여성의 정체성을
찾고, <젠더>를 통해 여성해방을 쟁취하자는 두 개의 메시지를 서지현 검사는 아주 간결하고
강렬한 레토릭을 사용함으로써 하나로 압축시키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 결국 이와 같은 메시지
전달방식은 캐테 콜비츠의 판화처럼 핵심만 강렬하게 부각시켜 대한민국 전체 여성들에게
<여성 정체성과 젠더(gender)>의 의미를 동시에 일깨워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는 대부분 이야기의 힘이 상당히 강합니다.(Storytelling)
더불어 이야기 속에는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여러 장치(조명, 카메라 앵글 등)들이 사용되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플롯(plot)>입니다. 플롯은 사건과 사건이 필연적 인과 관계에 따라
흘러가도록 만든 (단순한 줄거리 보다는)좀 더 복합적인 서술구조입니다. 장면을 아무리 화려하게
연출한다고 해도 사건에 개연성 없다면 관객들에게는 단조로움만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스릴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Hitchcok, Sir Alfred)은
플롯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려면 작품 속에 <(시한)폭탄을 설치하라!”>고 강조합니다.

[@ 알프레드 히치콕이 “영화 속에서 테이블 밑에 있는 폭탄이 갑자기
터진다면 좋은 영화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은 아마 좋은 본 보기일 것이다.
관객들은 테이블 밑에 폭탄이 있다는 사실과 그 폭탄이 ‘터질 것 같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야 한다. 관객들은 이러한 정보를 통해 “폭탄은 언제 터질까?”와 같은
극적이면서도 긴장된 질문을 스스로 던지면서 자신들의 뇌를 행동하는 상태에
놓아둔다. 극중 인물들이 폭탄의 존재를 모른다는 사실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당김과
동시에 관객들을 정서적으로 매우 흥분된 상태로 이야기의 행동에 참여하도록 몰아간다.
- (스토리텔링의 비밀. 41페이지/ 마이클 티어노/ 아우라 출판 )]

[ Mr. Hadley. Do you trust your wife? - 해들리씨, 당신은 아내를 믿습니까? ... (쇼생크 탈출) ]

영화 <쇼생크 탈출>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본 영화일겁니다. 아마도 7~8번은 넘게
본 것 같은데 ... 케이블 TV에서 워낙 자주 방송해주다보니 이제는 장면마다 저도 모르게
배우들의 대사가 자동적으로 흘러나옵니다. 그럼에도 지금도 TV에서 재방할 때면 질리지 않고
계속 빠져들게 만드는 (저한테는)마력을 지닌 영화입니다.

어느 날 교도소 건물 옥상바닥에 타르 칠작업을 해야 하는 사정이 생겨 몇몇 죄수들이 작업인부로
차출됩니다. 죄수들이 칠작업을 하는 동안 옥상 한쪽에선 교도관들의 대화가 오고갑니다. ... 그중에
쇼생크 교도소에서 가장 악랄하다는 교도관 해들리가 다른 교도관들 앞에서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 [교도소 옥상 씬]

@ [해들리]: “형이 엄청난 부자가 됐다는 거야! 유전 같은 게 터져서 백만 달러정도 벌었다는데 ~”
@ [교도관1]: “자넨 얼마를 받게 되는데?”
@ [해들리]: “3만 5천을 남겨줬어!”
@ [교도관1]: “달러로?”
@ [해들리]: “그래!”
@ [교도관2]: “정말 대단한데 ~ 경마에서 1등한 셈이로군!”
@ [해들리]: “멍청하기는! 정부가 가만히 있겠나? ~ 한두 푼 뜯어 가겠냐고!”

@ [헤이우드(죄수1)]: “좋긴 좋아도 정말 열받겠다!”
~ 그때 주인공 앤디는 작업을 멈추고 교도관들의 대화에 집중합니다. ~
@ [레드(죄수2)]: “앤디, 정신 나갔어? ~ 걸레질이나 해!”

@ [해들리]: “세금이랍시고 엄청나게 뜯어갈 거 아냐? ~ 일단 차를 한 대 사더라도
세금에 유지비에 ... 애들은 또 허구한 날 태워달라고 조를 테고, 연말에 세금정산을
잘못했다간 또 돈 나가지 ~ 그놈의 정부! 알아줘야 해!“

~ 앤디가 교도관 해들리쪽으로 다가갑니다. ~

@ [앤디(주인공 죄수)]: “Mr. Hadley. Do you trust your wife?”
@ [해들리]: “정말 웃기는군! ~ 주둥이가 박살나면 더 재밌을 거야!”
@ [앤디(주인공 죄수)]: “부인이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냐고요?”
@ [해들리]: “끝났어!, 이 자식 사고로 처리해!”(앤디의 멱살을 잡고 아래로 떨어뜨리려 한다.)
@ [앤디(주인공 죄수)]: “(다급하게)부인을 믿는다면 3만 5천을 뺏길 이유가 없거든요!”

@ [해들리]: “방금 뭐라 그랬어?”
@ [앤디(주인공 죄수)]: “3만 5천이요! ~ 전부 다요!”
@ [해들리]: “전부 다?”
@ [앤디(주인공 죄수)]: “동전 한 푼까지도요 ~ ”

@ [해들리]: “자세히 얘기해봐!”
@ [앤디(주인공 죄수)]: “돈을 갖고 싶다면 전부 부인한테 주세요.
6만 달러 미만은 부인한테 선물로 줄 수 있게 돼 있어요!“
@ [해들리]: “그럼 세금이 면제되나?”
@ [앤디(주인공 죄수)]: “면제죠, 한 푼도 안 뜯겨요!”
@ [해들리]: “네가 바로 부인을 죽인 그 은행가 놈이지? 네 말대로 했다가 나도 여기 갇히라고?”
@ [앤디(주인공 죄수)]: “완벽하게 합법적인 거에요, 국세청에 가서 물어 보세요. 물론 내 얘기가
아니더라도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요 ~ “

@ [해들리]: “당연하지! 너 같은 놈이 꼴값 떨지 않아도 다 안다고!”
@ [앤디(주인공 죄수)]: “그러실 테죠, 대신 일을 꾸미는 데는 돈이 들어요. 변호사 비용 같은거죠!”
@ [해들리]: “쓸개 빠진 변호사 놈들!”
@ [앤디(주인공 죄수)]: “제가 할 수 있어요. 양식만 준비해오면 거의 공짜로 해드릴 께요.
대신 동료들에게 맥주 3병씩만 제공해 주시면 됩니다. 실외작업을 할 때는 맥주가 제격이거든요
그냥 제 의견입니다.“

@ [레드(죄수2)]: “(독백) ... 1949년 봄, 오전 10시 지붕위에서 타르칠을 하다가 우리는 도란도란
모여 앉아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것도 쇼생크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간수가 주는 맥주를!“

@ [해들리]: “시원할 때 어서들 마셔!”

@ [레드(죄수2)]: “(독백) ... 그날은 놈의 목소리가 관대하게 들리기까지 했다.
햇빛아래서 맥주를 마시며 우리는 자유를 만끽했다. 마치 우리 자신의 집 지붕에 타르를
칠하는 기분이었다. 조물주가 된 느낌마저 들었다. ... 그동안 앤디는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서
자신 덕분에 맥주를 마시는 우리들을 묘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 앤디는 보통 사람의 일상을
느끼고 싶었던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주 잠깐이라도 ..... ... “

주인공 앤디와 교도관 해들리의 극적인 순간이 지나간 후 ... 레드의 말처럼
앤디는 묘한 미소를 띠며 동료 죄수들이 따사로운 햇빛 아래서 평화롭게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쇼생크 탈출의 최고의 명장면중 하나입니다.

영화는 앤디의 미소를 통해 관객들에게 핵심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더불어 이 질문은 플롯에
<시한폭탄>을 설치한 것과 같습니다. 관객들은 앤디의 <미소>가 주는 의미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사유합니다. ~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 관객들 각자가 생각하는 자유의
의미는 이야기가 흐르는 동안 관객들의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증폭됩니다.

