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목요일

◆ 회사 (by 물파스)

뭔가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것 같아 수정해 드립니다. 

독일은 2차 대전 이후, 향후 독일 경제를 고민하던 수많은 지식인들이 
가장 합리적 대안으로 찾은것이 바로 '발터 오이켄'의 "질서 자유주의" 였습니다. 

민주주의(정치)를 잘하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헌법"이 필요하듯이 
시장경제가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만의 헌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질서자유주의자들의 생각이었고 ... 그것이 이후에 오늘날 독일을 성공으로 이끈 
독일만의 경제체제인 "사회적 시장경제"로 이어진 것입니다.

더불어 독일은 회사경영에 있어 중요하다 생각되는 사항은 "노사공동의 의사결정"으로 
회사 경영을 노사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1951년에 철강, 석탄 산업에서부터 "노사공동 의사결정" 제도가 시작됐는데 ... 이후 1971년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됩니다. 물론 1971년 법적(노사공동결정법)으로도 
노사의 공동 의사경정 제도는 탄탄한 근거 기반을 획득하게 됩니다. 
상황이 이쯤되니 근로자, 노조, 회사는 회사운영에 있어서 공동의 책임을 져야했고 
당연히 투쟁이 아닌 협력을 지향하는 문화가 정착된 것입니다. ... 한국과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더 중요한 점은 ... 독일의 독특한 금융문화 입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에서도 보셨다시피 한국은 GDP 규모 대비 금융서비스 부분이 상당히 
낙후되 있다고 할수 있는데 ... 독일은 기업들의 자본조달이 주로 영.미식 투자은행 형태보다는(주식,채권발행) 
은행과 기업이 장기간 밀접한 거래관계를 유지해 나아가는 "관계금융(relational banking)" 형태가 
상당히 많습니다. ... 그래서 독일에서는 "배우자와 이혼은 하더라도 은행과의 관계는 유지하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은행과의 장기관계를 중요시 합니다. 

그래서 독일의 금융시스템은 
동네마다 한 두개씩은 다 있다는 그 유명한 "슈파르카세(Sparka sse)"로 대표되는 (완전지역밀착형)저축은행과 
협동조합은행, 그리고 대형 투자 은행(도이치방크, 코메르츠)과 1948년에 설립된 독일연방정부 소유의 
독일재건은행(독일부흥은행 이라고도 함)인 KFW 금융그룹이 존재하는데 ... 독일 경제의 탄탄한 허리라고 할수 있는
수많은 강소기업(미텔슈탄트 Mittelstand)들이 자본조달을 매우 안정되게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거냐? ... 라고 반문할수도 있겠지요 ~

방금 언급된 저축은행과 협동조합 은행들은
지방정부가 지역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주(州)의 저축은행법"에 따라 
지역사회에 설립한 은행입니다. ... 특이한 사항은 허가된 지역 안에서만 영업을 해야 하며, 
동종 은행과는 경쟁할 수 없고, 이종 은행과는 결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 한마디로 
지역원칙(regional principle) 과 공익성의 원칙 을 적용한다는 것인데 ... 자신들이 위치해 있는 지역 이외의 
고객들에게는 영업을 할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자신의 지역안에서 가장 성실하고 기술혁신에 노력하는 
기업들에게서 수익을 올려야 하는 구조인 것입니다. 당연히 지역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나아가야 함은
물론이고, 기업들도 이러한 독일의 지역원칙에 따라 장기자본조달이 다른 나라들 보다는 상당히 
좋은 조건이라 할수 있습니다.

더불어 독일 사회는 소위 "평판 네트워크"라는게 있어서 
한 지역에 머물면 죽을때까지 거의 자신이 태어난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독일의 금융기관들(주로 저축은행과 협동조합 은행)은 이러한 지역의 평판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그 지역의 기업들과 경영자의 자질을 참고하기도 합니다. ... 따라서 독일이 가업승계가 많은것은 
인구이동 측면에서의 구조적 역할도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할수 있으며 ... 이러한 평판네트워크와 
안정된 장기자본조달 구조가 지속적인 기술혁신으로 이어질수 있었던 것입니다.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 교수는 매출액 40억 달러($)이하, 세계시장 3위(점유율)안에 포함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가르켜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 이라 정의 했습니다 ... 그리고
2012년 전 세계 2,734개의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 중에서 무려 절반에 가까운 1,307개의
기업이 바로 독일 강소기업, 즉! ~ 미텔슈탄트 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사정은 어떨까요? 
먼저 한국은 대기업들이 노력한 부분도 없진 않겠지만,
그것보다는 우선적으로 하청기업과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이 "수요독점" 형태를 갖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대기업에 자본이 축적되는 구조입니다. ... 사실 정부역할이 효율적인 시장경제를 
지향하고자 했다면 이 부분부터 손을 댔어야 했습니다. ... 겉으로 보이는 단순한 현상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시면 본질은 영원히 볼 수 없게 됩니다. ... 일단 하청업체와 노동자가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대우 받는지부터 보신다면, 대기업 찬양이 나올수가 없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 독일은 연구개발을 대기업보다 중소(강소) 기업들이 더 많이 한다는 것을요 
독일 정부도 그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을 아주 세심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대기업들이 한국의 강소기업들이 개발한 특허권도 강탈해가는 수준이지요 ~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수요 독점적 구조" 때문입니다. ... 독일은 정부에서 나서서 강소기업들이 개발한 
부품 소재들을 전세계에 마케팅 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일의 강소기업들은 굳이 대기업들에게 
목멜 필요가 없습니다. ... 한마디로 독일은 대기업과 강소기업간의 관계형성이 대부분 수평적으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 한국의 대기업들이 경영능력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하셨는데 
1% 정도는 동의할수 있겠지만, 사실 오늘날 한국의 대기업은 수많은 노동자와 정부와의 
파격(?)적인 커넥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망원경의 한계가 우주의 한계가 아니듯이 
본인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는 아닌것입니다. 

경제는 단편적으로 생각해서는 절대로 해결될수 없습니다. 
현대 경제는 너무나 많은 변수(정치, 소비, 투자, 환경, 전쟁, 심리, 종교, 테러 등)의 변증법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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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경제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