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목요일

◆재미로 보는 우유 가격 이야기 (by 물파스)

“우유가 사람 몸에 이롭다, 아니다” 같은 불편한 진실 시리즈는 
여기서 잠시 접어두고, 우유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 짧게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조선시대 왕실과 일부 양반가에서 소젖을 넣은 타락죽을 보양식으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긴 하지만, 원래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우유를 먹는 민족이 아니었습니다.
[◆ 타락죽(駝酪粥) - 물에 불린 멥쌀을 맷돌에 갈아서 솥에 넣고 절반쯤 끓이다가 우유를 섞어서 다시 쑨 죽]

그러다가 일제강점기에 우유가 조금씩 알려지다가 1937년 현재의 서울우유의 전신인 
"경성우유동업조합"이 설립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우유가 대량생산되기 시작합니다 ... 이후 
1960년대 낙농 장려정책이 시행되면서 농촌에 젖소와 함께 우유 가공 기술 등 
본격적으로 체계적인 우유 생산기반이 마련됩니다. 또한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여러 유가공업체들이 설립되었고, 우유 및 각종 유제품(아이스크림, 버터, 치즈 등) 시장이 
형성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국내의 유유 산업은 집유(젖소에서 짜낸 우유를 모으는 과정)선 확보, 
판매 네트워크, 브랜드 인지도 등의 이유로 진입장벽이 상당히 어려운 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4개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는 건국우유, 연세우유 등의 대학우유와 지역의 협동조합 등 대략 30~40여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황입니다.

우유는 제품 특성상 보존 기간이 짧아서 수출 보다는 주로 내수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시장규모는 2014년 기준, 대략 1조 9천억원 수준이며, 웰빙, 다이어트 추세로 저지방, 무지방 우유의 
성장세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유는 크게 시유(우리가 보통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먹는 흰 우유)와 
가공유(바나나, 딸기, 초코 우유 등)로 나뉘는데 ... 이러한 우유가 생산되는 과정을 
잠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축산농가의 젖소에서 원유(소젖)을 짜내면, 이후 그 원유는 주로 (대형)공장의 
탱크로리로 모아집니다.(집유 과정) ... 그리고, 모아진 원유는 각종 검사를 통해 우유로 만들기에 
적합한지를 판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수유과정, 합격여부 결정), 이렇게 합격된 원유는 
냉각과 여과(이물질 제거), 그리고 균질(원유에 고압을 가해 유지방을 고르게 부수는 과정) 작업을 거쳐
UHT(Ultra High Temperature)라는 고온 살균(보통 135 ~150도 초고온 순간살균) 과정에 들어갑니다. 
살균이 완료되면, 냉각과 충전 포장 과정을 거친 후, 출하되기 전까지 냉장 보관됩니다. 

한편 우유에도 등급이 매겨지는데 ... 우유업체가 계약을 맺은 농가에서 처음 원유를 납품 받을 때 
샘플을 채취해 검사해서 등급을 정합니다. 또한 등급은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젖소의 대부분은 독일산 홀스타인(Holstein) 이라는 일명 얼룩소인데, 
이 젖소에게서 생산된 원유를 체세포 수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균수 또한 
등급을 정하는 하는 하나의 기준이 됩니다. (@숫소는 도축되어 고기로 팔립니다)

건강하고 젊은 소가 생산한 원유일수록 체세포 수가 적습니다.
등급은 1A등급, 1B등급, 2급, 3급, 4급으로 나눕니다. ... 가장 품질이 좋은 1A 등급은 
밀리리터 당 체세포 수는 20만 마리 미만, 세균은 3만 마리 미만의 기준을 충족해야만 하며,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흰 우유는 1A등급입니다. 

축낙농가들이 원유를 생산하면, 국내 유가공 업체들이 그 원유(소젖)를 사들입니다. 그리고 
원유를 사들일 때, 체세포 수, 세균 수, 유지방 함량비율 등을 따져 등급별로 나눈 가격에 
"원유기본가격(2015년 리터당 940원)"을 더한 가격이 유가공업체들이 최종적으로 축산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원유가격입니다.(매출원가) ... [◆ 유지방은 리터당 3.4%를 기준으로 함량비율이 높을수록 
가격이 올라갑니다. 예전에 남양유업에서 "3.4 우유" 라는 이름으로 제품이 출시된 적이 있는데 
바로 유지방이 3.4% 이상이라는 것을 나타내게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유는 보통 직접유통과 간접유통 방식이 있습니다.

(1) 직접유통: (제조업체 –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 소비자)
(2) 간접유통: (제조업체 – 대리점.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

현재 국내 우유 유통은 제조업체가 자체 영업조직을 동원해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직접 공급하는
직접유통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입니다. ... 결론적으로 현재 국내 유통되는 우유의 가격은 
최초 축산낙농가에서 원유(소젖)를 생산하면(원유가격), 여기에 대형 제조업체들이 집유 비용과 검사비 등의
각종 비용과 이윤을 더하고, 유통업체의 마진이 더해져 일반 소비자들이 사먹게되는 최종 소비자가격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 우유가격 구조]
(1) 축산농가 원유가격(대략 32%)
(2) 제조업체 집유비, 검사비 및 이윤(대략 33%
(3) 유통업체(35%)

지금까지는 축산농가에서 사료가격 인상 때문에 원유가격을 만약 100원 인상 한다고 하면, 
(2)와 (3) 단계에서는 100원 이상의 가격이 반영되어 최종적으로는 최초 원유가격 인상분보다 
더 큰 비율로 소비자가격이 인상되는 효과로 나타났습니다. ... 그런데 원유가격이 인하 된다면 
과연 그 하락분이 최종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저는 (3)단계인 유통업체들의 마진비율이 너무나 크다고 생각됩니다. ... (나 우유 좋아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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