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목요일

◆기본 소득제에 관하여 [기본 소득제 관련글 추가] (by 물파스)

(이 글에는 전에 이슈인에서 기본 소득제와 관련해 한번 언급했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집에 도둑이 들어 경찰에게 도둑을 잡아달라고 말할 때 
우리는 경찰과 가격협상을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고장난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혀 있을때도
소방관에게 사람 한명 구출할 때마다 얼마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도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 이것은 
복지의 공급주체가 국가이며, 또한 복지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복지는 "탈상품화" 되어있기 때문이죠 ...

1980년대 초부터 세계는
"(경제)성장과 경쟁" 이라는 새로운 심장(신자유주의)을 바꿔달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은 상당히 특이한 장기입니다 ... 심장의 박동은 우리의 의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자궁 속 태아의 심장은 만들어지자마자 뛰기 시작하며, 더욱 놀라운 것은 
신경세포가 아직 생성되지도 않았는데 심장조직은 고동칩니다. 

심장은 전체 근육 메커니즘을 따르지 않고 심장 자신만의 고유한 메커니즘을 따르며, 
수많은 심근세포들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긴밀히 협조해 그들만의 공동의 박자를 생산합니다. 
생산된 박자는 전기 자극을 통해 전달되고 이에 따라 심장은 힘차게 박동합니다. 

분당 70회를 뛰며, 한번 뛸 때마다 순환계로 보내지는 혈액량은 70ml, 
1분 동안 심장이 온몸으로 순환시키는 혈액량은 5 리터입니다. 결국 우리는 새로운 심장(경쟁, 성장)이 정해놓은 
메커니즘에서 단 한 순간이라도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다시말해 
스스로 정해놓은 목표(성과)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실망과 자책만 있을 뿐, 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 
즉! 시스템(신자유주의)에 대한 의문이나 저항은 점점 더 불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 어쩌면 
불안한 저항보다는 안정된 현실과의 타협의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심장은 한 번 바꿔 달면, 이후로는 본인 스스로는 
절대로 통제가 불가능한 장기이므로 상당히 조심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스위스가 심장을 바꿔 달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려 합니다. 

전에 KBS VJ특공대였나 ... 아무튼 스위스 유명 관광지(융프라우)를 촬영했었는데 
그곳에서 한국산 컵라면(신라면) 하나가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습니다. 
2014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GNI)이 8만 5천 달러($)가 넘는 국가이므로 컵라면 하나가 1만원에 팔리고 있다해도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번 스위스의 기본소득 지급 금액이 우리돈으로 300만원이라 하더라도 
아마 스위스 자국내에서는 기본적인 생계비 수준일 것입니다 ...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스위스의 기본소득제는 
(통과된다면)상당히 의미있는 복지실험이 될 것입니다. 

◆ 그럼 먼저 기본소득제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을 파악해 본다면 ...

기본소득 제도는 재산이 많거나 적거나 상관없이, 또는 현재 근로(자영업)자, 실업자 등의
노동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을 말합니다. 
다시말해, 모든 국민에게 가장 기초적인 생계환경을 국가에서 제공하자는 취지인 것입니다.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가장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하므로 "기본소득제도"는 우선 자격심사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복지의 보편성), 그리고 개별적(개별성)이며, 심사없이 무조건적으로 지급(무조건성) 합니다.
노인수당이나 아동수당 같은 경우도 위 세가지 조건(보편, 개별, 무조건성)을 충족시키게 되면 
간접적인 기본소득제라 할수 있습니다 ... 더불어 선거때마다 이슈가 되었던 무상급식과
같은 현물형태로 지급되는 부분도 기본소득제도에 포함시킬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에 대한 개념은 토머스 페인의 사상에서 유래하였다고 말하지만, 
그 뿌리는 일을 했는지, 안했는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1데나리온을 주는
예수의 포도원 비유에서도 그 뿌리를 찾을수 있습니다.

