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9일 월요일

◆ 유한계급론 - 큰 뿔 산양 '크래그'의 뿔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by 물파스]

[◆ 유한계급론 - 큰 뿔 산양 '크래그'의 뿔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을 이야기하기 전에 책 한권을 먼저 소개합니다.
얼마 전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배우 이민호씨가 출연한 <DMZ, 더 와일드> 라는 자연 다큐를
보게 되었습니다. 근 50여 년 동안 인간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DMZ의 야생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러다 문뜩 오래전에 황학동(서울 중구) 헌책방에서 구입해 책장에만 꽂아두었던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 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 <시튼 동물기>라는 아름다운(?)
동물들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 책입니다. 흔히 아동용쯤으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책이지만,
평생을 자연을 사랑하며 야생 동물들을 관찰했던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Ernest Thompson Seton)”의
실제 경험과 관찰을 사실적으로, 때론 잔인하게 그리고 문학적으로도 훌륭하게 녹여낸 (개인적으로)수작이라
생각되는 책입니다.

책에는 여러 (야생)동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중에 광활한 로키산맥의 설산에서
<크래그>라는 큰 뿔 산양 무리의 위대한 왕과 크래그를 쫓는 사냥꾼 <스코티>의 대결이 압권입니다.
결국 수많은 실패 속에 사냥꾼 스코티는 <크래그>를 죽이는데 성공하고 거대한 뿔을 획득하지만
남은 생을 알 수 없는 허탈감속에 짓눌려 보내게 됩니다.

[◆ 그들은 그곳에서 휴식을 취했다. 양(크래그)은 한 등성이에 있었고, 스코티는 6백 미터쯤 떨어진
다음 등성이에 있었다. 기나긴 12주 동안 양은 그를 눈 쌓인 열 곳의 긴 산맥을 넘어 8백 킬로미터가
넘는 험한 길로 끌고 온 것이다. ~ (중략) ~ 어떤 사악한 영혼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와 교활한 계획을
짜냈다. 그는 조심스럽게 담뱃대를 비운 뒤 옆에 내려놓고, 뒤에 있는 낮게 구부러진 난쟁이자작나무
가지를 몇 개 잘라냈다. 그는 돌도 몇 개 모았다. 거대한 양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등성이
언저리까지 가서 막대기와 돌과 남는 옷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자신인 양 세워놓았다. 그런 다음
허수아비 바로 뒤로 몸을 숨긴 채 바위를 넘어 뒤로 기어가서 모습을 감췄다. 그가 한 시간쯤 몸을
감추고 기어간 곳은 양 뒤쪽의 등성이였다. 거기에서 보니 양은 봉우리에 걸린 천둥을 머금은
구름처럼, 눈썹 위로 굽이치는 뿔을 지닌 황소처럼 위엄 있게, 사슴처럼 우아하게 서 있었다.
양은 추격자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가만히 있는지 궁금해 하며, 허수아비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스코티는 양에게서 3백 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양 뒤쪽으로 작은 바위들이 몇 개 있었지만,
그 사이는 눈 덮인 탁 트인 곳이었다. 스코티는 엎드린 뒤 등이 온통 하얗게 될 때까지 눈을 몸 위로
밀어 올렸다. 그런 다음 거대한 양의 머리를 바라보면서 2백 미터나 되는 거리를 기어가기 시작했다.
움직임을 무모할 만큼 빨랐다. 크레그는 여전히 허수아비를 응시하고 있었고, 조바심이 나는지 가끔
발을 구르기도 했다. 크래그가 한번만 민첩하게 살펴보았다면, 눈 속으로 기어가고 있는 적의 모습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뿔, 거대한 오른쪽 뿔이 눈과 적 사이에 가로놓여 있었기 때문에, 크래그가
달아날 수 있는 마지막 짧은 기회는 사라지고 말았다. 사악한 스코티는 숨을 수 있는 바위가 있는
곳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갔다. 마침내 그곳에 안전하게 도착하자, 그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곳은
양에게서 50미터도 채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는 처음으로 그 유명한 뿔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굶은 흔적이 뚜렷하긴 하지만 여전히 크고 넓은 어깨와 굽어 있는 목과 육중한 몸을 보았다. 그는
이 눈부신 동료가 햇빛을 받아 고동치는 코에서 뜨거운 삶의 숨결을 내뿜는 것을 보았다. 그 빛나는
호박색 눈에 담긴 생명의 빛까지도 얼핏 볼 수 있었다. 그는 서서히 총을 들어올렸다. ~ (중략) ~
인간 20명의 목숨을 끊을 때도 떨린 적이 없던 손이 마치 두렵다는 듯 떨리고 있었다. 양면성인가?
그랬다. 그러나 손의 떨림은 서서히 멎어갔다. 사냥꾼의 표정도 차분해지고 단호해졌다. 스코티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 순간 그는 머리를 숙여야했다. 익숙한 “탕!” 소리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멀리서 돌들이 덜걱거리는 소리와 길게 “음매~애애!”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쳐다보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2분이 지난 뒤에도 사방은 여전히
고요했다. 그는 겁에 질린 사람처럼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그는 사라졌을까? 어떻게 되었을까?
눈 위에는 거대한 회갈색 형체가 쓰러져 있었고, 그 한쪽 끝에 마치 히드라의 목 두 개가 꼬여 있듯이
그 뿔, 경이로운 뿔이, 15년 동안의 삶을 한 눈에 보여주는, 눈부신 생물의 눈부신 삶을 조각한 기록이
놓여 있었다. -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 102~106 페이지/ 어니스트 톰슨 시튼 / 지호 출판 ) ]

