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목요일

질의응답 (by 물파스)

물파스님께 / 경제에 대한 고찰글을 읽다보면 항상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1. 쿠(Koo)의 불황은 빛 줄이기와 집값 버블의 하락 이라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집값은 하락하지 않았으며, 가계 빛 또한 최대 수준입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의 경기불황은 쿠의 제안과는 맞지 않아보입니다.

2. 건전한 채무는 경제 활성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습니다만
제 생각엔 사업자금, 순환자금, 투자금(투기x) 그리고 학자금대출 정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더 큰 이익을 위한 빛은 필요하다지만 사실 경제인은 채무 없이 재화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채무는 경제에 왜 필요한 것일까요?

3. 흥청망청 버블을 만드는 것보단 건전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해 보입니다만
세계의 흐름이 양적완화이다보니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양적완화의 혜택은 거의 보지 못하고 그 반작용에는 너무 크게 흔들립니다.
흔들림 없는 국가경제를 만들기 위한 방안은 과연 무엇일까요?

4. 자본주의 사회는 기업이나 개인 모두 자본이 많고 채무가 적은 사람이 유리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축적된 부는 양성 feedback의 성질을 가지며 결국 파국으로 치닿게 됩니다.
따라서 전쟁, 새로운 기술 혁신이나 사회 문화적 지각변동이 있지 않다면 부의 재분배는 요원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동적인 변화가 아닌 자본주의 경제 내에서 능동적인 변화를 일으켜 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정치, 경제와는 관련없는 이과라서 아는게 많이 부족합니다.
물파스님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고견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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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파스


<부족하지만, 짧게 답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


[1] 쿠(Koo)의 대차대조표 불황은 드러난 현상을 분석 것이지 대안을 제시한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일본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나타난 자산가격의 하락은 민간 부분인 가계와 기업들이
부채규모를 줄이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이는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켰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쿠는
이러한 위축되는 소비와 투자를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하여 경제 전체의 수요를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지속적인 토목.건설(주택공급)에만 정부의 역량을 쏟아 부은
것입니다. 본문에서 제가 지적한 것처럼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있었음에도 말이죠 ~ 결론적으로
쿠의 분석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맞지 않다는 부분은, 만약 한국이 일본처럼 본격적으로 집값 버블이
꺼지게 되는 시기가 왔을 때 나타나게 될 부채축소(최소한 부채관리)가 – 소비.투자 위축 – 내수 부진 -
자산 매각(자산가치 하락) - 부채 축소 – 소비.투자 위축 – 내수부진 등 장기 불황이라는 악순환적 사이클에
과연 우리도 빠져들게 될 것이냐를 우선적으로 확인해봐야 그때 가서 쿠의 분석을 한국경제에도 적용가능하다 할 것입니다.
일본경제가 한국경제의 거의 선행지표라 할 정도로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쿠의 대차대조표 불황의 유용성을 설명드린 것입니다.


[2]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혹은 시장이 완전경쟁 시장하에 놓여있을 때, 과연 자기자본만으로
경영이 가능한 기업이 몇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오늘날의 현대 경제에서 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또 채권을 발행하고, 증자를 하는 이유가 결국은 타인의 돈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증자를 하더라도 보통은 주가가 높은 수준에 있을 때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간단한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A라는 기업이 어떤 사업에 투자하려는데 예상되는 수익률이 연 10% 라고 합니다.
그래서 A가 만약 자기돈(자기자본) 1억원을 투자한다면 1년뒤에 1천만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인 돈(자기자본) 1억원과 함께 은행에서 연 5%로 1억원 빌려 총 2억원을 투자했다면
1년뒤 수익은 2천만원이 발생하며, 여기서 은행이자 500만원을 갚게되면 실질 수익은 1,500만원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처음 본인돈만 투자했을 때는 자기자본 수익률(ROE - Return On Equity)이
10%(1천만원/1억원) 였지만,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투자했을 때는 ROE가 15%(1,500만원/1억원)가 됩니다.
이것을 흔히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 라고 합니다.

