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목요일

◆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에 대한 (지극히)사적인 견해 (by 물파스)

(글에 앞서 너무나 억울한 죽음을 당한 여성분의 명복을 빕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법치 사회입니다. 
그러나 법치(法治) 이전에, 사회 근저에는 우선적으로 "상식"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의 존재이유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식은 공리(公理)와 같습니다 ... 상식은 좌.우 그 어떤 이데올로기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초월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공동체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식을 사용하는 자에게 만약 누군가 도전이나 간섭을 하게 된다면 
그는 사회 전체, 혹은 사회 구성원 모두를 상대로 싸우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시말해 “상식”의 적(敵)이 되는 것입니다. 

시대가 국제화, 세계화 되어가면서 ... 이제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은 우리에게 그렇게 낯설지 않은 
평범한 공동체 일원으로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과)외국인 여성들의 양성 평등에 관한 가치관이
한국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에도 조금씩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정치, 경제, 제도, 문화, 교육 등
사회 전반에서 그동안 한국 여성들이 쉽게 낼수 없었던 다양한 목소리들이 (거침없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부장적 가족 구조에 익숙해있던 나이가 지긋한 수많은 어르신들과 그러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온 많은 젊은 남성들은 이러한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에 어쩌면 암묵적 불편함(?) 같은걸 
느꼈을 수도 있을 겁니다 ... 그러나 여기서 시선을 가족이나 회사, 학교 같은 수직적 권력관계가 
성립되기 쉬운 어떤 "집단이나 조직"이 아니라 관계 형성의 상당부분이 수평적일 수밖에 없는 
"연인" 같은 미시적 공간 구도로 옮겨본다면 이후부터는 얘기가 달라지게 됩니다. 

수많은 (한국)여성들은 최소한 결혼에서 만큼은 남자가 집을 준비하는 것을 당연시 하면서,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양성평등으로 인식해왔었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 또한 양성평등의 또 다른 이름이라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 간혹 다른 선진국 여성들과 
비교를 하게 되면, 그것은 외국과 한국만의 "문화차이" 라고 일축하기도 합니다. 

승진의 차별로 대표되는 유리 천장(glass ceiling) 같은 조직이나 집단 내에서의 차별은 
외국에서는 성차별뿐만 아니라 인종과 장애인 차별, 연령차별 등을 모두 아우르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는 유독 여성 차별 하나로 압축되고, 그 크기가 조금 더 커져서 다시 
여성 차별로만 생산되고 부각됩니다.

이렇듯 (한국)여성들은 자신들의 위치가 조직이나 집단의 범주안에 있을 때는 양성평등과 여성차별을
대단히 크게 외치면서도, 연인이나 데이트상대 같은 "개인"의 범주로 들어왔을 때는, 아직까지도
상당수가 존재하는 한국사회 (수많은)남성들의 호구 관성이 계속해서 유지되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직과 집단" 같은 거시적 공간에서의 차별에 대해서는 그 불평등을 전면적으로 내세워 '사회화' 하면서 
"연인" 같은 미시적 공간에서의 이미 충분한 만족상태에 대해서는 철저히 선택적으로 '사유화'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사회에서 (호구)남성들도 조금씩 자신들의 불평등 관계에 대해 자각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남성들의 '깨어남'이 한국 여성들의 사유화된 미시적 공간을 축소시키자 그녀들도 이제는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녀들이 선택한 방법이 바로 서두에서 언급했던 "상식"의 프레임 속으로 
"여성" 자체를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다시말해, 만약 여성이 "상식의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이제 사회는 여성에 대해 
그 어떤 질문도 허용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상식은 공동체가 존재하기 위한 소위 "연역적 대전제" 이므로
질문을 허용하는 것은 공리와 같은 대전제에 의문을 품는 상당히 위험한 행위(도전, 간섭)가 되는 것입니다.
상식의 적이 되는 것이죠 ... 그래서 정신분열증에 걸린 미친 살인마의 (묻지마)여성 살인 또한 
대전제인 '여성'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여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닌, 여성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사회 전반에 인식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녀들은 사유화된 미시적 공간이 더 커지길 바라거나 최소한 현재보다 더 작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러한 그녀들만의 이기적 바람이 이번 묻지마 살인사건에 투사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그녀들이 원하는 것은 불평등한 거시적 공간은 축소하여 사회화 하고, 만족스런 현재의 미시적 공간을
더 크게 확대(or 축소 정지)하여 사유화를 과거보다 더 강화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녀들의 원하는 좀 더 디테일한 (무의식적)본심을 파헤칠 수 있습니다.
그녀들은 "한국 남성들은 잠재적 가해자" 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꿔 말하면 
"한국 여성들은 잠재적 피해자" 라는 의미와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성이 안전한 사회, 혹은 여성이 해방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인데 ... 하지만 
저는 이러한 그녀들의 주장을 이렇게 해석해 봅니다. 