[ BROOKS WAS HERE - 여기에 브룩스가 있었다. ]

브룩스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쇼생크에서 가장 오랜 기간(50년) 복역하고 있는 노인죄수입니다.
교도소에서 그의 역할은 자신의 복역기간 만큼이나 오래되고 먼지 쌓인 도서관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어느 날 브룩스는 친했던 동료죄수 헤이우드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인질극을 벌입니다. 순종적으로
50년의 교도소 생활을 무난하게 이어오던 그였기에 다른 동료들은 이 힘없는 늙은 죄수의 인질극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 그리고 곧 브룩스의 인질극은 <가석방(자유)> 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 일반 죄수에게 가석방은 당연히 <자유>를 뜻합니다. 하지만 50년을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한 브룩스에게는 석방되어 사회로 나가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감옥에 갇히는 것이며,
쇼생크의 생활이 진정한 <자유>를 상징합니다. ... 가석방 되던 날 브룩스는 새끼 때부터 키워왔던
까마귀 <제이크>를 창밖으로 날려주면서 자유를 선물합니다. 사회로 나온 브룩스는 슈퍼마켓에서
계산하는 일을 하지만 50년의 죗값은 그에게 ‘자유’ 대신 절망과 두려움만 줄 뿐입니다. ... 결국
브룩스는 쇼생크 동료들에게 편지 한통을 보내며 숙소 방 천장 아래 나무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목을 매는 자살을 선택합니다. ~ ~ ~ “BROOKS WAS HERE - 여기에 브룩스가 있었다. ”
진정한 자유에 대해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졌던 주인공 앤디의 <미소>는 이야기가 흐르는
동안 계속해서 증폭되었고 결국 브룩스의 자살과 함께 터져버립니다. 까마귀 제이크가 자유를 찾아
푸른 하늘을 향해 훨~훨 날아갔던 것처럼, 브룩스는 동료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편지(정신)가 되어
쇼생크로 날아와 자신의 진정한 자유를 되찾습니다.

[@ (브룩스의 편지): ~ 추락하는 악몽을 꾸다가 깜짝 놀라서 깨곤 하지
가끔은 여기가 어딘지 기억이 안 날 때도 있어 ... 총을 가져다가 슈퍼를 털면
날 그곳으로 다시 보내줄 텐데 ... 덤으로 매니저도 쏴 버리면 더 좋고, 하지만
그런 짓을 하기엔 너무 늙어 버렸어 ~ 난 여기가 싫어, 항상 두려워하는 것도
지쳤고, 더 이상 머물지 않기로 했어, 나 같이 늙은 도둑에게는 별로 신경도
안 쓰겠지 ... (추신, 헤이우드에게 미안하네, 고의가 아니었어. ... 브룩스) ]

[@ 레드 - (브룩스의 자살 소식을 듣고 죄수들과의 대화에서)
“이곳에 길들여져서 그래! ~ 여기서 50년이나 있었어. 자그마치 50년!
그에게는 여기가 전부야! ... 여기선 그도 중요한 인물이고 똑똑한 사람처럼
대접도 받지만 밖에 나가면 아무것도 아냐, 관절염에 걸린 늙은 죄수일 뿐이지
저 울타리 때문인 건 확실해! ~ 처음엔 미워하게 되고 그 다음엔 익숙해지지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게 되면 의지하게 되는 거야 ~ 평생을 이곳에
있게 되면 인생의 전부가 되는 거야! ~ 최소한 일부라도 되는 거지“ ... ]

사람들이 스토리에 흠뻑 빠지게 되는 건 <공감> 때문입니다.
화려한 연출로 볼거리가 많아지는 것보다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현실에서 있을법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냅니다. ... 쇼생크 탈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즉 있을법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앤디와 동료들은
비록 ‘죄수’지만 <쇼생크 교도소>라는 그들만의 사회(구조) 안에서는 최소한 억압받는 선한 이미지로
소비됩니다. 죄수들은 교도관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해도 항거하지 못하고, 노튼 (교도소)소장에
의해 노동력을 착취당하기도 합니다. ... 브룩스는 자살을 선택하고 앤디는 호모들에 둘러싸여 갖은
수모와 고초를 당합니다. 선한 사람이 거대 권력에 항거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저항 의지를 내려놓고
자신의 불행을 슬프게 받아들일 때 사람들은 연민과 공포와 분노를 느낍니다. 악당을 쓰러뜨리는
권선징악은 우리에게 통쾌함을 주지만, 대부분 그 이상의 큰 감동과 울림은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공감의 메시지>는 영화 속 인물들이 자신과(자신의 처지) 닮거나 혹은 자신의 주변에서도 한번쯤
있을법하다 생각되는 상황에서는 더 큰 호소력을 발휘합니다.

서지현 검사의 짧고 강렬했던 한마디! ~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라는 레토릭(Rhetoric)은
한국사회 미투 운동에 폭탄을 심어놓은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이 발언이후 수많은 한국 여성들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사유했습니다. ... <잘못>이라는 물음은 단순히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차원을 넘어 <여성 정체성과 젠더>의 무게로까지 증폭된 것입니다. 또한 <잘못>에 담긴 함의는
(피해)여성 입장에서는 과거 언젠가 분명히 존재했었던 절망과 분노의 시간이었으며, 피해 여성이
아니더라도 모든 여성에게는 미래 언젠가 어쩌면 존재할 수 있는(있을법한) <공감의 메시지>였던
것입니다.

레토릭(Rhetoric)과 플롯(Plot)이 만나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라는 공감의 메시지가 형성되면
이제는 이야기(공감)의 완성도를 위해 정교하게 깎고 다듬는 기술적 요소(도구)들이 필요해 집니다.
바로 <행동(액션Action)>입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에게 행동(Action)을 이야기의 아이디어(Idea)로
생각하라고 가르친다. 실제로 그는 행동이 사람, 곧 인물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반드시 행동에 관한 것이어야 하며, 행동은 실제 우리의
삶보다 더 거대할 뿐만 아니라 그 삶을 함께하는 사람보다 더 위대하다는
사실을 아리스토텔레스는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 (스토리텔링의 비밀. 23페이지/ 마이클 티어노/ 아우라 출판 ) ]

“여대생 수지는 사진작가가 꿈입니다. 하지만 가난해서 카메라를 살수가 없습니다.”
사진작가를 꿈꾸는 여대생 수지의 이야기가 하고 싶다면, 단순하게 <꿈꾸다>에서 그치면 안 됩니다.
꿈꾼다는 것은 <액션(Action)>이 아니기 때문인데 ... 그래서 이때 사진작가를 “꿈꾸는” 수지 대신에
<“카메라를 훔친 수지“>로 설정을 바꿔버린다면 이야기는 훨씬 더 흥미로워집니다. ... ‘꿈꾸다’는
그냥 수지의 현재 마음상태를 나타내지만 <훔쳤다!>는 바로 <행동(Action)>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속의 <액션(Action)>은 주인공의 처지(현재 마음상태)를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이렇게
단 하나의 “행동(훔쳤다)”만으로 상당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그러나 아직은 <행동(Action)>
하나만으로는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 (수지이야기) – 가난한 여대생 수지는 사진작가가 되어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모두 담고 싶어 합니다. ... 연인들의 사랑과, 아이들의 미소, 이웃들의 나눔과
청년들의 열정, 지역의 축제 등을 카메라에 가득 담아서 모두에게 나눠주고 싶어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지는 평소 갖고 싶어 하던 분홍색 카메라를 훔칩니다. 하지만 카메라 가게
사장이자 젊은 사진작가였던 동욱에게 발각되고 철창신세를 져야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동욱은 카메라를 수지에게 돌려주며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일주일 안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풍경을 담아오면 용서는 물론, 카메라까지
주겠다고 합니다. ... 일주일 후, 수지는 카메라에 자신의 영롱한 두 눈동자를 담아 동욱에게
내밀었습니다. ‘아름다움만’ 쫓다보면 세상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것들을 외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지는 뒤늦게 깨달은 것입니다. 그동안 아름다움만 쫓고자 했던 자신의 두 눈이
바로 가장 어리석고 어두운 풍경이었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고백합니다. 이후 수지와 동욱은
연인 관계로 발전하고, 이들의 사랑은 진짜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 관객들에게 공감을 선물합니다.]

