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목요일

◆9호선 특혜 논란과 자산유동화(ABS)에 대한 이야기] (by 물파스)


"경제는 유통이다!" ~ 라는 말로 유명했던 장영자 여인에 대해서 모두들 잘 아실겁니다.
5공(전두환) 시절 어음사기로 나라를 뒤흔들어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했었죠 ...
어음이란 한마디로 채권 입니다! ... 예를 들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김철수 씨는 빵을 만드는 A기업에 원재료(밀가루 등)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달에도 1000만원의 재료를 납품하고 납품값 대신 3개월 어음을 받았습니다.
김철수씨가 3개월을 기다린후 A기업에 어음을 제시하면 그때에 비로소 납품값을 
받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 하는 사람에겐 3개월의 시간이란 너무나 길뿐만 아니라
자금흐름상 그럴 여유도 없습니다. 따라서 김철수 씨는 A기업에게서 받은 어음을 곧바로
사채업자(투자자) 박사장 에게 현금 900만원을 받고 매도합니다. 일명 "어음할인(와리깡)" 이라 하는데
김철수씨 입장에서는 자금흐름에 숨통이 트이게 되는 것이고, 박사장은 3개월만에 100만원을 벌게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김철수씨 입장에서 어음은 확실한 자산(받을돈, 납품대금) 이지만, 3개월 동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동(움직일수 없는)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어음할인" 이라는 방법을 통해 
움직일수 없었던, 묶여있던 자산이 곧바로 움직일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자산의 유동화)

5년후, 이제 김철수씨의 사업규모가 상당히 커져서 남품하는 곳이 A기업을 포함 
무려 100여개 업체로 그 규모가 커졌다면 각종 채권채무 관계도 상당히 복잡해 졌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박사장 같은 사채업자와의 사적 관계를 벗어난 좀더 규모화 되고 제도화된
거래 시스템이 필요하게 될것입니다. 그래서 탄생하게된 것이 바로 "팩토링(factoring)" 입니다.

김철수씨는 이제 100여군데에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납품대금도 예전과 같이 모두 제때에 받지 못한것이 많을 것입니다. 
어느날 김철수씨가 경리사원을 불러 장부를 살펴보니 이곳저곳 모두 합쳐, 약 70여 거래처에게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업규모는 커졌지만 여전히 자금의 유동성(현금흐름)은 회사를 이끌어 가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김철수씨 회사가 받지 못하고 있는 대금(매출채권)은 모두 1년 이내에 회수 될 돈입니다.
그래서 이들 채권(70여 업체에서 받지못한 대금)을 모아 금융기관에 모두 팔아 버립니다. 
이렇게 기업의 매출채권을 금융기관에 팔아서 현금을 융통하는게 바로 "팩토링" 입니다! ... 그리고 
이 팩토링을 좀 더 확대하고 개선 시킨것이 이른바 ABS 라는 "자산유동화" 라고 할수 있습니다. 
[▶ ABS: (Asset Backed Securities) 미래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현재 시점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의 일종 ]

자! ~ 그럼 이제 김철수씨가 납품하는 회사중에 A기업이 국영기업이 되어서 
군대에 빵을 보급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성실하게 약속을 지켜온 김철수씨에게 A기업이 
하나의 제안을 해왔습니다. ... 바로 10년동안 원재료 독점 납품권을 주기로 한 것입니다. 
만약 이 독점 권한을 얻게 되면 김철수씨는 매월 1억원의(연12억) 매출이 예상 됩니다. 
또한 지금의 공장과 창고등의 설비로는 남품 규모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시설투자도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당장의 준비된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ABS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하려 합니다. 

김철수씨가 처음 A기업과 어음거래를 할때, 실질적 재산가치가 있었던 것은 
3개월 뒤에 받을돈(납품대금) 이었습니다. 하지만 3개월 동안에는 A기업이 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김철수씨는 3개월 이라는 시간적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사채업자 박사장에게 넘기고 위험을 회피합니다. 그대신 박사장은 100만원을 위험에 대한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이렇듯 어음거래시에 김철수씨에게 실질적으로 재산가치가 있었던 것은 3개월 뒤에 받을돈 이었지만
그 후에 독점 납품권한을 얻었을 때에는 실질적 재산가치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10년 동안의 독점권한으로 예상되는 매월 1억원의 (예상)매출채권이 유일한 가치 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실현되지 않는 "미실현 채권" 이며, 또한 예상치입니다. 
그러나 확실하게 실현될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 그래서 시설투자를 늘리기 위한 투자자금을 
ABS를 통해 마련 하려는데, 여기에 담보성격으로 제공 되는 것이 바로 실현되지 않은 "미실현채권"인 
10년 동안의 예상 매출채권인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김철수씨에게 투자하면 얼마의 이자를 받을지는 모르지만
10년동안 고정적인 거래가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믿고 투자 할 수는 있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서도 A기업이 망하지 않고 10년 이상 군대에 빵을 제대로 공급해야 합니다. 
국영기업 이라 하더라도 부실해질수 있는 위험은 존재하지만, 그래도 일반 회사에 투자 하는 것보다는 
위험이 매우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최종적으로 김철수씨의 투자설명을 듣고 3곳의(신한,국민,맥쿼리) 투자자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 김철수씨가 필요한 시설 투자금 30억원 >>