지난 20세기에 기본소득 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나라는 1960년대의 미국 이었습니다. 
특히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닉슨 대통령은 각각 사회운동영역과 정치적인 영역에서 기본소득제도 
운동을 펼쳐나갔던 인물입니다 ... 또한 여기에 폴 새무얼슨, 제임스 토빈과 같은 저명한 경제학자들 
상당수도 기본소득제에 대해서 지지를 했었으며, 특히 제임스 미드(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협동조합과 기본소득으로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죽기전 까지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기본소득"은 제도적 접근 이전에 "국민의 기본권" 이라는 개념이해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근거가 있는데 ... (1)첫째, 토지나 산, 강, 바다 같은 자연(환경)은 
현재 이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우리들 후손들의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그 누구라도 
이러한 모든 자연자원을 활용하여 돈을 벌었다면 당연히 그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2)둘째, 현대 자본주의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중 하나가 바로 지식입니다. 
그리고 지식은 축적(stock)의 개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지식은 
수천, 수만년을 이어온 우리 선조들의 유산인 것입니다 ... 그래서 이러한 지식을 활용하여 돈을 번다면
지식의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 심지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몬은 
우리가 버는 모든 소득은 결국 "지식"이라는 "공공재"를 활용한 덕분이므로 소득의 70%를 세율로 정해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까지 했습니다.

(3)셋째, 오늘날 정규직 일자리는 점점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소중한 일자리를 소유한 사람들은 그 일자리(정규직)를 양보한 사람들에게 일종의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공동체적인 접근이죠!) ...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돈으로 
일부는 후손들을 위하여 적립하고, 나머지는 기본소득의 형태로 균등하게 나눠갖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본소득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입니다. 

현재 보편적으로 논의되는 기본소득 제도의 재원은 
양적완화 처럼 통화량을 증가시켜서 재원을 마련하는것이 아니라 ... 주로 세금을 더 걷어서 
재원을 마련하는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므로 인플레이션은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게시물의 마지막 줄 기사를 살펴보면 ... 

"향후 수십년내 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하게 된다면 
기본소득 아이디어가 해고 재앙을 막는 방안이 될수 있을 것" ... 이라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이 대목이 말하고자 하는바는 요즘 우리에게도 쟁점사항이 되고 있는 "노동 유연화" 와도 관계가 깊습니다. 

미국의 노동시장은, 특히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규모가 제법 되는 기업들에서는 
노동자들의 해고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 쉬운일이 아닙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전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건강보험이 없기 때문에 개인이나 회사별로 가입해야 합니다 ... 그래서 
직장인인 경우는 대부분 직장건강보험을 통해 의료혜택을 누릴수 있습니다(메디케어) ...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하려 한다면 필사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유럽의 복지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의료부분 뿐만 아니라 주거와 실업급여 및 재교육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해고와 재취업에 대한 고민이 다른 국가들보다는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다시말해, 
흔히들 얘기하는 "노동 유연화"는 잘 갖추어진 복지시스템 안에서 오히려 더 잘 작동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요르그 미하엘 도스탈(Jörg Michael Dostal)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지난 2015년 9월 7일. 조선비즈와 했던 인터뷰에서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 "독일은 지역사회와 노조와 회사가 정기적으로 노사협의회(work council)을 갖는다. 
직업 교육도 협의회 차원에서 접근한다. 협의회가 학교와 연계해서 인재를 육성하고 장학금을 주고 인재를 영입한다.
사회 전체가 (노동문제에 있어) 골고루 사회적 비용을 분담하고 성장하는 구조다 ... 그런데 한국은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현대 한국은 개인의 후생을 오롯이 가족이 책임지는 구조다.(정부는 없다.) 
이런 구조에서 노동 개혁을 했다가는 오히려 사회 전체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 조선비즈 인터뷰 中 ◆]

향후, 전 산업에서의 로봇 활용이 점점 더 많아진다면, (인간의)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가 대처할수 있는 가장 합리적 대안은 "노동시간 단축(일자리 나누기)" 이외엔 당장으로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 쉽게말해 10명의 근로자가 하루 8시간씩 일하는 현장에서 5명을 로봇으로 대체한다면
대체되는 5명은 해고의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나머지 (해고되지 않는)5명의 일하는 시간을 4시간으로 
단축하고, 단축된 시간을 해고 예정자 5명과 나누게 된다면 10명 모두 해고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줄어드는 "소득"입니다. ... 그리고 이때 "기본소득제"는 이러한 노동자들의 
소득안정에 기여할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기본소득제가 있음으로서 "노동시간 단축" 이라는 의제도
노조의 큰 저항없이 부드럽게 합의로 이끌어낼수 있을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렇듯 기본소득제와 같은 복지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다면 "노동 유연화"가 더 잘 작동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본적인 소득이 생활에 안정을 제공하게 되므로 성장 또한 기업중심 성장이 아닌, 소득 중심의 성장, 즉 
내수기반이 지금보다 더 단단해 질 것입니다. ...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실행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 같은 
조건부 복지는 일단 고용복귀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는건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일해서 소득이 발생하면(일정 소득이 넘게되면) 
수급권자 자격이 박탈되므로 그냥 실업상태로 계속 지내는게 낫다는 것입니다(게으름과 나태 유도) ... 하지만 
기본소득제는 아무 조건없이 그냥 "국민이면" 국가에서 (기본적인)소득을 보장해 주므로 이러한 나태의 유혹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저도 장담을 못하겠네여 ~ ;; ]