사진작가가 되고 싶은 수지의 꿈을 “훔치다”라는 극적인 <행동(Action)>으로 교체함으로써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발전시켰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토리텔링에서 <행동(Action)>은 긴 서술을
대신해 현재의 상황을 압축하고 플롯을 정교하게 깎고 다듬어 우리에게 매우 강렬한 (공감)메시지를
전달하게 됩니다. [@ 수지 야야기는 제가 즉흥적으로 지어낸 이야기 이므로 유치해도 그냥 참으시길
바라며 ~ ㅎㅎ]

영화 쇼생크 탈출 초반부, 교도소 식당에서 주인공 앤디가 밥(죽)을 먹으려 할 때, 밥에서 애벌레
한 마리가 꿈틀거리며 기어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 영화는 이 한 장면[행동(Action)]을 통해
긴 서술 없이 쇼생크 식당의 부실함과 당시의 낙후된 시대상을 매우 강렬하게 포착합니다. 그리고
그때 늙은 죄수 브룩스가 앤디에게 (벌레를)먹지 않을 거면 자신에게 애벌레를 줄 것을 부탁합니다.
앤디가 벌레를 건네자 브룩스는 카디건(cardigan) 안주머니 속에 있던 새끼 까마귀 ‘제이크’ 입속으로
벌레를 넣어줍니다. 만약 이 장면에서 벌레가 브룩스의 입속으로 들어갔다면 죄수의 <야만성>을
부각시켰겠지만, 새끼 까마귀 제이크의 입으로 들어감으로써 죄수(브룩스)는 최소한의 <공존>의식을
소유한 사람임을 관객들에게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영화(쇼생크 탈출)에서 <행동(Action)> 하나가 이야기에 얼마나 큰 아이디어(Idea)와 공감의 메시지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명장면(Action)이 있습니다. ... 주인공 앤디는
교도소 방송실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모차르트)>을 틉니다. ... 그러자
목공소에서 일하던 죄수들, 병상에 누워있던 죄수들, 운동장에서 햇볕을 쐬며 거닐던 수많은 죄수들은
오직 천상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단 한 곳만을 응시합니다. 영화는 이 압도적인 장면[행동(Action)]
하나로 당시 죄수들의 정서적 공백을 포착했고 그 순간만큼은 쇼생크라는 세상을 정지시켜 버립니다.

“나는 피해자입니다!” 라는 외침은 현재의 마음상태를 단조롭게 보여주지만,
<나도 당했다, 나도 고발한다!>는 미투 운동(#Me Too)은 외침 자체가 바로 “행동(Action)”입니다.
그럼 이쯤에서 이글 처음으로 돌아가 서지현 검사의 진술내용을 다시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 서지현 검사: 네, 맞습니다. 거기에 모 검찰 간부가 동석을 하였습니다.
제가 바로 옆자리에 앉게 되었고요. 사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여전히 떠올리기는
굉장히 힘든 기억입니다. 옆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시간 동안 하였습니다.]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 라는 <행동(Action)>은 서지현 검사의 당시 심경이
어떠했는지를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여성들에게 아주 강렬하게 전달됩니다.[#공감메시지의 강화]

[@ (배우 오달수가 모텔에서) 더운데 좀 씻고 이렇게 하자고 하면서 옷을 벗겨주려고
이렇게 손을, 제 몸에 손을 대려고 했어요 - 연극배우 엄지영 Jtbc 인터뷰 中 ]

[@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의 전화 심리 상담을 받으려고 전화도 한 적도 있었고요. ~ (중략)
지사가 최근에 저를 밤에 불러서 미투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 미안하다, 너 그때 괜찮느냐,
그렇게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래서 오늘은 ‘안 그러시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국에는 또
그날도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 김지은 충남도 정무비서 Jtbc 인터뷰 中 ]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고, 옷을 벗겨주려고 하고, (정신과)심리 상담을 받고 ... 이렇게
구체성을 띤 <행동(Action)>이 조금씩은 차이가 있어도 결정적으로 “여성을 대상(피해자)으로 한다”는
공통된 맥락(‘여성’이라는 대표성)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또한 이런 패턴이 반복적으로
대중(여성)들에게 노출된다면 (공감)메시지의 힘은 무섭게 커질 것입니다. ... 결론적으로 이런
<행동(Action)>은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플롯)의 완성도를 높여주면서 나머지 이야기들을 삭제하는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한마디로 이제 대중(여성)들의 뇌리에는 오직 허리와 엉덩이, 모텔, 키스,
노출, 정신과 상담 등의 자극적인 메시지만 각인되는데 ... 이것은 곧 다른 모든 (지루한)진술을
부재로 만드는 <판화>의 메시지 전달방식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미투 운동은 스스로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레토릭(Rhetoric)과
플롯(Plot) ... 여기에 행동(Action)이 가미됨으로써 나름의 힘의 기반(폭탄이 심어짐)을 갖게 되었고,
이후 미투 운동의 참여방식에도 일정한 형식(표준화)이 자생적, 암묵적으로 형성될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예비 (미투)참가자들은 운동 참가(폭로) 전에 자신이 어떤 행동(Action.구체적진술)을 해야 할지를
본인의 뇌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되뇌이며 시뮬레이션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쯤에서 저는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향후 미투 운동은 아무런 부작용 없이 지속적으로 힘의 크기를 키울 수 있을 것인가?>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는 미투 운동에 대해 중앙일보 사설(2018.3.10)에서
미투 운동을 ‘제2의 민주화 운동’이라 부르며 한 세기 이상 진행된 한국 여성해방 운동의
역사에서 지금이 가장 커다란 해가 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참고: (중앙일보) 미투는 ‘제2의 민주화 운동’ ~ ( 에이치ttp://news.joins.com/article/22428961 )

이나영 교수의 말대로라면 현재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미투 운동은 여성들에게 혁명적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방향의 긍정성은 차치하고서라도 향후 한국사회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올 것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 하지만 <변화> 그 자체가 모두 긍정을
대변하는 수식어가 될 수는 없습니다. 미투 운동이 혹시라도 야기할 수 있는 부정적 방향성에 대한
부분은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여성해방, 억압, 군림, 통제, 수직적 위계 등(기사내용)>과
같은 페미니즘이 주로 남성들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단어들을 나열하며 미투 운동을 ‘시민혁명’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 미투 운동이 이 교수의 말처럼 과연 희망만을 도출할 수 있을까?]

미투 운동의 ‘순수성(진정성)’만 놓고 따져본다면 방향성은 분명 사회정의, 사회정화를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것임에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여성단체(페미)들의 문제점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저는 글 첫머리에서
<변화의 급격성과 절대선(善)>의 문제를 거론한 바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투 운동이 반드시
경계해야할 부분입니다.

1. 미투 운동에 참여하면 사회 정의 실현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2. 미투 운동에 참여하면 여성 해방과 빼앗겼던 권리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경쟁과 수익)
3. 미투 운동에 참여하면 남성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우리가 올라설 수 있습니다.(권력)

노동운동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함이듯, 또 민주시민운동이 국민들의 주권회복을
위함이듯, 미투 운동 또한 그 근본적 목적은 썩은 살을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운동을 관통하는 공통의 정신, 즉 정당한 권리 찾기와 주권회복, 그리고 새살을
돋게 하려는 의지는 바로 사회가 <정상성>을 되찾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최근
한국여성단체연합이 미투 운동에 편승해 <너희(남성)들의 시대는 갔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우리들은 너희들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 같은 공격적 구호를 외치며 남성중심 사회의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사회의 정상성을 위함이 아니라 대립과 갈등만 양산하며 오히려
사회를 비정상성이라는 구렁텅이 속으로 더 깊게 빠뜨릴 것입니다. ... 결국 이들 (페미)단체는
미투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훼손하며 사회정의가 아닌 스스로가 <절대선(絕對善)>이 되기 위한
격렬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한)권력을 달라!”>의
공식적 선언이라 생각됩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권력에 신성(神聖)이 부여되면 그것은 이제
종교가 된다는 점입니다. ... 그리고 이러한 총체적 현상의 배후에는 바로 <변화의 급격성>이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에 따르면 ~
예전 국가들은 죄수들을 다룰 때(벌할 때) 주요 목적이 <복수>에 있었습니다.
죄를 지으면 두들겨 패던지, 아니면 목을 베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오늘날
현대 사회는 더 이상 죄수들을 때리지 않습니다. 대신 일(노동)을 시키고 세세한 교정 규칙을
만들어 착한사람(길들여진 인간)으로 만들려는 <교화(敎化)>에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입니다.
[@ 몸에 대한 권력(처벌)이 생산(노동)하는 권력으로 이동]

시위를 하는 군중에게 국가가 <반정부 시위자>라며 곤봉을 들고 두들겨 팬다면 시민들의 분노는
더 크게 끓어오를 것입니다. 그러나 “폴리스라인을 준수하십시오!”, “도로교통법을 지키십시오!” 같은
일종의 섬세한 법의 기준(시위 기준)을 정해놓으면 시민들의 시위 강도는 약화됩니다. 시위의 본질
보다는 시위의 <기준>이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김대리는 한심한 놈이다”에는 크게 화를 내겠지만
“김대리는 사내 보고서 양식을 아직도 모른다” 에는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 법과 규칙이
섬세하면 섬세할수록 사람들에 대한 통제(길들이기)는 더 쉬워진다는 게 푸코의 주장입니다.