큰 뿔 산양 크래그의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살펴보기로 하고 ... 그럼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월급 200만원을 받고 있는 평범한 가장 김철수는
출퇴근용 차량으로 소형차량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김철수는 원래부터 소형차를 선호했던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소득수준에 맞춰서 소형차를 선택했을 뿐입니다. 수입이 좀 더 많았다면 김철수는 중형차를
선택했을 겁니다. 그래서 보통 경제학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소형차를 열등재, 중형차를 우등재로 얘기합니다.

시간이 흘러 호봉과 경력이 쌓인 김철수에게 어느 날 타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옵니다.
조건이 월등이 나았기 때문에 즉시 이직을 결심한 김철수는 이제 소득이 월 600만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김철수는 자신의 차량을 소형차에서 중형차로 바꿔버렸습니다. (김철수)소득이 증가해 열등재인
소형차의 수요는 감소하고, 우등재인 중형차 소비가 늘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만약 김철수가
직장을 옮기지 않고, 소득 또한 그대로인 상황에서 소형차(열등재)의 가격만 대폭적으로 하락했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 소형차(열등재) 가격의 하락은 김철수 입장에서는 소득이 상승한 것과 같은
효과를 주게 됩니다. 다시 말해, 전과 비교해 월급 200만원이라는 소득은 변한 게 없어도, 그 수준에서
소비가 가능했던 상품(소형차)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면 이것은 김철수에게 (실질)소득이 상승한 것과
같은 효과를 주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형차의 수요는 감소하게 됩니다. ... 그런데 보통의 수요공급
법칙에 의하면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격이 하락한 소형차의 수요도
증가해야 하는데, 오히려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한마디로 가격과 수요량 변화가 일반적
"수요-공급 법칙"과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량 또한 감소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열등)재화를 기펜재(giffen goods)라고 합니다.
[@ 기펜재를 살펴보는 이유는 베블런효과와 비교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경제학에서는 주로 이윤, 지대, 자본, 임금 등과 같은 범주들이 많이
언급 됩니다. 하지만 베블런은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법과 사회문화, 윤리, 제도 같은 범주들에
좀 더 많은 집중을 했습니다. 그래서 베블런을 흔히 <제도학파(制度學派)> 경제학자(사회학자)라
부릅니다 ... 경제의 제도적인 면을 중요시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베블런을 비롯한 제도학파 경제학은 수학공식과 각종 복잡한 그래프를 활용한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비판합니다. ... 예를들어, 마셜의 이론들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현실적으로 그 이론들이
적용되는 세계(제도)는 제대로 볼 수도 없고, 또한 경제는 물처럼 항상 변화 하는데 ... 그러한 변화
속에서 '균형' 같은 언어는 그저 아름다운 시어(詩語)일 뿐, 현실 세계의 경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경제의 현실적인 법과 제도적인 부분을 중요시 했던 베블런은 19세기 마지막해인
1899년에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 이라는 첫 저술을 발표합니다.