"한국 여성들은 (아직은)잠재적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서 빨리 잠재적 피해자인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잠재적 피해자 상태"를 공동체 구성원 다수가 인정하게 된다면, 그때는 재빨리 
그것을 한국사회 상식의 프레임 속에 넣고 안착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한국)여성들이 “잠재적 피해자”로 인정받게 된다면, 그리고 이러한 생각들이 
한국 사회에서 만큼은 상식으로 통하는 시대가 된다면, 이후의 (한국)여성들은 권력 공간은 그것이 
거시적이든 미시적이든 상당한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 더 나아가 진정으로 중요한 매우 독특한 그녀들의 
소망은 단순히 "잠재적 피해자 상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 그 상태는(잠재적 피해자 상태) 
절대로 개선되서는 안 되며, 잠재적 피해자 상태가 상식 프레임 안에서 영구적으로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이 그녀들의 진심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녀들의 (무의식적)생각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방법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 것입니다. 그녀들의 심연속에, 혹은 전두엽 구석 어딘가에 
꽁꽁 숨어있을 "잠재적 피해자 상태의 지속" 이라는 그녀들만의 갈망을 모든 공동체 구성원 눈앞에 
현실적으로 끄집어 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언급했던 내용들을 여성"들"이 아닌, A라는 지나가는 '여성(개인)'에게 
질문해 본다면 대부분은 부정할 것입니다. 또 다른 지나가는 여성 B에게 물어본다면 그녀 또한 
"상식 프레임 속에서의 잠재적 피해자 상태의 지속" 이라는 조금은 거창한 비약을 강력히 부정하고 
거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입니다. 따라서 위의 내용들이 비약에서 끝나지 않고, 많은 여성들의 
(무의식적)동의를 얻기 위해서는(또는 갈망이 밖으로 강하게 표출되기 위해서는) A와 B 그리고 
C, D, E, F ... 등 수많은 여성들이 일종의 무리 짓는 단위로 "군집(群集)" 상태에 놓여있어야 합니다.

< 군중이 드러내는 감정은 좋든 나쁘든 하여간 매우 단순하면서도 
매우 과장된 이중성격을 보인다. 다른 많은 성격과 함께 이런 성격을 감안하면
군중 속의 개인은 원시인들과 닮아있다. 그는 사건이나 사태를 면밀히 관찰하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뭉뚱그려서 보기 때문에 그 중간 과정들도 전혀 파악하지 못한다. 
군중의 감정은 일단 표출되면 암시와 감염을 통해 순식간에 전파되고 그것에 대한 
확실한 찬동이 그 위력을 괄목하게 증폭시키기 때문에 과장되기 마련이다. 
군중은 의심도 불확실성도 모르기 때문에 군중의 감정은 단순하며 과장될 수밖에 없다. 
~ (중략) ~ 특히 이질적 군중이 모든 책임감을 떨쳐버린 상태로 드러내는 감정의 과격성은 
더욱 증폭된다. 고립된 개인이 하기 불가능한 감정표현과 행동을 군중으로 하여금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무사하리라는 확신, 군중은 인원수가 많으므로 더 강력하다는 확신,
많은 인원수 덕분에 잠시나마 세력을 확보했다는 관념이다. 어리석고 무지하며 시기심 많은 
개인들이 군중에 합세하면 자신들이 무의미하고 무기력하다는 감정에서 해방되어 
잔인하고 일시적이지만 엄청나게 강하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
[◆ 군중심리(79~80 페이지) /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 1841~1931)/ 이레미디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군중에 관한 최고의 책입니다.
귀스타브 르 봉은 이 책에서 군중은 단지 변덕스럽고 충동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군중 자신들의 욕망과 그 욕망의 실현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모든 장애나 간섭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홀로 고립된 상태였다면 감히 시도조차 못해볼 것을 ... 한마디로
"내편(동조세력)"이 증가된 상황에서는 군중 자신들의 욕망에 방해가 되는 것은 과감히 
제거할 수 있으며, 이것은 다른 군중들이 (군중 속으로 들어온)개인에게 "권력"을 부여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군중의 특징을 개인적으로 제가 한 가지 더 추가해보려 합니다.
바로 "익명성"입니다 ... 익명성은 군중 본인을 노출시키지 않기 때문에 금기된 욕망을 표출하기가 
더욱 더 수월합니다. 따라서 한국 여성의 "축소되는 미시적 공간"에 대한 방어 기제를 사용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 "잠재적 피해자 상태의 지속" 이라는 그녀들의 염원 또한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반대나 비판.비난 심지어 욕을 하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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