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경제의 파급효과]
산업구조와 인구 흐름등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닮아가고 있는 일본의 상황을
이야기하지 않을수 없을것 같습니다. (@ 이슈인에서 전에 한 번 언급된 내용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에게도 익숙한 용어가 되었을 베이비붐 세대를 일본에서는
단카이(団塊) 세대라고 부르는데, 일본의 단카이 세대는 다른 국가들의 베이비붐 세대와는
조금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먼저 일본의 단카이 세대는 전세계 베이비붐 세대중에 그 기간(베이비붐)이 매우 단기간에
끝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미국만 해도 베이붐 기간은 (1946년 ~ 1964년) 으로 대략 18년이며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기간(1차)은 (1955년 ~ 1963년)으로 9년이며, 그 수는 대략 725만 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일본의 단카이 세대는 (1947년 ~ 1949년)으로 3년만에 붐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 수는 대략 680만 명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들은 이미 2~3년 전부터
퇴직을 시작한 상황입니다. [@ 단카이 세대: 1976년 경제기획청 장관이자 작가였던
사카이야(堺屋太一)의 "단카이 세대(團塊の世代)" 라는 소설이 발간되면서부터 일본사회에서 점차
사회적 용어로 굳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카이 세대는 일본의 고도 성장기의 주역 이였으며,
일본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세대였습니다. 더불어 범위를 확대하여 1947~1951년생에 걸쳐 태어난
인구를 단카이 세대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
그렇다면 단카이 세대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그 붐이 왜 단기간에 종료되었을까?
먼저 패전으로 인한 궁핍하고 어려웠던 경제가 6.25 한국전쟁으로 (전쟁)특수를 맞이함에 따라
출산보다는 당장의 (어려운)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이동욕구가 작용했으며, 1945년에서 1950년 동안
대략 630여 만 명의 재외 일본인이 귀환하여 결혼과 출산율이 급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본정부는
1948년의 우생보호법(優生保護法)을 제정하여 임신중절의 합법화, 피임기구 판매개시,
적극적인 산아제한 정책 등으로 1951년 이후 부터는 출생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일본의 단카이 세대는 2012년부터 본격적인 퇴직이 시작됐는데 ... 2020년이 되면
이들 세대(65세 이상)의 비중이 일본인구의 무려 3분의 1 수준으로 거대 노인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젊은 세대들의 (행복한)취업 붐(오와하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일할 수 있는 인구, 즉 "생산가능인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다시말해 현재 일본의 취업붐은 (일본)경제가 좋아져서라기 보다는 "인구 변화" 측면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추세적 현상이라 할수 있습니다.
현재 아베 정부는 마이너스 금리정책까지 추진하면서 장기불황을 탈출해보려 하지만
여기에는 조심스러운, 그리고 역설적 불안요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한 단카이 세대(고령세대)의 상당수는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인플레를 유발하는 정책은 이들 연금생활자 들에게는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물론 물가상승으로 화폐가치 하락이 예상되면 저축보다는 소비를
하는게 좀 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그런데 미시간 대학의 카토나(George Katona)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더 풍요로와 졌다고 느끼면 지출을 늘이고, 더 궁핍해졌다고 느끼면
지출을 줄인다! ... 인플레이션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빈곤해 졌다고 느끼도록 만든다.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생활수준이 악화되었다고 느끼거나, 설사 소득이 함께 올랐다고 하더라도
가격상승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 카토나(George Katona) "
그리고 이러한 생각들은 연금생활자가 많은 고령화 사회에서 더욱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현재 한국의 상황도 (경제가 아닌)단순한 인구흐름만 놓고 보면 일본과 상당히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나라 1차 베이비붐(1955~1963) 세대수는 대략 725만 명(전체인구의 14.5%) 수준이며,
이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은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대략 30~40 만 명이 퇴직하는 흐름을 보여주는데,
일단 퇴직과 동시에 이들은 퇴직자산(부동산, 퇴직금 및 기타 금융자산 등)을 제외하면 소득의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거의 무직, 무소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가지고 있는 퇴직시의 자산으로
남은 여생을 버텨야 하는데, 들어오는 수입이 없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게 빈곤화가 진행됩니다.