먼저 유한계급론에서 <유한(有閑)> 이라는 의미의 국어사전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생활이 풍족하여 여가가 많음.
(2) 시간의 여유가 있어 편안한 겨를이 많음

그런데 베블런이 말한 '유한(有閑)'의 의미는 국어사전 정의처럼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일에 지친
피로를 달래기 위해 떠나는 일종의 휴가(레저)나 휴식의 개념이 아닙니다. 베블런이 말한 <유한>은
역사적인 제도와 진화론적 개념 아래에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 쉽게 말해 열심히 땀 흘려
일하지 않고 게으르며, 오직 금전적인 부를 누리면서 하루를 (과시적)소비에만 치중되는 삶을 살아가는
사회의 상류 부유계층을 말합니다.

과거의 상류계층(귀족)은 굳이 생산적인 직업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노예가 있었고, 생산적인 일의 대부분은 모두 평범하고 가난했던 국민들의 몫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들 유한계급(상류층)들은 주로 금전적인 경쟁과 과시적인 여가, 과시적인 소비에 집중합니다.
더불어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사회가 약탈적인 모습을 띄며 삶의 수단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으면
"유한계급"은 영원히 존속된다고 베블런은 주장했습니다.

@ 최고급 외제승용차에 타고있던 회장님은 반드시 비서가 차문을 열어주어야만 내립니다.
@ 상류층 김여사는 세계최고의 명품백, 그것도 한정판만 구입합니다.
@ A은행은 자산규모 100억 이상의 고객들만 앤디워홀 작품전시회에 초대합니다.
@ 박여사는 세계최고 발레공연을 보기위해 관계자에게 VVIP 회원카드를 보여주자
표를 사기위해 기다리는 다른 많은 (일반)사람들을 제치고 공연장으로 입장합니다.

베블런은 역사와 인류학의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땀 흘리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부와 재산을 늘려야만 그 사회에서 명성과 부러움을
얻을 수 있었다!" ... 이것이 바로 <유한계급>의 탄생이라는 것입니다.

유한계급들이 돈을 쓰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낭비적이고 쓸데없는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평범한 사람들과는 구별이 되기 때문입니다.(과시적소비) ... 그리고 아무나
즐길 수 없는 취미와 상류층만의 품위, 체통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베블런의 과시적 여가와 과시적 소비의 현상들은 현대에 와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 이렇게 아무나 누릴 수 없는 명품(포르쉐, 에르메스 등)이나 서비스(은행 PB룸)를 소비하는
"과시적소비" 만으로 본인은 "평범함" 과는 더욱 더 구별되고, 보다 더 우월적인 (사회적)신분을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참고적으로 보통의 재화는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줄어드는데 반해
과시적 소비에 의한 명품 등은 가격이 상승하면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더 비싼 것을 구입할수록 평범함에서 더 많이 벗어나 본인의 상류(층) 계급에 대한
정체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면 그냥 평민인 거죠) ... 그래서
이러한 부자들의 허영심에 의한 과시적소비로 가격이 상승해도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소위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 라고 합니다. ... 더불어 이 또한 앞서 살펴보았던 기펜재 효과처럼
일반적 <수요-공급> 법칙과는 역의 상관관계인 것입니다. 다만 기펜재 효과는 열등재서만 발견되는데
반해 베블런 효과는 정상재의 소비에서 발견됩니다. ]

명품상표가 붙어있는 옷들과 형이상학적인 엠블런이 달린 최고급 외제승용차, 회원들만 입장할 수
있는 호텔 최고급 레스토랑 등 ~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베블런의 과시적 소비 같은 현상들이
소비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자는 상품의 질과 기능(효용)
등을 높이려 하기 보다는 예상되는 과시적 가격(명품가격)만을 높일 수 있는 방법만을 생각하게 되고
여기서 베블런 같은 제도 학파들은 저급한 상품을 기업(경영자)들이 마치 고급상품처럼 포장하려는
유혹에 빠지고 과대 선전하기 때문에 기술개발 같은 부분은 뒤처지는, 즉 진보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비판합니다.(@시간과 재능의 낭비)

더불어 베블런은 마르크스처럼 인간에게는 창조의 욕구(무언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서 솜씨를
뽐내고 싶은 인간의 욕구)가 있다고 했는데 만약 위와 같은 과시적 여가와 과시적 소비가 사회전반에
만연되면 인간의 창조적 욕구가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또한 마르크스는 계급투쟁의 대표적인 주체를
부르주아(자본가)와 프롤레타리아(노동자) 두 계층의 대립으로 보았지만, 베블런은 마르크스와는 다르게
자본가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닌, <"기업 경영자"와 "엔지니어(기술자)"의 대립>을 주장합니다.
[@ 경영자 Vs 엔지니어 ] ... 그리고 경영자는 기업을 소유했든, 소유하진 않았든 상관없습니다.

