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목요일

◆ 간략히 살펴보난 베네수엘라 위기 (by 물파스)

최근의 유가 변동을 먼저 살펴보는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브렌트유(Brent), 두바이유(Dubai)의 3대 유종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유가는 2014년 중반(6월)부터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해서 2015년 1월의 기간 동안 대략 108달러에서 3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이후 최저 25달러 선까지 하락했다가 현재(2017년 3월)는 53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저유가 상황이 과거에 비해 유가 하락 지속기간이 가장 길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 WTI 기준 유가 하락 지속기간>

@ [1985년 11월 ~ 1986년 7월(8개월)] - (30달러 => 11달러)
@ [1990년 10월 ~ 1991년 3월(6개월)] - (36달러 => 20달러)
@ [1997년 10월 ~ 1998년 12월(14개월)] - (21달러 => 11달러)
@ [2000년 11월 ~ 2001년 12월(13개월)] - (34달러 => 19달러)
@ [2008년 6월 ~ 2009년 2월(8개월)] - (134달러 => 40달러)
@ [2014년 6월 ~ 16년 2월(20개월)] - (110달러 => 26달러) => [2017년 2월(53달러)]

그렇다면 왜 이렇게 과거에 비해 저유가 상황이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을까?
전에도 얘기했지만, <가격>의 변화를 추적하려면 기본중의 기본이 바로 <수요와 공급>입니다. 
따라서 최근의 저유가 상황은 수요가 줄거나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수요측면을 살펴보면, 중국의 수요증가율의 둔화입니다. 
2010년에서 2014년 까지 전 세계 유가 수요증가분의 거의 절반 수준(47%)을 중국이 차지했었는데,
2008년 세계금융위기(서브프라임)와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근 중국의 원유수요는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또한 세계 용도별 원유소비 비중을 살펴보면, 
수송용 55%, 산업용 29%, 전력용 5.5%, 기타 10.5% 인데(@자료: 2015. 브리티시 페트롤 British Petrol) 
최근의 저유가 기간(2014년 ~ 2016년) 동안, 특히 세계 자동차 판매증가율은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면서 
지속적으로 우하향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여기에 엘리뇬 현상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소폭이지만 난방유 수요도 줄어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기차 수요 증가와 신흥국의 경기부진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수요측면에서 원요 소비는 당분간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공급측면인데, 우선 재정수입과 수출의 대부분을 원유에 의존하는 국가들, 즉 
중동 산유국과 함께 러시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의 경쟁적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셰일오일 등의 비전통적오일 공급 등도 포함할수 있습니다. 

세계의 원유의 대한 수요가 줄게 되면, 
국가 재정수입의 상당부분을 원유에 의존하는 이들 국가들은 당연히 수입이 줄게 됩니다. 
따라서 그전까지 행해왔던 자국내 지출수준 또한 어쩔 수없이 낮춰야 하는데, 
이는 결국 정권의 신뢰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저유가로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원유 공급을 줄일수가 없는 상황이며, 이러한 사정은 결국 이들 국가들의 감산 합의를 어려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또한 원유시장에서는 시장지배력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산유국간 경쟁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 설상가상 2016년 1월 이란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의 원유수출이 
재개됐는데, 이로인해 산유국간 (공급)경쟁은 더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의 일평균 원유 생산량 규모가 대략 360만 배럴 수준이라고 하는데, 
재고만 해도 4천만 배럴이 넘는다고 하니, 당분간 세계시장에서 원유의 초과공급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참고 – 주요산유국 원유 생산 규모(일평균). 2015년 기준]

@ 러시아 – 1080만 배럴(1위) 
@ 사우디아라비아 – 970만 배럴(2위) 
@ 이라크 – 336만 배럴
@ 이란 – 360만 배럴
@ UAE – 282만 배럴 
@ 베네수엘라 – 250만 배럴
@ 멕시코 – 246만 배럴
@ 브라질 – 225만 배럴 

이제 원유에 대한 수요와 공급 측면의 중요 부분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수요는 부진한 상황이며, 당분간 공급은 과잉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원유수출이 정부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들에게는 상당한 고통이 따를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이라크와 베네수엘라는 원유수출 비중이 무려 90%가 넘는 국가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들 국가들은 저유가 기간중에 재정수입과 지출에 상당한 변화를 겪었는데, 2015년 기준으로 보면 
베네수엘라는 재정수입은 5%p 줄었지만, 재정지출은 4.5%p 증가했었습니다. 다시 말해 베네수엘라의 
전체 재정수입이 그 전에는 100개라고 했을 때, 2015년에는 95개로 줄었으며, 지출은 오히려 104.5개로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수입과 지출의 차이 9.5개는 결국 정부가 빚을 내야했다는 것인데
IMF는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일부 산유국(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들의 정부부채 상환 소요 년수를
따져보니 베네수엘라 3년, 이라크, 멕시코, 브라질 2년, 나이지리아 1.5년 등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정부의 전체 수입을 모두 빚을 갚는데 사용했을 때의 상환기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 (정부부채/재정수입) ]

그렇다 하더라도 베네수엘라는 다른 산유국들에 비해 유독 왜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걸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고정환율제> 때문입니다.

원유수출로 먹고사는 베네수엘라에게 저유가는 바로 경상수지 악화(적자)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결국 총수요 감소로 이어지는데, 총수요 감소는 GDP(산출) 감소와 고용 축소(실업 발생)를 가져오게 되며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외환메커니즘>인데 ... 예를 들어, 수출은 100을 했지만, 수입은 200을 
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달러의 초과 수요로 이어지게 됩니다. 

수출규모를 초과한 수입 100만큼의 달러를 확보해 수입대금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상승(베네수엘라 통화가치 하락)이 일어나고, 정부는 고정환율제 때문제 
종전의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달러를 풀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달러를 팔고 볼리바르(베네수엘라 통화)를 
매수해야 하는데, 이것은 결국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의 공급 감소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중의 부족한 돈(볼리바르)을 위해 통화를 증발(돈을 찍어냄)하게 되면, 통화가치는 더욱 더 하락하게 되면서 
생필품 상당부분을 수입하는 베네수엘라 입장에서는 달러 부족으로 더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2014년에 220억 달러(최근환율 기준 약 25조원), 
2015년에 160억 달러(18.5조원) 수준이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베네수엘라의 외국 자본유출을 말할 것도 없고, 경제성장률 또한 유가 상승기였던 
2010년~2013년 기간 동안은 약 2.5% 였는데, 본격적인 저유가 시기였던 2014년 (-)4%, 
2015년엔 무려 (-)10%로 심각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정부와 정치인에 대한 신뢰하락은 결국은 사회 전체에 대한 
포퓰리즘적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며, 심각한 인플레는 통화증발(고액화폐 발행) 같은 
또 다른 불안 요소를 낳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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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경제성장