[@ 일본고령백서 참고하면, 2014년 기준 일본의 고령자 가구는 국민연금 및 후생연금 등의
공적연금에서 월평균 23.7만엔이 들어오지만, 지출은 28.6만엔으로 가계수지가 (-)4.9만엔(연 60만엔)의
적자 상태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단, 금융자산은 고령자 세대가 젊은 세대보다 여유로운 상황임)
더불어 특별회계 까지 포함하면 일본의 전체 사회보장비용 중에 고령자를 위한 복지 지출비중이 무려
100조엔(1천조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
또한 선진국들에 비해 일본의 노후복지 수준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는 더 위축될 것이며,
이에 따라 고령 유권자들의 (노후)복지 요구로 인한 사회복지 비용증가로 재정악화와 ... 재정악화로 인한
경제활력이 축소되는 일본의 장기 불황형의 추세흐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일본도 은퇴시기를 늦추거나, 노인 일자리 만들기 및 노인복지 수혜자의 자가부담률을 높이는
방안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65세 이상 전세대 중에서 금융자산을 4천 만엔(최근 환율 기준 약 4억 800만원) 이상
가지고 있는 부유층 노인의 비율은 약 17.6% 입니다. 그러나 1천만 엔(약 1억 200만원) 이하의
금융자산을 가진 65세 이상 가계의 비중은 35% 수준 입니다. 다시말해 노인들의 자산 분포가 점점더
양극화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결과 복지에서 소외되고 소득원이 없는 노인들의 일탈 현상이
일본 내에서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고독사, 노인범죄 등) ... 꽉 짜여진 일본 사회에서
일탈을 감행할 만큼 스트레스를 받은 노인인구가 해마다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또 다른 사회적 비용증가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노인들에게 일정 비용을 받은 다음 만성 노인 질환에 대해 정부가 지원해주는 이른바
"개호보험"이 2008년 대대적인 개정을 시행했는데 ... 즉! 개호보험의 대상이 되는 환자가
2008년 460만 명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투입되는 국가재정도 2000년 3조엔에서 2008년 7조엔으로
치솟으면서, 개호보험의 대상이 제한되고 또 본인 부담이 크게 상향 조정된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
고이즈미 정권은 보험료를 인상하고(이 보험료는 국민연금에서 차감합니다.) 엄격한 간병 요건을 둠으로써
저소득층 노인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개호보험을 신청하고 대기하고 있는 노인 인구만
대략 2014년 기준 대략 50여 만 명 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국민연금은 20~60세의 모든 국민들이 강제 가입하며, 정.액(월 1만 5,025엔)을 부과하는 특징을 지닙니다.
40년을 납부한 경우 65세 이후에 6만 5,741엔을 받게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2012년 말 기준 국민연금을 제대로 납부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60%에 수준에 불과했으니, 지금은
그 수치가 더 늘어났을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원래는 60세부터 국민연금을 지급받기로 되어 있었지만,
1961년 생부터는 65세에 지급 받는다니 세대간 갈등이 촉발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09년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서 작성한 자료에서는 50대보다 60대가 오히려 가계자산이 더 많다고 합니다.
즉 근로활동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50대의 가계 평균 자산이 3,710만 엔에 그친 반면 60대는 4,925만 엔,
그리고 70세 이상은 무려 5,024만 엔에 이릅니다. ... 하지만 30대는 마이너스의 가계금융자산(-260만 엔)을 가지며,
주택 보유율은 58.1%에 불과합니다. 반면 일본 60대 노인들의 주택보유율은 91.8%에 이릅니다.