엔지니어는 인간의 기본적인 창조욕구에 따라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고 하지만,
경영자는 오로지 과시적 가격에만 신경쓰다보니 엔지니어의 창조성을 억압하게 되는 것입니다.
경영자에게는 오직 이윤만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 더불어 여기서 중요한 베블런의 또 한가지 주장은
바로 <노동조합>입니다. 노조도 경영자들과 마찬가지로 신기술과 기계의 효율성을 무시하고
노조원들의 이해관계(임금인상)에만 관심을 둔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유한계급”의 과시적 소비행태가 오늘날에 와서는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
쉽게 말해, 본인은 평범한 직장 근로자 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능력을 상회하는 소비(과시적소비)를
함으로써 본인도 상류계급 편입을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결국 본인은 평범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실감만 더 커질 뿐입니다.


[◆ 이제 노인이 된 스코티는 그 이후로 두 번 다시 사냥을 하지 않았다. 그는 광기 어린
그 기나긴 추격을 하면서 스스로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그는 이제 금광에서 벌어온 약간의 돈에
의지한 채, 뭔가에 홀린 듯이 철저하게 홀로 살아가고 있었다. 늦겨울의 어느 날 예전의 동료가
그의 오두막집에 들렸다. 그들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나눈 말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당신이 건더 봉의 양을 죽였다는 말을 들었어!" ... 스코티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여주겠나?"
"직접 보게" ... 노인은 벽에 드리운 천을 향해 고개를 주억거렸다.
동료는 천을 끌어내렸다. 그러자 놀랄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감탄사들이 따라 나왔다.
스코티는 고개를 돌려 그것을 바라보면서, 말없이 그 찬사들을 듣고 있었다.
난로 불빛이 산양의 유리 같은 눈에 반사되자 붉은 눈이 화를 내며 노려보는 듯했다.

"다 보고 나면 덮어두게” ... 스코티는 몸을 돌려 담배를 피우면서 말했다.

"이보게 스코티. 그렇게 신경이 쓰인다면 왜 저것을 팔지 않나? 뉴욕 사람이 나한테 말하더군.
얼마에 팔 것인지 자네에게 물어보라고 말이야! ~ "

"그 뉴욕 사람에게 말하라구! 절대 팔지 않겠다고 말야. 절대 그(크래그)와 떨어지지 않을 거야!
나는 그를 끝장낼 때까지 그의 곁에 있을 거야. 그는 내게 복수할 때까지 내 곁에 머물 거야.
그는 나를 노인으로 만들었네. 그는 나를 미치광이로 만들었어! ~ (중략) ~ 산악 고지대 너머
타바코 고원 너머에서 봄이 다가왔다. 서쪽으로부터 다가온 비가 조용히 경사면에 높게 쌓인
눈 더미를 씻어냈다. 그 부서진 오두막집에도 서서히 빛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가운데에
전혀 손상되지 않은 양의 머리가 놓여 있었다. 그의 호박색 눈은 경이로운 뿔 아래에서 전과 다름없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부서진 뼈 조각과 넝마와 반백의 인간 머리카락이 놓여 있었다.
늙은 스코티는 잊혀졌지만, 그 숫양의 머리는 오늘날 한 궁전의 벽에, 왕의 보물들 사이에 소중히 걸려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경이로운 뿔을 바라보면서 쿠터네이 고지대 저 먼곳에서 그 뿔을 키운 영예로운
건더 봉의 양 이야기를 한다. -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 110~115 페이지/ 어니스트 톰슨 시튼 / 지호 출판 ) ]

위대한 큰 뿔 산양의 왕 크래그를 쫓았던 사냥꾼 스코티는 결국 경이롭고 신비로운
전설의 뿔을 얻었지만, 그 뿔의 마지막 여정은 어느 영국 상류계층의 집안을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잠이 듭니다.

유한계급은 단순한 생활욕구 충족이 아니라 자신의 부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입증하기
위해서 소비를 선택합니다. ~ ~ 전설의 큰 뿔 산양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늙은 사냥꾼의 열정과 애증도
그들 유한계급에게는 단지 만인 앞에서 자신의 부를 입증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 읽고 싶은 책은 너무나 많은데 속도가 못 따라가니
과거 언젠가 내가 틀림없이 직접 산 책인데도 불구하고
책장에 쌓여만 가는 많은 책들을 보며, 어머니는 과시적 소비라 나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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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경제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