지금까지 기본소득제와 관련해서 중요하다 생각되는 몇가지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이제 "분배"의 외연을 좀 더 확장한 새로운 이야기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사회의 부가 분배되는 방법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하루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사람도 있지만, 열심히 일해서 받은 월급을 꾸준히 저축해서 
부의 크기를 넓혀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은 보통 직장인들이 평생을 모아도 
불가능할것 같은 부를 상속이나, 증여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이루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떤 아이는 어릴적부터 야구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여, 훗날 슈퍼스타급 야구선수가 
되기도 하고, 반면 그 아이와 같은학교 출신인 어떤 아이는 지체장애인으로 태어나 훗날
소규모 공장에서 라디오 부품조립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개인의 소득과 부의 축적은
선천적인 능력과 장애, 천부적인 소질, 부모의 배경 등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며, 
우리는 이러한 분배의 불균등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암묵적인 동의 내지는 합의를 하고 살아갑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개인의 소득과 부의 축적이 가능한 것은 ‘사유재산제도’ 때문인데,
특히 사유재산제도는 경제행위를 통한 이윤추구 활동의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반면에
부의 재분배가 보편적으로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도 존재합니다 ... 더구나 
이러한 소득분배에 대한 불균형의 문제점은 불균형 자체뿐만 아니라, 
부의 집중에 의한 빈곤층의 발생과 자본의 크기에 의한 사회적 계급형성 등이 있습니다. 

이와같은 현실에서 철학자 롤스(J.Rawls)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빈곤한 계층에게
효용을 가장 크게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분배가 이루어져야 공정한 분배 라고 말합니다.
이것을 롤스의 "분배적 정의론" 이라 말하는데 ..... 기본적으로 평등주의 적인 의미를 뜻합니다.
가장 소득수준이 낮은 빈곤계층의 효용을 증대시켜서 불균등의 차이를 줄이자는 것인데,
여기서 롤스는 "원초적 상황" 혹은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 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하자고 얘기합니다. 

무지의 베일은 ... 그 누구도 미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불확실한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 하에서 사람들은 최소한의 사회적 틀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 우리는 태어나기 이전에 우리가 정상인으로 태어날지 장애인으로 태어날지 알지 못합니다.
물론 장애인 보다는 정상인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장애인" 이라는 작은 가능성에 누구나 포함될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원초적 상황 하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사회적 배려(제도, 시설, 우대 등)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원초적 상황에서 형성될 가장 기본적 정의를 
누구나 자유를 갖는다는 것과, 불평등은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될 때에만 존재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불평등이 이득이 된다는 뜻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데 있어서 "기회가 공정"하다면
그 지위나 이득으로부터 오는 불평등은 충분히 인정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롤스의 "차등의 원칙(difference principle)" 이라고 합니다. ~ 롤스의 원초적 상황 하에서의 
사회적 틀 형성과 빈곤계층에 대한 효용 극대화 등은 조금은 극단적인 평등주의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바탕에 합리적인 불평등도 인정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복지 선진국인 북유럽 국가들이 
최빈곤층에게 실시하고 있는 복지정책은 위에서 얘기한 롤스의 분배적 정의론과 상당부분 깊은 연관이 있기도 합니다.

다음은 ... 고립국 이론으로 유명했던 독일의 경제학자 튀넨(Thünen) 의 공식을 통해 
노동과 임금에 대한 시각을 새로운 시각도 한번 살펴보려 합니다. 

튀넨은 사회의 생산물을 자본과 노동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다시 말해 
노동자가 근소한 생활비만을 임금으로 받는 것은 부당하며, 어느 정도는 이익분배 를 해야 한다는 것이 
튀넨의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 튀넨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하나의 공식으로 만들어 결정하려 했습니다. 