반면 지금의 미투 운동에서는 푸코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성폭력이라는 행위가 ‘법(法)’의 카테고리를 벗어나 ‘문화(도덕범주)’라는 좀 더 넓고 포괄적인
대중적(상위) 영역으로 흡수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대상(남성)에 대한 공격이 한층 더 쉬워졌습니다.
총으로 개미를 쏘는 건 어렵지만 멧돼지나 코끼리는 쉽습니다. 맞혀야 할 타깃(target)이 한 눈에
확 들어올 만큼 비대해졌기 때문입니다.(@ 법이 아닌 성‘문화’의 문제)

따라서 실명이든, 익명이든 관계없이 본인이 피해자(?)임을 자처하며 과거 <성폭력 문화>가
만연하던 시절에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면 이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에게는 ‘법(무죄추정원칙)’의
효력적용이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이미 그의 행위는 죄의 성질이 아니라 <성폭력 문화>라는
도덕(문화)적 범주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이는 모호성의 증대로 더 이상 법이 끼어들 자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구잡이식으로 사냥을 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절대선(善)]
이는 푸코가 지적했던 국가가 죄수들을 다루던 교정 권력에 역행하는 수순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둘에게서 권력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이 동일하게 발견됩니다. ... 푸코는
법(기준)의 섬세함이 통제 권력을 낳는다고 했지만, 미투 운동은 법의 느슨함(도덕적 포괄성)이
통제 권력을 생산합니다. ... 오직 다른 점은 푸코의 권력은 중앙이 가지며, 미투 운동의 권력은
대중(여성)이 가진다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 국가(중앙)라는 단독주체가 소유했던 심판(법)
권력이 대중(여성)으로 이동한 것인데 ... 저는 이것을 "마이너스 푸코현상" 이라고 명명하려 합니다.]

서두에서 얘기했듯, 미투 운동이 이렇게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실체)로서
법위에 군림(@ 혹은 법을 미투 운동의 부분집합으로 강등)하게 되면 이제 자신들 스스로가 만든
소위 <미투 법률(심판권력)>을 사용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마음대로 재판할수는 있어도
정작 자신들(미투운동)의 오류는 재판 받지 않는 <절대선(絕對善)>의 위치에 올라서게 됩니다.
절대선의 문제는 극좌와 극우 등 대개 극단의 끄트머리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래서
절대선은 항상 (미투 운동의)상한을 넘어서게 됩니다.

모든 (정치)권력은 인간의 '정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배꼽아래 남성은 정신보다는 '몸(본능)'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병법서들이 “장수를 쏘지 말고, 말을 쏘라!”고 말하는 것은 오늘날 상대의
정신보다 신체(본능)를 먼저 공격하는 것이 승리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 현재 상당수
한국의 여성단체(페미)들이 미투운동에 적극적인 이유입니다. ... 하지만 미투 운동은 여자와 남자가
승패를 겨루는 대결이 아닙니다. 운동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가장 시급한 것은 미투 운동에
대한 합리적 담론 형성입니다. 실천적 대안을 마련하고 이후 사회 구석구석에, 생산된 담론과 대안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골고루 뿌려주는 것입니다. 또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역시나
<변화에 대한 급격성과 절대선>입니다.

달걀의 모양이 비대칭 타원인 이유는 종족 번식에 가장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달걀 껍질의 쉘 구조는 외부 충격을 내력(외부 힘에 저항하여 원형을 지키려는 힘)으로 바꿔
얇은 두께에서도 쉽게 깨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달걀을 굴려보면 직선이 아니라 원운동을 합니다.
미투 운동이 중간과정(담론과 대안마련)을 모두 생략한 채, 오직 개인과 집단(페미)의 사적이익을
위한 목적이라면 미투 운동의 방향성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영원히 원 운동만 하게 될 것입니다.
미투 운동은 자신들(페미)의 세력을 키우는(번식) 원운동이 아니라, 사회가 <정상성>을 되찾는
일종의 진보(進步)적 운동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을 <추위에 떠는 고슴도치>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 얼어 죽지 않으려면
서로의 몸을 꼭 끌어안고 추위를 이겨내야 하는데, 상대의 가시 때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 지금 한국사회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추위에 떠는 고슴도치> 상태라 생각됩니다.




[@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한국사회에 더 이상 추위에 떠는 고슴도치가 없어지길 바라며 ~ ]

◆선박(운송)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 [by. 물파스]

경제의 기본중의 기본은 바로 “교환(무역)”입니다.
상품(자동차, TV, 의류 등)을 교환하고, 에너지(원유, 석탄 등)를 교환합니다.
농.수산물(곡물, 과일, 어패류 등)을 교환하고, 서비스(여행, 금융, 법률, 회계 등)도 교환하죠.
하지만 이러한 모든 교환 대상들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목적지)로 누군가가 쉬지 않고
열심히 실어 날라야 합니다.(운송) ... 그리고 그 대표적 운송수단 중에 하나가 바로 선박(船舶)입니다.

물론 항공과 철도 또한 상품과 사람들(여객)을 열심히 실어 나르는 중요한 운송 수단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계경제(무역)에서 선박이 차지하는 그 위상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세계 교역 물량의 75%~80%가 바다(선박)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교역의 99%가 바다(선박)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거의 전부인 거죠.]

선박(船舶)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 해상법상 상행위를 할 목적으로 물위를 항해하며 명칭, 국적, 선적항 따위를 가지는
본래는 동산이지만 부동산에 준하는 취급을 받는 구조물] ... 이라고 정의 하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자산(Asset) 이라고 하면 토지나 아파트, 상가건물처럼 소위 '부동산'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유형자산이 있으며, 자동차, 요트(선박)처럼 <움직일 수 있는> 유형자산이 존재합니다.
여기에 주식, 채권 은행예금 같은 금융자산과 영업권, 특허권 같은 무형자산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많은 자산들 중에, 특히 규모가 크고 움직일 수 없는 부동산(토지, 건물) 같은
고정자산의 경우에는 주식이나 은행예금(통장)처럼 소유 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등록>이라는
제도를 통해 소유권을 구분하고 있습니다.(ex. 부동산 등기)

그런데 움직일 수 있는 유형자산은 보편적으로 등록제도가 없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나 선박은
움직이는 유형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등록제도'를 통해 소유관계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나 선박은 왜 등록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가?