더욱이 국민연금에 이어 후생연금과 기업연금의 개혁(지금율 상향 조정 및 수급 기간 단축)이 시행되니,
젊은 세대들의 불만이 상당합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 과연 어느쪽이 더 중요한 문제인가를 따진다면, 저는 두말할 것도 없이 후자쪽인
고령화를 얘기합니다. 저출산은 정부의 정책과 의지로 일단은 불을 당겨볼수 있겠지만(물론 돈이 들것입니다.)
고령화, 즉 오래사는 노인들에게 정부가 정책이나 의지로서 "빨리 사망하세요" 라고 말하는것은
상당히 곤란합니다. 다시말해 저출산 문제는 정책으로서 나름의 유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지만,
국민에게 "죽음을 강요하기 위한" 정책적 유인 요소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인구흐름의 변화,
즉 "생산인구 감소" 요인이 일본 경제(특히 자산거품 붕괴)에 끼친 영향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리처드 쿠(Richard Koo)의 "대차대조표 불황"에 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전에 한번 언급했던 내용입니다만, 전체 이야기에 꼭 필요한 내용이라 다시 한 번 얘기해봅니다.]
현재 우리사회의 악화된 소득분배구조와 함께 임계점(臨界點)에 와있는 가계부채 문제는
민간소비 둔화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1400조원 가까운 가계부채 중
무려 500~600조원 정도가 부동산관련(담보대출) 대출입니다. ... 또한 가계대출이 가계의 자산과(부동산)
연계되어 있다는 게 문제인 것입니다 ... 그래서 자산버블과 관련한 일본 노무라증권의 경제학자
리처드 쿠(Richard Koo) 의 보고서인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경기가 좋을 때는 소비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생산도 늘어나,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생산을 늘리게 됩니다. 이렇게 경제에 수요가 점점 더 증가하게 되면,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의 소비와 함께
투자도 활발해 지면서 경제전체의 총수요가 증가합니다. 그러나 물가가 상승하면서 초과수요로 인한
금리상승도 동반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재고가 쌓이게 되고, 기업들은 생산을 축소하게 됩니다.
또한 사업규모를 재점검(경쟁력 제고) 하면서, 생산설비 확장을 위해 투자된 자금 중 금융권에서
빌렸던 돈을 갚아야하는 채무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금융권도 예전(호황)보다 채권회수와 대출조건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실업과 함께 일부 도산하는 기업들도 생겨납니다. 경제가 점점 더 불황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죠 ... 이런 불황의 패턴을 <보통의 불황(Ordinary recession)> 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통의 불황(Ordinary recession)은
정체국면에서 재고 등의 과잉생산과 수요가 균형을 위해 자율적으로 회복의 시간을 갖게됩니다.
이에 비해 리처드 쿠(Richard Koo)의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 에서는
자산가치(ex 부동산) 하락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1억짜리 아파트를 자기돈 5천만원과 은행대출 5천만원을 더해 구입했는데,
얼마뒤 아파트 가격이 절반수준으로 하락해 4천만원이 되었다면 ...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아파트를 팔아서
은행대출을 상환하고(4천만원) 남은 은행대출 1천만원도 소비를 줄이고 열심히 벌어서 갚아야 합니다.
이렇게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부채부담이 일부 소수나 개인이 아닌 상당한 규모로 커진다면
경제 전체로 보면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불황(recession)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문제의 핵심은 커지는 자산의 가치를 부채가 이끌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버블이 꺼지면 개인은 물론 기업들도 자신들의 대차대조표의 건정성 회복을 위해 소비를 줄이고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축소]에 주력함으로써 총수요 감소와 함께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부채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여력을 되찾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 합니다. 리처드 쿠(Richard Koo)는 이러한 대차대조표
불황에 대해서 해결책은 개인과 기업의 수요 감소분을 정부가 대신 사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재정정책)
다시 말해, 쿠(Koo)가 주장하는 대차대조표 불황의 핵심은 자산(부동산)가치 하락과
빚 줄이기(디레버리징 deleveraging)입니다. 버블에 한계가 왔을 때 가계나 기업들은 돈을 버는 것 보다
빚을 줄이는데 더 많은 집중을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쿠(Koo)는 가계.기업들이 빚을 줄이기 위해
저축하는 돈을 정부가 끌어다 수요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중자금을 정부가 가져다 쓰게되면
소위 "구축효과"가 일어날수도 있겠지만, 쿠(Koo)는 경제(가계,기업)가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상황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구축효과는 버블상황이 아닌 보통의 경제상황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 구축효과 - 정부 지출 증가 때문에 발생하는 민간 부문의 소비 및 투자 감소를 말함.]
