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0일 월요일

◆ 고자 파시즘(Fascism) [by 물파스]

[◆ 고자 파시즘(Fascism) ]



민주노총이 대화를 거부했습니다. ... 대화를 제안한 상대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습니다.
<노동>이 국가 권력에 의해 탄압받고 상당수 국민들에게 붉게 물든 억울한 타자로 누명을
받고 있을 때에도 앞장서서 그들을 대신해 권력에게 항변했던 사람이 지금의 대통령입니다.

물론 과거의 인정(人情)과 연대의 애환이 공적인 대의로 치환될 수는 없을 겁니다. ... 또한
그러한 흐릿한 명분이 권력에 다가가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도 안 됩니다. ... 정(情)은 나누되
현실은 객관화 할 필요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의 대화거부는 정(情)을 뿌리친 것일까? ~ 아니면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려는 어설픈 대의 찾기 놀음인가? ... 과연 무엇이 그들의 진심일까?

만약 대화거부의 이유가 전자라면 민주노총은 국민들의 도덕적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들의 피해자적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할 것입니다. ... 더불어 대화거부의 이유가 후자라면
찾고자 하는 그 어설픈 ‘큰 뜻(大義)’의 정체 또한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 하지만 과거 한때
정성을 다해 피해자의 상처를 치료해주던 대통령에게 그들 스스로가 피해자적 입장을 당당히
말하기는 매우 곤란할 것입니다. 마치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주던 의사를 향해
<"당신은 가해자다!"> 라고 말해야하는 착란적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이제 민주노총은 자신들은 <선한 의사를 가해자로 몰아세우는> 광기에 사로잡힌 집단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 <큰 뜻(大義)>의 정체를 밝혀야할 일만 남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이 생각하는 <큰 뜻>은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그들이 추구하는 큰 뜻의 정체는 <노동>이 아니라 <민주노총> 그 자체일수도
있겠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 독일 파시즘은 대중들의 심리적 구조에 뿌리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으며, 따라서 청소년과 어린이를 파악하는데
가장 커다란 비중을 두었다. 독일 파시즘은 금욕적이고 성을 부정하는
교육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인 '권위에 대한 예속'을 불러일으키고
습관화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수단도 가지지 못했다.
유아기부터 시작되어 계속해서 만족되기를 바라는 이성에 대한
자연스런 성적 갈망은 왜곡되고 오도된 본질을 가진 동성애적이고
가학적인 감정으로 대체되었으며, 부분적으로는 금욕주의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대체는 소위 '단련과 복종의 정신'을 이식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봉사캠프에서 이식되었던 이른바 '동지정신'을 통해서도 이루어졌다.
이런 구호들은 야만성을 풀어주고 자극하여 제국주의 전쟁에 유용하게
사용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 '가학성은 충족되지 않은 오르가즘적 열망에서 생긴다.'

- ( 파시즘의 대중심리. 280페이지/ 빌헬름 라이히 (Wilhelm Reich)/ 그린비 출판) ]


천재는 확실히 세상(사회)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해준 책입니다.
책이 출판 된지 벌써 8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세계 수많은 지식인들에게 읽히고 있는
라이히의 치밀하고 섬세한 대중심리 분석서입니다. ... 의학을 전공한 라이히(1897년~1957년)는
프로이트를 알게 되면서 정신분석의 세계에 매료됩니다. 그리고 공부가 여기서 그쳤다면
그는 그냥 평범한 프로이트 전공자중 한명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라이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마르크스주의와 정신분석학을 통합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노동운동을 포함한 사회운동의 본질을 찾으려 할 때 우리는 보통 거시적 관점에서 분석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운동(노동운동)이 사실은 <개인>이라는 원자단위의 집합이라는
부분을 우리는 자주 간과합니다. ... 그리고 개인의 정체(본질)는 철저히 <미시적> 관점에서만
파악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라이히가 프로이트(미시적)와 마르크스(거시적)의 통합을 시도하려
했던 것은 아마도 <대중심리>의 진정한 본질을 찾으려는 가장 올바른 행보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히가 <파시즘의 대중심리>에서 말하고자 했던 가장 핵심적 사유는 <성경제학>입니다.
<성경제학>은 생물학적 에너지 조절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라이히가 사용한 개념입니다. 한마디로
개인이 성적 에너지를 얼마만큼 오르가즘으로 배설(분출)하는지, 혹은 분출하지 못하는지를
분석하는데 ... 라이히의 주장에 따르면 개인이 성적에너지를 오르가즘으로 분출하지 못하고
그래서 오르가즘 억압을 지닌 사람들은 그 반대급부로 <권위주의>를 찾게 된다고 합니다.

권위주의 사회에서는 <성욕>은 단지 국가의 미래 노동력 확보를 위한 생식(출산)의 관점에서만
이해되어야 하며 ... 그렇기 때문에 여성, 특히 <어머니>라는 신분은 권위주의 사회에서는 성욕과
양립할 수 없는 금욕적 관념이 주입됩니다. 이것은 결국 섹.스(성욕)가 <생식(출산)>의 목적에
부합할 때만 도덕성을 인정받는다는 것입니다. ... 라이히의 책(파시즘의 대중심리)이 출판되던
1930년대 초반에는 나치와 파시즘이 광풍처럼 불어 닥치던 시기였습니다. ... 그리고 우리나라의
유신시대 또한 권위주의가 극에 달하던 시대였습니다. 이 시대에 생식을 위해서만 존재하던
어머니의 맞은편에는 남편이라는 <아버지>도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권위주의 사회 안에서 그들
<아버지들> 또한 규율과 근면, 성실한 노동자로서 자신들의 성적 오르가즘을 억압하며 스스로를
<무성화> 시켰습니다. ... 이러한 (권위주의)시대의 습관적 무성화 시도는 결국 <국가> 라는
전체에 함몰되고, 주체성을 상실한 노동자 개인은 자신들의 억압된 오르가즘을 국가가 반대급부로
쥐어준 소위 <가부장(家父長)> 이라는 또 다른 권위로 돌려받습니다.

<투쟁> 이라는 에너지 넘치는 발.기상태가 아니라 <"나도 한때는 발.기 좀 해봤다!">처럼
과거를 추억하는 고자의 신세로 쪼그라들고 있는 오늘날 한국 시회의 노동자들은
결국 개인의 발.기(상태)를 <민주노총>이라는 집단정신에 헌납함으로써 <고자 파시즘>을
완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대화를 거부한 민주노총의 <큰 뜻>은 바로 노동자 개인들을 모두 고자로
만들어 <민주노총>을 국가위에 존재하는 <고자 파시즘>으로 각인시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 노동자(개인)는 점점 더 소외되고 있는데, 노조의 힘의 크기는 더욱 더 커져가고 있는
전복된 현실을 그래서 저는 <(고자)파시즘>에서 찾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들은 어째서 그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도 되는 양 자신에 대한 억압을 욕망하는가?"
- 빌헬름 라이히 (Wilhelm Reich) >





[@ 이 글은 한국사회의 노동과 노조의 가치를 폄훼하고자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노조의 목적과 가치의 본질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광경이 우리 노조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서 주제넘게 주관적 생각을 얘기해 본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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