책이나 가방, 담배, 스마트폰 등의 물건들은 우리가 특별히 구청에 가서 등기나 등록을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물건을 현재(지금) 들고 다니는(점유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물건의 주인일 것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립니다. 또한 그러한 생각들에 대해서 그 어떤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선박은 어떠한가? ... 당연한 얘기지만 선박은 휴대폰처럼 들고 다닐 만큼 작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가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대형 선박들은 쉬지 않고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닙니다. 더불어
특정국가에 머무는 시간도 항만에서 짐(화물)을 내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위에서 보내게 됩니다 ... 다시 말해 공해(公海)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므로 실질적으로
선주(배 주인)가 실물(선박)을 점유하고 있는 시간도 짧지만, 오래 점유하고 싶어도 그럴수록 배를
놀리는(수익창출을 못하다) 상태가 되기 때문에 재무적인(매출) 상황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선박은, 특히 대형 선박은 그 가치(가격)가 웬만한 부동산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따라서 대출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선박에 대한 확실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선박은 전쟁 같은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가적인 전략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상당히 높은 자산입니다. ... 이러한 이유로 선박은 등록 제도를
필요로 합니다. [@ (참고: 국가필수선대) - 국가가 전쟁 같은 비상사태를 대비해 일반 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배중에 적정 기준에 부합하는 선박을 국가필수선박으로 지정하는데, 필수선박으로 지정되면 여러
제한(선원고용 및 항로 등)이 따릅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민간 선사의 손해는 정부가 보상합니다.
때문에 군(해군)에서는 우리 국적 선박을 보호하는 일이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입니다. ... 지난 2011년
1월 삼호해운 소속 <삼호 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되었을 때, 우리 청해 부대가 작전명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해적들을 소탕하고 인질을 구출한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그리고 지금도
청해 부대는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한국 및 외국 선박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전 세계 교역 규모도 과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 졌습니다.
이에 따라 선박에 대한 등록의 의미도 점점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1980년대부터는
국제법(UN협정 90조)에 의거해 모든 상업선단은 자국에 <치적(置籍: 배의 국적.호적)>할 권리를 가지며
치적된 상업선단의 배는 공해를 운항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우리가 아무리 최첨단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예측불허의 천재지변을 맞닥뜨리면
인간은 하염없이 작아집니다. ... 더구나 그러한 예측불허 상황을 바다 한가운데서 만난다면
거의 절망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두발로 딛고 서있는 땅 위에서조차 불안한 인간에게
아무리 큰 배를 가지고 바다 위를 달린다 해도 변화무쌍한 바다의 변덕 앞에서는 항상 위험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 그래서 세계(국제협약)는 바다 위를 지나는 모든 선박 및 선원의 안전과 해양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여 국제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 한마디로 대양(ocean)을
오고갈 정도의 배는 절대로 어설프게 만들지 말라는 거죠! ... 때문에 선체(배의 몸체) 구조는 대단히
견고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선수(배의 앞부분)와 선미(배의 뒷부분), 기관실, 화물창 등은
다른 부분보다 더 튼튼하고 세심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배를 잔잔한 물에 띄우면 수면 아래로(물속) 배가 잠기는 부분이 있습니다. ... 그리고
배가 잠긴 부분 중 수면에서 배의 가장 깊은 곳까지의 수직 거리를 '흘수'[(吃水).Draft] 라고 하는데,
이렇게 물에 잠긴 선체와 수면의 분계선을 흘수선(Draft mark) 이라고 부르며 모든 (대형)선박은
이 흘수선을 표시해야 합니다.

또한 배에 화물이나 사람을 싣게 되면, 더 이상 실을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르는데,
무작정 화물이나 사람을 많이 싣게 되면 배가 전복되거나 물속으로 가라앉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화물이나 사람을 실을 수 있는 최대한도를 설정하여 표시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만재흘수선>입니다.
더불어 만재흘수선 또한 <만재흘수선국제조약>에 따라 반드시 배 측면에 표시하게 되어있습니다.

우리가 바닷가 혹은 TV뉴스에서 자주 보는 (대형)선박은 보편적으로 흘수선 윗부분만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선박은 이 흘수선 아래 부분, 즉 물에 잠긴 부분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이 흘수선 아래 부분은 붉은색 페인트를 칠하여 구분하는데, 이것은 색의 조화 같은 디자인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은 오염방지의 목적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염방지는 배의 성능과
연관되기도 하는데, 해양 동.식물이 배의 표면에 달라붙어 서식하게 되면 추진 성능에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연료소모가 많아질 수 있음]

배의 추진 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은 해양 동.식물 뿐만이 아닙니다. ... 여기에 추진 성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파도인데, 잔물결 없는 아주 고요한 상태에서 배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이때 파(Wave)가 발생하게 됩니다.

파(Wave)가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에너지를 소모했다는 것이며, 이러한 에너지 소모는 곧바로
저항을 발생시키게 되는데 이렇게 배가 전진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저항이 바로 파도입니다.
(@ 조파저항. wave making resistance) ... 그래서 배를 설계할 때 이와 같은 조파저항을 상쇄시키기
위해 선수(배의 앞부분) 아래 부분을 마치 커다란 혹부리 모양의 돌출된 타원형으로 설계하는데
이것을 구상선수(球狀船首,bulbous bow) 라고 합니다.

배의 구조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프로펠러(propeller)입니다.
프로펠러는 엔진의 회전력(어떤 축을 중심으로 빙빙 돌아가는 힘)을 추진력(앞으로 나가려는 힘)으로
변환하는 장치입니다. 한마디로 배가 앞으로 힘차게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장치인 거죠.
그렇다면 프로펠러를 아주 크게 만들면 배가 더 빠르고 힘차게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하지만, 프로펠러를 무한정 크게 만들면 오히려 물의 저항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그래서 프로펠러는 선종(배의 종류), 선형(배의 모양)과 선박의 크기 등이 고려되어 신중하게 결정되고,
많은 추진력을 필요로 할 때는 프로펠러가 두 개인 쌍축선 형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대충 선박의 아래 부분, 즉 흘수선 아래의 구조에 대해서 살펴보았으므로,
선박의 윗부분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배를 물위에 떠있게 만들어 주고, 또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게 해줄 수 있는 구조는 어느 배든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물에 잠긴 부분(흘수선 아래)의 배 구조는 대동소이 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배의 윗부분의 구조는 선종과 선형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노 젓는 1인용 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대형)선박에는 갑판(Deck)이 있습니다.
갑판(Deck)은 배 위에 나무나 철판으로 깔아 놓은 넓고 평평한 바닥을 말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형선박 갑판에는 “데크하우스(Deck House)” 라는 상부 구조물을 설치하는데, 여기에는 배를 조종하는
조타실과 선원들이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선원 거주구 및 사무실 등이 포함 됩니다 ... 쉽게 말해
(보통)5~8층짜리 작은 고급호텔을 배의 상부에(갑판위에) 레고 블록을 쌓듯이 올려놓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할 겁니다.

그런데 데크하우스(Deck House) 제작에는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됩니다.
만약 데크하우스를 너무 크게 만들면 그 무게 때문에 배의 무게중심을 맞추기가 까다로워질 수
있으며 연료소모 또한 많아집니다. 따라서 데크하우스는 조타실과 선원들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을 고려하면서도, 동시에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육상의 건물이었다면 철근콘크리트로 골조를 만들었겠지만, 데크하우스의 골조는 대부분 철판으로
만들며, 벽면, 천장, 바닥도 모두 철판으로만 제작하는 고난이도 공법이 요구됩니다.

이렇게 고난이도 공법이 요구되는 데크하우스(Deck House) 라는 상부구조물을 제작하는 업체 중
세계 1위 업체가 바로 우리나라 오리엔탈정공 이라는 회사인데, 이 회사가 만드는 데크하우스는 주로
"파나막스급(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정도의 크기의 선박)" 이상의 대형 선박에 탑재되며 데크하우스를
하나 수주하면 보통은 40여 개 협력업체가 달라붙어 90~120일 만에 완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더불어 데크하우스에는 선원 거주구역 이외에도 (앞서 언급했듯이)조타실을 포함하는데,
배를 조종하는 조타실은 보편적으로 선미(배의 뒷부분) 쪽에 설치합니다. 배가 깊은 바다로 나가게
되면 선수(배의 앞부분) 쪽은 선미에 비해 상하운동이 심해서 조종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화물을 실을 공간을 좀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이유도 있습니다.

배 구조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보겠습니다. ~ 보통 화물선의 바닥은 이중 구조로 만듭니다.
배가 좌초했을 때, 바닷물이 선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화물을 보호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반대로 유조선 같은 경우는 바다로의 기름 유출을 막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1983년
해양오염 방지에 관한 국제협약과 1989년에 알래스카연안에서 발생한 초대형 유조선 엑손 발데스호의
좌초사고로 이중선체 구조에 대한 국제협약이 더욱 강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1990년부터 미국 연안을 항해하는 모든 유조선에 대해서 이중선체 구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었고,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또한 신조(@새로 건조되는 선박) 유조선의
이중선체 구조를 의무화 하였습니다.]