이렇듯 사람들의 빚 줄이기가 시작되면, 즉 디플레이션 시기에 사람들이 빚을 갚아 나가는 추세가
점점 더 늘어나면 갚아나간 만큼의 돈이 시중에서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시중의 돈은 더욱더 줄어들게
되는데 이것은 결국 빚진 사람들이 돈을 벌기가 더 힘들어 진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은행의 입장에서 A라는 사람이 빚을 1천만원 갚았다면,
예전 같으면 A가 갚은 돈 1천만원으로 다른 B에게 대출을 해줌으로써 신용을 계속적으로 창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 시기에는 B가 더 이상 돈을 빌려 쓰지 않습니다.(@ B도 빚을 갚아야 하므로)
그래서 정부는 금리를 점점 더 내려서 제로수준까지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가계와 기업들의 빚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이러한 과정이
장기적, 그리고 반복적으로 진행된다면 국가경제 전체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증폭되게 되는 것입니다.
잃어버린 20년을 넘어, 잃어버린 30년을 향하고 있는 일본은 쿠(Koo)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가장 잘
증명한다고도 할 수 있는데, 노무라 증권에서 발표한 연구 보고서(2007)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6년
까지의 기간 동안 일본국민들의 자산 가치는(토지와 주식) 무려 1,500조엔(@최근환율기준 1경 5천조원)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최근 환율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GDP의 10배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자산가치의 하락이 무엇보다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은행)의 상환요구를 가속화 시킨다는 점입니다.
결국 가계와 기업들은 소비와 투자를 줄이면서 자신들의 부채 정리에 모든 노력을 다하게 되고, 이것은
국가 경제를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끌게 됩니다. ... 모두가 잘 아시다시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는
의미는 실업이 증가하거나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하락하거나 최소한 정체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득의 변화는 다시 경제를 불황속으로 빠뜨리며 악순환을 낳는 것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의 사이클은 수치로도 증명되는데
앞의 노무라 증권 보고서에서 1998년 하반기 일본 시중은행 전체의 자산규모는 약 760조엔 이었으며,
1998년 당시 일본의 (명목)GDP는 대략 490조엔(한은 해외 통계로는 약 4조 달러) 이었습니다. 그리고
민간 부문에서의 신용(대출) 규모는 대략 590조엔 이었는데, 이후 일본 국민들과 기업들이 빚을 열심히
갚아나가면서 2006년 하반기가 되자 이 수치는 은행 전체 총자산 규모는 790조 엔으로(2006년 명목 GDP
550조엔) 약 30조엔의 소폭 상승의 변화를 보였지만, 민간 부문의 신용(대출) 규모는 491조 엔으로 무려
100조 엔(원화 규모 1천조원)에 가까운 빚이 줄어들게 됩니다. 즉, 일본 국민들과 기업들은 8년동안 해마다
원화규모로 대략 120조원이 넘는 빚을 갚아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빚을 갚아나가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 ~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경제 전체적 측면에서는 A의 부채(Debt)는 B의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경제에 <부채 Debt>는 적정수준이 확보될 때에는 상당히 긍정적이며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부채가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드는 역할을 정부가 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건설, 토목에 부채를 너무나 많이
배분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정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 국민들의 자산과 가계부채는 부동산에 너무나 많이 편중되어 있습니다.