@ [임금 = √(AP)], [ A = (노동)생산물의 가치, P = 노동자포함 부양가족 생계비 ] 

튀넨의 공식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먼저 생산성이 높은 노동자라 하더라도 
부양가족이 적다면, 생산성은 낮지만 부양가족이 많은 노동자보다 그렇게 많은 임금을 받지는
못합니다 ... 예를 들면, 미혼이며 혼자 사는 김철수씨는 탁월한 숙련공으로서 하루에 의자 100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간제(비정규직) 직원 박순희씨는 본인을 포함하면 부양가족은 4명이며,
또한 고용불안으로 이리저리 직장을 옮겨 다니느라 숙련의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하루에 의자는 16개 정도 만드는 것이 전부입니다. 

(1) 만약 노동생산물(의자)의 가치가 100원 이며, 
노동자 본인이 만든 생산물의 결과가 그대로(전액) 임금에 반영된다면
김철수씨의 임금은 1만원이 됩니다. ( 100원 × (의자)100개 ) 
박순희씨의 임금은 1,600 원이 됩니다. ( 100원 × (의자)16개 ) ▶ 임금격차는 6.25배 !

(2) 만약 노동생산물(의자)의 가치가 100원 이며, 
이들의 임금을 튀넨 공식으로 결정한다면 ( 1인당 생계비는 100원으로 가정 )
김철수씨의 임금은 1,000원이 됩니다. [ 루트 1만(의자100개) × 100원(생계비) ]
박순희씨의 임금은 800원이 됩니다. [루트 1600(의자 16개) × 400원(생계비) ] ▶ 임금격차는 1.25배 !

튀넨의 공식은 수학적으로 증명될만한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학계의 지지를 받은 것도 아닙니다 ... 단지 생산에 기여한 만큼 임금을 지급하기 보다는, 
기여도가 조금은 낮더라도 노동자의 기본적인 (필요)생계비 수준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또한 이익분배를 통해 노동자 사이의 지나치게 벌어진 임금격차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래서 임금을 바라보는 튀넨의 관점은 오늘날 성장과 성과주의에 매몰돼 지쳐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임금이 노동자의 (필요)생계비라는 측면보다 하루하루 일한 대가라는 관점만 강조되다 보면
결국은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의 의미는 점점 더 퇴색될 것이며, 노동(력)의 "상품성"만 더 크게 부각되어
구입(채용)과 폐기(해고)가 더욱 더 쉬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러한 노동현실과 맞닥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사용가치가 없어져 당장 내다버리려는 고장난 자전거처럼 상품성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내다 버릴 수 있는 노동자에게 
(노동자의)부양가족 생계비까지 챙겨줄 회사(고용주)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 결론적으로 노동의 상품화가 
극대화 될수록 노동(력)을 바라보는 그 사회의 관점은 쉽게 구입해서 사용하다, 쉽게 버릴 수 있는 
유연한 상품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 ▶ 노동의 유연화 ! ]

오늘날 우리가 사는 현실을 보면 
채소가게 주인은 자신의 밭을 가꾸는 대신 유전자변형(GMO) 채소를 오늘의 상품으로 내놓고, 
대출받은 학자금이 복리이율인지 단리이율인지 모르는 대학생은 과외전단지 붙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맞벌이 부부 김대리의 아내는 자신의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곧 이어 부잣집 아이의 보모노릇을 하기위해 
부촌(富村)을 지나는 버스가 다니는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투쟁"이라는 붉은 머리띠를 두른 노동자는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콜라와 헐리우드 영화로 피로를 풉니다 ... 현금인출기에 복지카드를 넣고 이달의 기초생활수급비를 
인출한 돈으로 라면 한박스와 밀린 전기요금을 해결한 노인은 곧장 시청앞으로 달려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당을 비판하는 무리에 합류합니다 ... 20년 경력의 미장공 박씨는 
자신이 만든 아파트가 수백, 수천 채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전세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복지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초입에서 우리 사회는 너무나 많은 갈등과 분열의 고통을 
맛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지논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사회임금(기본소득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소위 "선진국 수준" 이라는 도그마(Dogma)에만 갇혀 살았던것 같습니다. 
스위스의 복지실험에 대한 다양한 의견 차이는 차치하고서라도 ... 새로운 심장(기본소득제)에 대해
자유롭게 담론이 형성되는 그들의 사회가 무엇보다 부럽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선진국 수준" 만 외쳐댈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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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경제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