배는 다른 운송수단(자동차, 철도, 항공 등)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속도가 많이 느린 편입니다.
따라서 공기저항은 적지만, 바람이나 파도 같은 다른 저항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물에 직접 접촉하는
프로펠러 같은 보이는 부분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선박)엔진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많은 분들은 한국의 조선 산업이 (중국의 추격이 만만찮지만)세계 1위라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선박엔진 산업 역시 세계 1위라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선박엔진의 세계1위 업체는 바로 현대중공업인데, 이 업체는 현재
세계 40여 개국으로 수출하고 시장점유율이 약 35% 수준입니다. 그 뒤를 이은 선박엔진 세계 2위
업체로 두산엔진(시장점유율 20%)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세계 선박엔진의 절반 이상은 한국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박의 속력은 주로 노트(Knot)로 표시하는데(@기호는 kn, kt) ... 1노트는 배가 1시간에 1해리를
가는 속력을 말합니다.(1해리: 1,852m) ~ 따라서 배의 속력이 27노트라면, 대략 시속 50km를 뜻합니다.
그래서 배가 24시간동안 27노트를 유지하며 항해 한다면, 대략 1,200km 항해할 수 있다는 뜻이며,
이 속력으로 부산항을 출발하면 대략 9일후에 미국 남서부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항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됩니다.

배는 사용 목적에 따라 보통 상선과 군함, 어선 및 특수선 등으로 분류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상선의 주 수입원은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며 받는 운임입니다. 상선은 다시
화물선과 화객선(화물과 승객을 함께 운반하는 배), 여객선 등으로 분류되는데, 이 글에서는
상선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입니다.

화물의 종류를 먼저 생각해봅시다.
(대형)선박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운송하는 대표적 화물에는 원유와 석유제품, 천연가스, 석탄,
철광석, 곡물 등이 있으며, 이들 화물은 현재 세계 교역량의 대략 6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포장화물(컨테이너) 같은 기타 건화물(Dry Cargo)이 포함됩니다.

건화물(Dry Cargo)은 원유 같은 액체가 아닌 광석이나 곡물, 기계류 및 각종 공산품(잡화) 등의
고체화물로 일반 화물선이나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운송 됩니다. 특히 석탄과 철광석, 곡물 등은
특별한 포장이나 묶음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흔한 말로 그냥 선창(화물칸)에 들이부어(산적, 쌓다.)
쌓은 형태로 운송합니다.(@산적운송) 그리고 이렇게 산적 형태를 전문으로 운송하는 배를
보통 벌크선(Bulk Carrier) 이라고 부릅니다 ... 그런데 여기서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 또한
따지고 보면 (포장하지 않고)산적 형태로 운송하는 형태인건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워낙 화물의 특수성이 높아서 따로 전용선(@탱커.Tanker)을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곡물 같은 경우는 계절적 수요와 특정 수확시기로 인한 변동이 다른 화물보다 잦기 때문에
전용선을 두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여러 화물 종류의 물동량에 맞춰 운영합니다. 더불어
해운회사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빈 배(공선) 운송을 줄이는 것이 수익에 도움이 됩니다. 한마디로
부동산 임대시 공실률을 낮추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다른 종류의(2종류 이상)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선창(화물칸)을 개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 예를 들면, 중동에서 원유를 싣고
유럽으로 운송한 다음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프리카에 들러 철광석 등의 원자재를 싣고 오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원유(@땅속에서 방금 뽑아낸 천연 그대로의 석유)나 정유[@정제한 석유(휘발유, 경우, 등유 등)]처럼
액체 상태의 화물이 아닌 건화물에는 방금 전 얘기한 석탄, 철광석, 곡물 이외에도 우리가 보통 상품이라고 부르는
TV, 냉장고, 휴대폰, 의류 등의 각종 공산품(생활 잡화 포함) 등이 포함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산품은
보통은 안전하게 포장되어(포장화물) 운송되는데 ... 이에 가장 적합한 배가바로 컨테이너선입니다.
[@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는 PCC(Pure car carrier), PCTC(Pure Car and Truck Carrier) 라는
자동차 전용운반선으로 운송됩니다. 자동차 전용선은 보통 9~10층의 갑판으로 설계되고,
육상의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처럼 통로 끝에 나선형의 주행로를 설치하여 자동차가 각 층마다 스스로
이동하여 선적하는 방식인데, 최근에는 13층 이상 크기의 선박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정도 크기면
한 번에 대략 5천대 이상의 자동차를 선적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대표적인 자동차 운송기업이
바로 “현대글로비스”입니다. ]

컨테이너선(container ship)은 갑판 아래의 선창(화물칸)뿐만 아니라 갑판 위에도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 이 배는 모두가 잘 알다시피 컨테이너(container) 라는
규격화된 네모난 철재상자 용기에 (포장)화물을 담아 운송을 하는 것입니다.

컨테이너선은 1960년대 미국의 시랜드(Sealand) 사와 매트손 내비게이션 사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이후로 하역비 절감과 하역시간 단축 등 컨테이너선의 등장은 그야말로 물류의 혁명이라고 할 만큼
해상운송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컨테이너선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는 주로 TEU(티이유. twenty footer equivalent unit)를
사용합니다. 1TEU는 20피트(6미터) 짜리 컨테이너박스 한 개를 뜻하며, 40피트를 뜻하는
FEU(forty footer equivalent unit) 컨테이너박스도 있습니다.]

최근에 건조되는 대형 컨테이너선은 보통 1만 TEU를 가볍게 넘어섭니다 ... 한마디로 컨테이너 박스
1만개를 적재할 수 있다는 뜻인데, 1만 TEU 급이면 하루 300톤 이상의 연료소모량에 길이는 보통
400m, 높이만도 50m에 가까운 엄청난 크기의 선박인 것입니다. 그런데 1만 TEU급 컨테이너선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히 선박의 물리적 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거죠.!

만약 20피트(6미터)짜리 컨테이너 1만개를 일렬로 이어붙인다면(60km) 자동차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인천공항까지 갈수 있는 엄청난 거리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컨테이너 1만개를 육로를 통해 운송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 ~ 우선 1만대의 트레일러가 필요합니다. 또한 1만 명의 운전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엄청난 인건비와 연료비용, 차량 대여비용, 운전자 식비 및 주유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정말 상상 이상의 대규모 이동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광경을 공중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내려다본다면 서울 광화문에서 인천공항까지 거리와 맞먹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초대형
아나콘다(Anaconda) 한 마리가 도로를 점령하며 꿈틀 꿈틀 기어가는 현기증 나는 광경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때 1만 TEU급 컨테이너 선박이 등장 한다면, 이 모든 현기증 나는 고민이 한 번에 해결됩니다.
인원은 많아봐야 고작 20명~30명이면 충분하며, 연료비용과 시간 측면에서도 컨테이너 선박이
압도적이라 할 만큼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결론적으로 경제성과 효율을 따져본다면
해상운송은 아직까지 감히 그 어떤 운송수단 보다도 월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보편적으로 선박(운임비용)은 육상 운임에 비해 1/5 수준이며, 항공 운임의 1/50 수준입니다.]

컨테이너선의 크기를 말할 때는 보편적으로 만재 TEU를 사용합니다. ~ 다시 말해
"최대 몇 개의 컨테이너를 배에 실을 수 있느냐"를 따져보는 것으로 컨테이너선의 크기를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것은 컨테이너 박스가 규격화, 표준화 되어있기 때문에 컨테이너선끼리의 비교는
그 개수(컨테이너 개수)로서 크기를 다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비교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벌크선이나 유조선 같은 경우는 앞서 언급했듯이 화물을 그냥 산적(쌓음) 형태로 운송하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비교 방법은 그냥 화물의 무게(중량)를 재는 방법이외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쉽게 말해 "이 배는 철광석을 1만 톤을 실을 수 있다!" 처럼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최대 무게를 따져서 선박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화물의 무게를 측정하는
단위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준이 바로 DWT(Deadweight Tonnage)라는 <"재화중량톤수">입니다.

앞서 배의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흘수선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았던 기억이 나실 겁니다.
축구장 크기의 아주 큰 욕조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물을 가득 채우기 시작합니다.
거의 한 두 방울이면 욕조가 넘칠 듯 말 듯, 최대한 가득 채우고 물이 잔잔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배를 띄웁니다. 당연히 배의 무게 때문에 욕조 밖으로는 일정량의 물이 밀려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욕조 밖으로 밀려난 물의 중량을 소위 <배수중량> 이라고 하는데, 이 배수중량은 배의 흘수선 아래,
즉 수면 아래 물속에 잠긴 배의 용적(부피)과 물의 비중을 곱한 값과 같은 무게인 것입니다.
그리고 배수중량을 톤으로 나타낸 값을 <배수톤수>라고 합니다.