다들 아는 얘기를 해보자면, 주식이든, 아파트든 ... 가격의 상승과 하락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수요와 공급>입니다. 이게 기본입니다. ... 그럼 현재 한국사회에의 현실은 어떨까?
먼저 수요측면을 살펴보면 올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정점을 찍고 이제 하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왜 생산가능인구가 중요한가 하면, 이들이 바로 부동산의 직접적인 수요계층 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돈을 버는 소득계층 이라는 뜻입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혁명적인 정책이 아닌 이상, 한국사회에서
돈을 버는 인구는 점진적으로 줄어들게 되어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과거보다 소득수준이 월등히
높아진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부동산 시장변화를 예측하려면 생산가능인구의 하락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놓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변수로서의 공급> 측면입니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부터 1990년 초까지 대략 5년여의 기간 동안 급격한 부동산 버블이
형성되었고 1990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일본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20년이 넘는 초장기 불황이라는 디플레이션(자산 가치 하락)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 다만 불황이 기간이
자본주의를 도입한 전세계 국가중에 거의 역대급인 이유로 일본의 이 상황(장기 불황)을 단순히 수요측면에서만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수요측면의 사정(생산가능인구 감소 => 수요감소)을 상수로
놓는 동시에 공급측면에서의 변화도 함께 찾아야 그 해답을 정확히 알수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국토부에 해당하는 일본의 국토교통성에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본격적인 부동산 하락이
진행되는 1990년 초부터 그 이후에도 부동산 공급을 줄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예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의 주택공급(착공기준)량을 살펴보면 ~
1992년 140만호,
1996년 160만호,
2008년 110만호,
2009년 80만호,
2010년 81만호,
2011년 83만호,
2012년 88만호,
2013년 98만호,
2014년 90만호 등 ............
1992년부터 2014년 까지, 대략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거의 해마다 100만호 수준에서
주택 공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분명 수요는 감소하는데, 공급은 수요 감소라는 현실적 부분을 맞춰가지 못함으로써 부동산 부분에서의
가격하락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 그리고 이러한 자산가격 하락은 앞서 언급했던
리처드 쿠의 대차대조표 불황에 따라 국민경제가 악화되는데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이렇게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이유중 하나로 <정치 – 세습되는 지역 정치> 를 지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일본 의원들(특히 자민당)은 지방에서 대를 이어 의원자리를 물려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이들 의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거의 한 두 개 정도의 건설(부동산)관련 사업채를 운영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하는데 투자를 해도 돈이 부족한데
그 어마어마한 돈을 무려 20년을 넘게 주택을 짓는데 쏟아 부었으니, 어쩌면 지금의 일본 상황은 예견된 결과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청년)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던 기회를 20년 동안 안했다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더불어 이러한 불편한 일본의 현실이 지금 우리 한국사회에서도 끔찍할 정도로 똑같이
재현되는 것을 보면서 폴란드의 경제학자 오스카 랑게(Oskar Lange)의 말이 생각납니다.
< 모든 가격은 정치적이다! - 오스카 랑게(Oskar Lange)>
[@ 언론은 신자유주의를 도입한 수많은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양극화와 부의 불평등 문제를 자주 거론합니다.
그런데 편중된 부의 비효율, 즉 돈이 쌓여만 있고 활용(순환)되지 못한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는것 같습니다.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본은 고령층에서도 자산규모가 상당한 부자 노인들이 비중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돈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에서는 이들 부자들의 돈이 쌓여있지 않고
순환될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많은 고민을 하는것 같습니다. ... 정확하지는 않지만 결국은 "조세" 부문에서
결론지어질 것 같은데 ~ ~ 현재 문재인 정부도 한국의 현실적 상황(가계부채, 국가부채)을 감안한다면
결국은 쌓여있는 부자들의 돈(자산)이 한국경제 구석구석에 골고루 순환될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자산부분에서의 조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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