이렇듯 부채는 기업의 입장에서, 특히 주주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전략이며,
개인들도 많이 사용하는 흔한 방법입니다. 아파트 분양시장만 보더라도 은행 대출은 기본적으로 깔고 갑니다.
여기에 전세금 또한 레버리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정부가 공공투자(수도,전력,도로,철도,항만,공항 등)를 하는데 있어서도 부채를 활용하는 건 기본입니다.
도로하나만 뚫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지방)정부는 이러한 엄청난 돈을
단순하게 주민들 세금만으로 절대로 충당 못합니다. 결국 빚을 내야 합니다. 채권을 발행하는게 가장 흔한
방법이며, 그래도 돈이 부족하면 민간을 끌어들입니다. 얘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PF(project financing)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바로 그것입니다. ~ 오늘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부채는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 한 가지 더! ~ 심장이 우리몸에 쉬지않고 피를 돌게 만들듯이
경제에 피(돈)를 순환하게 만드는 절대적인 은행은 자신들 사업의 대부분을 부채(고객 예금)를 가지고 합니다.
과도한 부채가 문제가 되는 것이지, 부채없이는 오늘날 경제 체제 자체가 존립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상당히 무거운 질문인데 ~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형편으로는 저 개인적으로는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육은 단순히 대학교육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업, 창업, 기술,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과 사회 전체적으로 나이와 성별에서 자유로운 교육이 국민 개개인의 (경제적)부담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되며, 이러한 (재)교육 기반은 당연히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마지막 질문 또한 상당히 무거운 질문인데,
이에 대한 저의 답을 예전에 이슈인에서 한 번 언급했던 내용으로 갈음 하겠습니다.

<@ 담론 주체 >

기독교가 지배하던 중세 서양에서는
성경을 자국어로 번역하면 극형에 처해져 목숨을 잃어야 했습니다.
성경이 쉬워지고 누구나 이해할수 있게 되면, 신부등 목회자의 권위가 사라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당시 사제들은 대중에 대해서는 특권을 가진 권력층 이었고,
이것은 오늘날의 소수 지배권력층과 다를바 없는 것이었습니다...

중세의 죄수들은 고문에 의해서 몸의 힘을 빼앗겼지만
근대에 와서는 노동을 함으로써 몸의 힘을 생산하는 효율로 전환하게 됩니다.
즉, 몸에 가해지는 권력이 "고통과 억압의 권력"에서 "생산하는 권력" 으로 이동하게 된 것입니다.
프랑스 철학자 푸코는 이러한 권력 관계를 단순히 수직적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더 나아가 현대사회의 "제도" 안에서 횡적으로 분화된 "담론구조"를 밝혀냅니다.

우리는 몸이 아플때 병원을 방문해 의사와 상담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환자들은 의학지식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의사의 말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지시대로 약도 먹고 음식도 조절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특이한 현상을 발견할수 있습니다.
의사는 우리에게 그 어떤 물리적 폭력이나 협박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행동은 거절할수 없는 어떤 "권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는 제도가 만들어낸 "권력관계"가 너무나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즉, 사법적 권력관계를 넘어서서, 사회제도(병원, 금융, 공장, 회사, 구청, 군대, 언론, 법원 등)가 생산한
권력관계는 사회 곳곳에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푸코는 이러한 제도영역 안에서 생산되는 전문적 언어양식을 "담론" 이라 정의 했습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전달하는 의학용어, 경제(금융)전문가의 경제용어, 법률용어 등등 ...
그래서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서는 "의학담론"이 생성되고, 이 과정에서
의사는 담론(의학담론)의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 더불어 담론의 주체는 "권력관계"에서 우위에 서게 되고,
이것은 과거 중세시대의 사제들이 소유한 성경해석 능력과 같은 하나의 특권인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적 지식인으로서의 "담론주체" 들이 위협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전문지식이 보편화 되고 대중화 될때인데 ... 푸코는 이것을 바로 "권력의 해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담론이 생성 됩니다. 담론이 권력을 만들어내고, 권력은 다시 담론을 재생산함으로서
권력을 유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담론과 권력의 연대는 사라지지 않는 필연의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 있어서 담론이 미시화 되는 부분인데 ...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대한 담론이 사라지고,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작아져서 작동하는 것입니다.
또한 담론 자체가 아주 당연시 되어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권력이 하는 일입니다.
여기에 가장 효과적으로 봉사하는 것이 언론과 대중 매체 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사회에서의 지식계층은 자신들의 노동(지식노동)의 주 목표를
현재 한국사회에 뿌리 내려져 있는 잘못된 "주류담론"을 해체 하는데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지식계층군들 스스로가 주류담론의 오류 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동안 담론의 주체가 되지 못했던 수많은 국민들은 서로의 지식을 교환하며
자신들의 담론 영역을 키워 나아가야 합니다. 다시말해 우리의 모든 국민들이
"주류담론"을 해체하고 스스로가 "담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난은 많은 뿌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주된 뿌리는 무지이다”
- 린든 존슨(Lyndon Baines Johnson) 미국 36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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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  




