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보건.의료비 지출 중에 유독 의약품(약값)을 구입하는데 돈을 많이 쓰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를 참고해 보면
우리나라 국민 의료비지출 규모는 (2009년 약 76조), (2012년 약 97조원) 수준인데
이렇게 100조원(2012년 기준)에 가까운 의료비지출 중에서 의약품에만 지출되는 규모가
대략 25% 수준이라고 하는데 ... 금액으로는 24조원이 넘는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의약산업은 지금까지 신약 개발보다는 주로 복제의약품 중심으로 성장해 왔었는데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면서 의약품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의약품은 다른 공산품보다는 조금은 복잡한 유통경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의약품의 분류체계가 복잡하기 때문인데,
분류된 의약품의 종류마다 다른 유통경로를 거치게 됩니다.
의약품의 분류체계란 ... 먼저 의약품을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완제의약품은 다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ETC)]과
특별한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수많은 시간과 노력, 자본을 투자해 개발한 "신약"과
개발된 신약성분을 복제한 [제네릭(generic)]으로 분류합니다.
[◆ 참고: 제네릭은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이고,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은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라고 함]
[◆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유전자 재조합 또는 세포배양 기술을 통해 생산되는 단백질이나 호르몬 등을
의미하는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품이다. 바이오 의약품과 비교해 효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싸기 때문에
경제성이 큰 의약품이다 - (Daum 백과 참조)]
2012년 7월에 동화약품의 "박카스D"를 포함한 48개의 일반의약품(OTC)이 "의약외품목" 으로 전환되었는데,
이후 6개월 동안 박카스D의 매출은 (약국매출은 조금 감소했지만)일반 유통경로에서
약 100억원이 넘게 증가했습니다. 또한 진통제, 해열제, 몸살감기약 등의 가정용 상비약도
2012년 11월부터 24시간 편의점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매출증가와 함께 유통시장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일반의약품이었던 "어린이 키미테 패치"와 "우루사정 200밀리그램",
"클린다마이신외용액제(여드름치료제)", 일부 "습진약" 등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었고, 반대로 속쓰림 치료제인 "잔탁정75밀리그램", "아모롤핀염산염외용제(무좀치료제)" 등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어 의사 처방없이도 구입이 가능해 졌습니다. ... 이렇게 의약품은
그 약이 어떻게 분류되느냐에 따라서 판매(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은 크게 2가지 경로로 나눌 수 있는데
제약사가 생산한 약을 의약품 전문 도매상이 병원과 약국, 보건소 등에 공급하는
"도매중심"의 유통경로와 제약사가 직접 요양기관에 공급하는 "직거래" 방식의 유통경로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전체 의약품 공급에서 도매중심의 유통방식이 83%에 가까우며, 직거래 방식은 17% 수준입니다.
국내 의약품 유통은 "소량 다품종으로, 또 자주 거래되는(다빈도)"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OECD 국가들을 포함한 상당수의 국가들에서는 대략 3,000 ~ 6,000 품목의 의약품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들의 2~3배에 달하는 대략 12,000여종의 약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따라서 생산되는 약의 종류가 이렇게 많다보니, 병원이나 약국, 보건소 등에서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의약품을 보관하고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소량, 다품종, 다빈도(짧은 구매주기) 형태로 유통경로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의 특성 때문에, 직거래 방식보다는 도매공급이 중요시되고 있는데
현재 국내 의약품 도매공급 현실은 상당수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여기에 규제완화로
(영세)도매업체 난립에 의한 과당 경쟁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대형병원과 거래하는 도매업체간 불법 리베이트 경쟁이 문제가 되곤 했는데,
이제는 (대학)병원재단이 자체적으로 대형도매업체를 만들어 운영하면서(안정적인 의약품 공급 이라는 명분)
제약사와 영세(하위) 도매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갑"의 지위를 가지는 추세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의약품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은 상품입니다.
그리고 독특하게도 전문가(의사)가 소비자(환자)의 구매를 대신 결정해주는 매우 특수한 상품입니다.
따라서 리베이트 관행에는 좀 더 엄격한 윤리적 잣대가 필요합니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고령화 추세가 빠른 우리나라의 의약품 시장규모는 계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 따라서 국내 의약품 시장 환경을 고려한다면 "도매유통"의 공급방식이 더욱 더 중요시될텐데
앞서도 급했지만, 소량 다품종, 다빈도 거래는 적합한 보관 공간과, 즉시에 공급할 수 있는 즉시성 및 배송
등의 장비와 인력에서 상당수준의 규모와 자본력이 필요합니다 ... 그리고 대형(대학) 병원을 등에 업은
대형 도매업체들의 출현으로 이제 국내 의약품 도매시장은 점점 더 자본과 시장논리에 의한
대형도매업체들의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 또한 더욱 더 거세질 것입니다.
보통 국내 대학 병원급 대형병원의 의약품 사용규모가 연간 2,000억 ~ 3,000억원 규모라고 하는데
만약 어느 (대형)도매업체가 국내 대학병원 3군데만 확보하게 된다면 매출 1조원은 가뿐히, 그리고
매우 안정적으로 올릴수 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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