▶ 선순위채권 - 신한, 15억투자, 6% 이자
▶ 후순위채권(1) - 국민, 10억투자, 10% 이자 
▶ 후순위채권(2) - 맥쿼리, 5억투자, 15% 이자

보시다시피 김철수씨는 30억원의 자금을 유치받는데 선순위와 후순위의 채권을 나눠서 발행하고
이자율도 달리 정했습니다. ... 선순위채는 잘 알다시피 본격적으로 현금흐름이 시작되면(A기업과 거래가 시작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지급받는 것입니다. 

선순위채권(신한의 15억원)에 대한 상환이 모두 끝나게 되면
그 다음으로 후순위채권에 대한 상환이 이루어 집니다. 물론 선순위채가 상환 되는 동안에
후순위채에 대한 이자 계산은 계속적으로 이루어 지지만 현금지급은 직접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고 
기록만 되어 후에 지급 됩니다. 

자! 그런데 이렇게 별탈 없이 상환이 이루어 지다가 중간에 기초자산에 문제가 발생해서
[ex. A기업부실, 정부의 군대식단 빵 제공 중단발표 등] 손실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여부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 3가지 케이스)

[◆ 총손실 5억원인 경우/ 총손실 10억원인 경우/ 총손실 20억원인 경우 ]

<총 손실> ... <선순위-신한> <후순위1-국민> <후순위2-맥쿼리>
@ 5 억원 ~ ~ ~ ~ ~ ~ ~ ~ ~ ~ ~ ~ ~ ~ ~ ~ ~ ~ 5억책임
@ 10 억원 ~ ~ ~ ~ ~ ~ ~ ~ ~ ~ 5억책임 ~ ~ ~ 5억책임
@ 20 억원 ~ ~ ~ 5억책임 ~ ~ ~ 10억책임 ~ ~ ~ 5억책임

보신바와 같이 후순위채권은 말 그대로 원리금 상환에서도 선순위채권에 밀리지만
손실이 발생 했을때도 가장 먼저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따라서 선순위채권을 판매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투자자 유치), 후순위채는 이러한 위험이 항상 상존하므로 
이에 대한 위험을 "고율의 이자"로 보상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전(2012년)에 문제가 많았던 서울시 9호선 요금인상 문제를 살펴보면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존재합니다. 지금까지 설명드렸던 김철수씨의 사례를 참고해보면
후순위 채권은 여러 가지 위험에 따른 보상으로 고율의 이자를 제공 합니다. 그런데 
9호선은 경쟁노선이 없기 때문에 우선 매출에 대한 위험이 없습니다! ... 더불어
당시 8.9% 라는 거의 9%에 가까운 수익률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수익률을 보장 해준다면, 굳이 고율의 이자까지 물어가며 후순위채를 발행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특혜의혹)

[◆ "수익보장 과하다" …9호선 특혜 논란 확산 (한국경제 기사전송 2012-04-21)
참고 : h t t p://news.nate.com/view/20120421n01648 ]


지금까지의 내용을 읽어보셨다면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대충 감을 잡으셨을거라 생각됩니다. 
우선 게시물 내용을 보면, 하청업체 선정은 보통 경쟁입찰 방식인데도 불구하고 
유진메트로컴이 단독입찰을 합니다. 더불어 단독입찰이므로 스크린도어 광고 매출은 
당연히 유진메트로컴이 독점적 지위를 누릴수 있습니다. 그래서 게시물에서도 9년간 광고수익이 
2,559억원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크린도어 공사비는 유진메트로컴 측에서 후순위채를 발행해서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교원공제회, 교보생명) ... 뭐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스크린도어 광고권이 거의 독점적인 권한이었기 때문에
앞서 설명드린 9호선 얘기처럼 유진메트로컴도 매출에 대한 위험이 거의 없었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후순위채를 통한 투자자를 모집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도 후순위채 발행으로 투자자(교원공제회, 교보생명)를 모집했다는 것은 
유진메트로컴이라는 회사가 거의 무일푼의 회사였든지, 아니면 저 당시 매우 급하게 사업추진을 해야하는 
또 다른 속사정이 있었든지 ... 이 두가지 요인으로 압축해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예측입니다. ... 제가 MB와 유진측과의 디테일한 계약사항을 
알수 없기 때문에 정황적인 부분만으로 개인적으로 추론해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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