갓파스님 감사합니다. 몇가지 이해되지 않거나 궁금한점 남겨요.

1. "수요측면에서 보자면 부동산(주택) 가격의 하락에 있어서 수요 감소로 가격이 상승하거나 최소한 보합을 유지했어야
하는데도 결과는 20년 초장기 불황이라는 디플레이션(자산 가치 하락)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 생산인구감소로 주택 수요가 줄어드는데 왜 가격이 상승하거나 보합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하신 부분이 이해가 잘 안가네요.

2. 가격을 공급과 수요라는 가장 기본적인 틀로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일본 부동산 시장의 경우 항상 말씀하신 바와 같이 생산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년 90만채 이상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과 수요'의 문제가 아닌 수요에 부응하는 질 높은 주택이 공급되는지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물파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추가적으로 일본 부동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확실히 하락세라면 한국 주택시장도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이 높은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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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파스


밸류//

1. 오해의 소지가 있을수 있겠네여 ~ 생산가능인구 감소로인한 수요감소폭에 맞춰
일본 정부측의 적절한 공급조절이 있었다면 일본의 주택 가격하락이 최소한 보합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장기 불황(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았을 거란 뜻입니다. ~ 급하게 작성하느라
설명이 조금 부족했나 봅니다. ~ 죄송합니다.


2. 저는 지금부터 한국사회에서 부동산 시장만큼은
그 어느 경제주체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예전에도 한번 얘기했지만,
특히 한국의 부동산(아파트) 시장은 우리경제에 연쇄적인 경제효과를 가져옵니다.
다시말해 (주택)건설업자들이 집을 짓기 위해 공사를 시작하게 된다면(착공) 우선적으로
주택건설을 위한 철강과 시멘트가 필요하고, 목재와 벽돌, 유리, 플라스틱, 전기선, 배관, 콘크리트의
수요가 증가합니다 ... 당연히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주문이 쇄도해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그럼 임시직이라도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고용창출)

이후 아파트가 준공되고 입주가 시작되면,
중개업과 도배, 장판, 조명, 커텐 등의 여러 인테리어 업종이 호황을 맞을 것이며,
여기에 세대수가 많은 단지라면, 영어, 수학, 논술, 태권도, 피아노 등의 각종 교육 학원들과
헬스클럽 및 이불과 가전 등의 여러 생활용품 업계도 상황이 좋아집니다 ... 만약 이 과정중에
집값 또한 상승했다면, 소위 '자산효과' 라고 해서 주택 소유자들은 마치 부자가 된것 같은 기분에
평소보다 씀씀이가 커지고, 여행과 각종 영화 연극 같은 여러 문화생활이 잦아지는 등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도
부동산 부양정책은 상당히 매력적인 정책임에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동산도 국민들의 소득이 증가되지 않는 상황속에서 오로지 부채(빚)만으로 지탱되고 있다면
위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모든 상황이 역순으로 일어나면서 침체 수준이 아닌 공황 사태로까지 갈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때 매우 생생하게 경험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주택)의 파급효과만 보고서 정부(정치)가 앞뒤 상황 안가리고 일방적 모드로만 달려간다면
일본의 장기불황, 어쩌면 그 이상의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될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가계부채의 연착륙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기업들(특히 재벌)은 어떻하든
살아남을 것입니다. ... 수백조원이 넘는 유보금이 그것을 잘 말해줍니다. 다시말해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미래를 차분히 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본문에서 얘기했듯이
향후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공급조절 정책이 어떻느냐에 따라 향방이 가려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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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경제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