이미 앞에서 자세히 언급했듯이 배에는 선원들이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공간(데크하우스)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그 곳에는 선원들 개인용품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식당이나 창고에는
식량 및 음료수가 있을 것이며, 연료탱크에는 당연히 연료가 들어있습니다. 또한 배에서 사용되는
여러 비품(선용품)과 수리나 점검에 필요한 각종 도구들이 실려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화주(화물 주인)로부터 돈을 받고 운송해 주기로 약속한 진정한 화물(순수화물)이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화물의 무게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순수화물 이외의 것들을 모두 제외해야 합니다. 그래서
(순수)화물을 실은 상태에서 배를 띄웠을 때의 배수톤수에서 순수화물 이외의 것들을 빼주고 나면
그 값이 바로 재화중량톤수(DWT)가 되는 것입니다. ... 결론적으로 재화중량톤수는
"얼마나 많은 (순수)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느냐"와 같이 선박의 수송능력을 평가하는데 가장 적합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번외(番外) 이야기 -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 편의치적]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관문입니다.
만약 한국 부산항에서 화물을 실은 선박이 미국 뉴욕 등의 동부해안을 가려고 할 때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지 않는다면 남미의 최남단에 있는 케이프 혼[Cape Horn]을 돌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보통 화물선의 경우 대략 17일 ~20일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따라서 연료비용을 포함한 각종
비용을 고려한다면 파나마 운하는 (해운사 입장에서는)무조건 통과해야 하는 핵심 경유지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성이 높은 파나마 운하 통과에도 한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아니 문제점이라고 하기 보다는 “까다로운 조건”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네요 ~
그 까다로운 조건이란 바로 파나마 운하는 아무 선박이나 다 통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운하의 크기가(폭과 길이 등)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크기가
정해져 있는 뜻입니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최대 크기는 재화중량톤수(DWT)로 대략 7만 7천DWT 입니다.
실제 길이와 폭을 따져보면 길이는 약 230미터, 폭은 약 33미터 정도의 크기의 선박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정도 크기의 선박을 소위 <파나막스(Panamax)> 선박이라고 부릅니다.

정리해보면 '파나막스([Panamax)'급 선박은 파마나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선박을 뜻하며, 길이는 230미터, 폭은 33미터, 재화중량톤수(DWT)는 대략 7만~8만DWT,
만재흘수(@ 배가 화물을 더 이상 실을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실었을 때 물속에 가라앉는 최대 깊이)는
약 12미터 정도의 선박을 말하며, 컨테이너선은 대략 4,000 ~ 4,500TEU 수준을 말합니다.

수에즈 운하(Suez Canal.1869년 개통)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두 대륙의 경계인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중해와 홍해, 인도양을 연결하는 관문입니다. 보통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영국과 유럽 대륙으로 가려할 때 자주 이용하는 운하입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 항로]

앞서 언급한 파나마 운하와 마찬가지로 부산항을 출발한 선박이 유럽으로 가고자 할 때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않는다면 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Cape of Good Hope.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서쪽 끝]을
돌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보통 화물선인 경우 대략 15일이 더 소요됩니다.

수에즈 운하 또한 파나마 운하처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최대 크기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선박의 최대 크기는 약 15만DWT 수준이며, 이런 크기의 유조선을 <수에즈막스(Suezmax)탱커>라고 부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의 산업이 대형화 고도화 되는 등 국제교역이 활발해지자 해상물류 또한
비약적 성장을 하게 되었고, 당연히 파나마운하와 수에즈운하 또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의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가 주변국들과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한 분쟁 때문에
몇 차례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었습니다.

1952년, 군인이었던 이집트의 가말 나세르(Gamal Nasser)는
민족주의 성향의 소장파 장교들과 함께 당시 국왕이었던 파루크(Farouk) 왕을 몰아내고 공화정을 세우며
권력을 잡게 됩니다. ... 이집트는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입니다. 또한 연간 강수량도 차마 강수량이라 할수 없을
정도로 비가 적게 내려서 권력을 잡은 나세르 입장에서는 국민들의 가난을 해결하고 국력을 키우기 위한
가장 최우선 과제가 바로 용수 확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나일강을 활용한 댐건설 이었습니다.
[@ 아스완 하이댐[Aswan High Dam] - 높이 111m, 총 용적 1,690억 세제곱미터 – 1970년 완공]

당시 나세르가 계획했던 아스완 하이댐[Aswan High Dam]은 그 규모가 엄청났기 때문에
댐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당시로서는 천문학적 금액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영국과 미국이
댐건설 비용에 대한 원조를 약속했는데, 이때 이집트가 공산진영이었던 체코와 소련으로부터 비밀리에
전쟁 물자 지원협정을 맺자 미국과 영국은 모든 댐 건설 지원약속을 취소하게 됩니다.[@1956년 7월]

나세르는 댐건설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자, 곧 바로 그 대안으로 운하 주변에 과감히 군대를 배치하며
<"수에즈운하는 이집트 꺼!(국유화)">를 선포합니다. 운하 운영수입으로 댐 건설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것이었죠.
여기에 티란 해협도 봉쇄하여 이스라엘의 홍해 진출로도 막아버렸습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서방세계에
불만이 많았던 아랍인들은 이러한 나세르의 과감한 행보에 환호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 티란 해협 –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홍해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해로 ]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자 최초 수에즈운하가 만들어질 때부터 전문 관리회사를 만들어(지분참여)
운하에 대한 상당한 영향력(통제)을 행사하고 있었던 영국과 프랑스는 격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영국과 프랑스는 비밀계획을 세웠고, 이스라엘에게 이집트를 공격하면 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제의합니다. 가뜩이나 티란 해협과 (이집트)게릴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이스라엘은
1956년 10월 이집트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2차 중동전쟁"입니다.
[@ 수에즈 전쟁, 2차 아랍-이스라엘 전쟁]

하지만, 이 전쟁은 미국과 유엔의 반대 등으로 얼마기지 못해 끝나게 되는데, 당시 미국의 생각은
만약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참전하게 되면, 아랍 민족들이 가지고 있던 그동안의 미국과 서방에 대한
적개심을 더 크게 불러일으켜, 자칫 소련을 비롯한 공산진영의 아랍권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수에즈 운하는 이러한 긴박하고 복잡한 지정학적 사정 때문에 몇 번의 운하 폐쇄를 경험하였고,
그 결과 중동산 원유 운송이 많았던 유조선들은 유럽과 북미지역으로의 최단 항로가 막혀버려
어쩔 수없이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해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많은 해운선사들은 생각했습니다.[@ 당시 유럽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 70% 육박]

"툭하면 (수에즈)운하가 막혀서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가야 하니까, 이왕 돌아가야 할 바엔
배라도 더 크게 만들어서 한 번에 많은 화물(원유)을 수송하는 것이 훨씬 더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결과 탄생한 선박이 바로 초대형 유조선인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와
초대형 벌크선인 <케이프사이즈(Capesize)>선박입니다. [@ 10만~18만DWT 규모]
[@ 케이프사이즈 선박은 만재흘수 18미터 이하일 땐 수에즈운하는 통과 가능하며 ... 더불어
VLCC의 크기는 딱히 정해진 바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20만 ~30만DWT 규모를 말하는데,
이것이 얼마나 큰 규모인가 하면, VLCC 규모로 우리가 원유를 한 번 수입하면, 우리나라 전체가
하루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인 것입니다. ]

[@ 2016년 6월 26일 파나마 운하가 드디어 9년의 확장 공사를(6조원 투자) 끝내고 개통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새 운하는 폭 49m, 길이 366m의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도 지나갈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92%, 모든 선박 종류의 97%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

사랑하는 사람끼리 결혼을 하고, 또 소중한 아이까지 낳게 된다면 출생신고를 하게 됩니다.
당연히 국적도 취득하게 될 겁니다. ... 그런데 선박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말해 새로운 배가 건조되면
배도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국적을 갖게 되는 거죠. 이것을 보통은 "선박을 치적(置籍)한다"고
말합니다. [@ 치(置) - 둘 치(사물을 배치, 예금을 예치) // 적(籍) - 문서 적(국적, 호적) ]

사람의 국적은 본인이 태어난 국가를 제외하면, 다른 나라 국적을 갖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선박은 어디에서 태어나든(만들어지든), 또 누구의 소유이든[선주(배주인)의 국적] 상관없이
원하는 국가에 출생신고(치적)를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과거에는)으로는 어느 특정국가의 국민이 소유하는 선박은 반드시 그 국민이 속한 나라에
등록을 해야 했으며, 그 나라 국민들을 선원으로 고용해야 했고(@ 자국 선원 의무고용), 앞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전쟁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정부의 징발령에 따라 <국가필수선박>으로 지정되어
정부의 명령을 따라야 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이렇게 강제성이 부여된 치적 관행에 대해서 선주가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려웠으며, 반드시 선박은 선주(배주인)가 태어나고 자란 자국에 등록(치적)
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던 것이 1950년대를 넘어서면서 부터 세계 해운시장에서 국제선박등록(치적)제도에 관련해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일부 국가들이 다른 나라 국적의 (외국)선박을 자국에도
치적(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 이것을 <편의치적(便宜置籍)>
이라고 하는데, 선주가 선박을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등록하는 것을 말합니다.

[@ 영국은 1894년에 발효된 자국의 상선조례(Merchant Shipping Act)에 따라 무려 일백년 가까운
1988년까지 영국인이 소유한 선박은 반드시 영국에 등록하고, 주로 영국인 선원을 고용해야 했으며,
영업의 상당부분을 영국에서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1989년 법이 바뀌면서 이제는 영국을 벗어나
다른 국가에도 선박등록이 가능해 졌습니다. ... 참고로 오늘날 세계 해운업에서 영국의 위상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과거 빅토리아(Victoria) 시대로 불리던 19세기에 영국은 세계최강국의 지위를 누리며
소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세계 곳곳에 많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때에 막강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항구를 활용했던 경험이 영국의 해운업을 급격히 발전시켰으며, 이때의 경험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세계 해운산업에서 <영국법>의 중요성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런던은 아직까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운센터중 하나이며, 세계 상당수의 해운사들이 런던의
보험시장을 통해 선박보험 및 재보험을 가입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종 해운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상당수의 분쟁 당사자들이 <영국법>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중재 장소 또한 런던 법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다시말해 제도와 해운관련 법령은 여전히 <영국법>이 세계시장에서 상당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주나 (해운)기업들은 자신들 선박을 왜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등록(편의치적)하려 할까?

선박, 특히 대형 선박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특수 운송장비입니다. 또한 이들 선박은 대부분의
시간을 외부세계와 고립된 상태로 바다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전문교육을 받은 해기사,
선원 등이 필요하며, 육상에서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선박)보험 및 기타 행정사무를 지원할 인력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보통 선진국의 이러한 전문 인력 인건비는 개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때문에 선진국 선원들의 고용은 바로 고임금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선진국들은 선박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각종 규제[ex.자국선원 의무고용]도 많이 까다롭고, 무엇보다도 세금 부담이 상당히 무겁습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일부 나라들에서 세금 부담이 매우 적거나 심지어 거의 세금을 안 내도
될 정도로 선박에 관한 각종 (조세)규정과 규제를 모두 없애버린 나라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외국선박들을 본인들 나라로 적극 유치하려는(치적하도록) 국가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들 나라도(편의치적국) 소액이지만 등록비용 및 등록세, 그리고 기타 부수적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해운업, 특히 해상운송서비스는 특별한 차별서비스가 어려운 업종입니다. 쉽게 말해, 화물을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곳으로 안전하게 운송해주는 것 이외에는 해운사가 화주에게 특별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해운회사 직원이 화주에게 발 마사지를 해줄 것도 아니고 ~ ) ... 따라서 해상 운송업은
범용적 성격의 업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만 있으면 누구나 운송을 해줄 수가 있으므로) ... 이것은
달리 말하면 화주 입장에서는 거래처(해운회사)를 바꾸는데 비교적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업종의 성격이 이렇다보니 수많은 해운선사들은 치열한 경쟁 상황에(완전경쟁) 놓여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실 때문에 대다수 해운선사들은 경쟁사보다 앞서기 위해 (운송)원가절감에 상당히 민감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가절감의 가장 무난한 방법은 바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단위당 운송원가를 줄이는 방법을
많이 활용합니다. ... 이렇게 차별서비스가 어렵다보니 비용절감 차원에서 <편의치적>은 상당히 매력적인
경영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최근 한국사회의 최대 화두는 아마 '미투 운동'일 겁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글을 쓰고 있는데 조금은 조심스럽네여 ~
아무튼 새 글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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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일등항해사

구상 선수 부분은 조금 설명이 잘못된거 같습니다.

이 기술은 독일업체가 개발한거고 구상선수가 없던 시절에는 군함들처럼 쪽빛하게 날카로운 형태였습니다.

이 구상 선수가 선박에 미치는 영향은 조파 저항을 적게 한다기 보다

선수를 침하 시킴으로서 선박의 보침성을 좋게 하는데 있습니다.

선수를 옆에서 보면 S 자 모양으로 하고있죠? 굴곡진 부분의 위쪽으로 파도가 밀려와서 선수 전체를 밑으로 누르는 형태로 힘이 작용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선수가 좌,우로 쉽게 돌아가기 쉽지 않게 되어져 보침성( 침로 안정성 )을 확보함에 따라서

연료의 소비량이 줄어든걸 확인하고 너나 없이 상선들은 이 형태로 다 변화 되었습니다.

고속보트경기에서 경주하는 보트들의 선수가 튕튕 위로 올라가는걸 보면 이해가 쉬우실겁니다.

항상 물파스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해운업계 자체가 워낙 귄위있는 선장님이 다르게 말할경우 그게 일단 무조건 맞다고 하는게 다반사라서
2-3항사정도 3년정도 선박을 운용해보고 ( 군대 면제 받고) 나가는 사람들이 잘못 알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잘못된 사실이 전달된듯 합니다.

예전의 선장님들 중에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걸 습득하신다기 보다 자신의 경험에 더 의존하시기 때문이기도 하는데
저도 사실과 선장님의견과 다를경우 무조건 선장님 말씀이 맞다고 하는 사람입니다만..

선박의 선수 모양 S <-- 파도의 진행 굴곡진 윗부분을 누르겠죠?

선박의 선수 모양 / <-- 파도의 진행 스무스 하게 옆으로 갈라지겠죠?

구상선수가 하는 역할은 조파저항을 적게 하는게 아니라 선수를 침하시켜서 보침성을 좋게 하여 연료 소모를 적게 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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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파스

현직 일등항해사//


부연설명 감사합니다.
예전에 선박금융에 관한 보고서를 쓸일이 있었는데
그때 쓰면서 정리했던 내용이 주로 금융과 관계된 부분이라
배의 구조적인 부분은 부족한게 많습니다. ~ 부족함 채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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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일등항해사

에.. 좀더 정리를 해드리고싶은데;;

해운계통에서 선박의 무게를 말할때 단위가 다른거는 각각의 이유가 있습니다.

군함은 보통 배수톤수를 씁니다. displacment 라고 하고요

상선의 경우 GT gross tonnage 를 씁니다. 이는 세금을 매기기 위해 쓰이는 방식인데

상선이 만선일때와 공선일때 각각 항구에 입항하면 공선에 입항하는항구는 손해를 보게되고

만선에 입항하는 항구는 톤세를 많이 받겠지요. - 항상 공선이어야 하는 항구도 있죠 원료 수출하는 항구의 경우

그래서 국제적으로 만선과 공선의 중간정도를 GT로 잡는데 이거 계산하는 방식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선박의 donnage 를 이용한 방법이에요

재화중량톤수는 DWT는 상선의 일등항해사 아니면 신경 안쓰는 부분입니다. load line 과 관계 되어서 화물을 얼마나 적재할수 있느냐 하는부분이거든요

조선소에서 쓰는 순톤수 NET TONNAGE 는 선박의 순수 자체 무게를 말하고 선박의 CONSTANT를 알려주기 위해 필요합니다.

부동산과 경제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